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결혼을 했다.
그리고 며칠 전, 부케를 받은 지인이
이를 더욱 곱게 만들어서 전해주었다.
사실
상상도 못했다.
거의 하루 종일 가지고 있던 부케는
이미 많이 망가져 있었고,
나는 그저
'선택받은 지인에게 선물 주었다'정도에만
의미를 두고자 했을 뿐
되돌려 받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기에.
감사함과 동시에
이런 문화는 어디서 시작한 것인지
문득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프랑스어로 '다발' 또는 '묶음'의 의미를 가진 '부케'는
한국이나 아시아의 풍습은 아니다.
향기로운 허브와 꽃으로 만든 화환을 신부의 머리에 씌우며
신부의 순수함을 보였고,
결혼 참석자들은 곡식 다발을 들면서
아이를 많이 낳고 풍요롭게 잘 살라는 기원을 보냈다고 한다.
꽃으로 부케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꽃향기가 신부를 질병과 악령으로부터 보호해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란다.
꽃말이 유행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서,
장미는 '사랑'을, 백합은 '순수함'을, 은방울꽃은 '행복이 온다'을 상징하는 것이다.
신부들은 그 의미를 생각하며 부케를 고르기 시작했다고.
고대부터 지금까지 변함 없는 사람들의 생각은
결혼은 축복받은 행위이자,
신부는 축복 받은 사람이라고 여겨진다는 것.
그래서 '부케'의 의미가
'축복'으로 담기기 시작한 게 아닐까.
그리고 신부가 들고 있던 '부케'를 잡으면
축복이 이어진다는 속설도.
외국에서는 신부가 부케를 던지면
미정의 여러 사람이 뛰어들어
부케를 잡고자 달려드는 것도 이때문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정해진 사람에게만
부케를 던져주고자 하는 것도,
내가 지녔던 '축복'을
내가 아끼는 사람에게
소중히 전해주고 싶기 때문이라고.
그럼 부케 돌려주기의 역사는
대체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이건 아무리 검색해도 잘 나오지 않았다.
추리를 해보자면,
신부가 가지고 있던 축복을
신부가 아끼는 지인에게 전해주었고.
이를 잘 가지고 축복을 누린 지인이
감사의 의미로 보관/말려서 전해준다는
의미일까?
거의 짜맞추듯 추리를 해보았지만
여전히 잘 모르겠다.
뭐, 여러 의미를 떠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