[하들리와 그레이스] 수잔레드펀
10대 딸 Mattie와 조카 Skipper를 키우고 있는 전업 주부. 우아한 미모의 소유자이며, 최근 20년간 저지른 사고(?)라고는 자동차 속도위반 1회밖에 없는 중산층의 평범한 여성. 겉보기에는 한평생 고생과 위험 근처에 가본 적도 없는 것 같지만 그녀에게는 남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고통이 있다. 폭력을 서슴지 않고 심한 의처증까지 지닌 남편, 프랭크Frank다.
갓난아이 마일스Milce를 보살피고 있는 젊은 엄마. 아프가니스탄에 파병 중인 군인 남편 지미 Jimmy대신 프랭크의 사무실에서 일을 하며 집의 가장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도박 중독증인 남편 지미 Jimmy 로 인해 벌어 들이는 족족 잔고는 0원이 되고 만다.
겉보기에 행복한 가족처럼 보인 하들리, 태어났을 때부터 쉬운 게 없었던 그레이스 두 여자가 만났다. 계기는 돈이고, 그 원인에는 남편 문제가 있었다. 남편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하들리는 아이들을 데리고 도망가기 위해 남편의 금고를 털러 간다. 그런데 그곳에서 남편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 그레이스와 마주한다. 자라난 환경과 성격까지 모두 다른 둘은 힘을 모아(?) 돈을 훔치고 각자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가족의 위기를 극복하고, 누군가는 개인으로서의 위기를 극복해나간다.
어떤 고통은 사람을 영원히 바꾸고, 영혼에 문신을 새긴다.
할머니는 그런 경우를 '영원한 고통'이라고 불렀지만,
놀랍게도 사람들은 그런 고통을 이겨내며 삶을 이어간다.
영원한 고통도 결국 희미해지고 무뎌진다.
그러다가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뜨면
더는 그 고통이 마음 구석구석을 채우고 있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여전히 고통은 존재하고, 저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지만
예전처럼 선명하거나 두드러지지 않고, 주의를 집중해야만 느껴진다.
p.396
'우리의 위험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
내가 겪는 위험은 내게 주어진 최고의 축복이다.'
작가 정여울은 이렇게 얘기했다.
자신을 죽이지 못한 위기는 그 자신을 한 단계 발전시킨다고 하지 않았던가.
누구나 살면서 예상치 못한 위기/위험과 마주한다.
그러한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이는지는 개인의 몫이다.
이 책에서 두 여성은 자신들에게 닥친 위기를 단지 피하고 모면하려고 한 게 아니었다.
상처 입고 피를 흘릴지언정 정면 승부하고자 했다.
그리고 각자의 발전을 이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