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내던져진 존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2주차...
뭔가 인형뽑기처럼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따지고 보면, 내가 지원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의 직원이 되었다는 이상한 열패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한 번 그런 마음이 드니,
회사에 이르는 복도도, 밥 먹으러 가는 식당도 다 마음에 안 들었다.
업무에 집중하려고 하면 할수록 그런 생각은 집요하게 내 안에 파고 들었다.
퇴근 후에는 친구와 만나서 '오래 못 다닐 것 같다'는 말을 노래 가사처럼 불렀고,
진로 관련 강의를 찾아 '첫 회사는 얼마나 중요한가요?' 라는 질문을 했다.
이미 내 마음 안에 답은 나와있었지만,
세상의 목소리가 '너 그 회사랑은 안 어울려. 너 같은 인재가 왜 그런 회사에 있어?'를
말해주길 바랐다.
그렇게 텅빈 눈을 하고, 맹물 같은 2주일이 흐른 어느 날
'마음에 들지 않는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돌아와 자리에 앉았는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복도에 나가 목소리를 낮춰 조심스레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네, 안녕하세요. ○○○씨 되시죠?"
"네. 어디신가요?"
"저 △△△ 프로그램의 □□□ 작가입니다."
특집 방송에 참석했던 그 프로그램의 제작진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