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지 Oct 21. 2024

진로를 송두리째 바꿔버린 한 통의 전화

그렇게 '내던져진 존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2주차...


뭔가 인형뽑기처럼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따지고 보면, 내가 지원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의 직원이 되었다는 이상한 열패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한 번 그런 마음이 드니,

회사에 이르는 복도도, 밥 먹으러 가는 식당도 다 마음에 안 들었다.


업무에 집중하려고 하면 할수록 그런 생각은 집요하게 내 안에 파고 들었다.


퇴근 후에는 친구와 만나서 '오래 못 다닐 것 같다'는 말을 노래 가사처럼 불렀고,

진로 관련 강의를 찾아 '첫 회사는 얼마나 중요한가요?' 라는 질문을 했다.


이미 내 마음 안에 답은 나와있었지만,

세상의 목소리가 '너 회사랑은 어울려. 같은 인재가 그런 회사에 있어?'를 

말해주길 바랐다.


그렇게 텅빈 눈을 하고, 맹물 같은 2주일이 흐른 어느 날

'마음에 들지 않는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돌아와 자리에 앉았는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복도에 나가 목소리를 낮춰 조심스레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네, 안녕하세요. ○○○씨 되시죠?"

"네. 어디신가요?"

"저 △△△ 프로그램의 □□□ 작가입니다."


특집 방송에 참석했던 그 프로그램의 제작진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작가의 이전글 그렇게 인생의 해프닝으로 끝나나 했는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