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영어학습법은 주로 영화와 미드 등을 보면서 영어 소리를 따라하는 학습법으로 지난 10여년간 우리나라 영어교육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소리영어학습법의 성공사례는 무수히 많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방법으로 책을 쓰는 한편 영어강사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물론 소리영어학습법의 장점은 많다. 영어소리에 익숙해져서 리스닝을 더 잘 할 수 있다던가 미국식 표현을 많이 배울 수 있다는 점 등은 분명히 소리영어학습법만의 장점이다. 그러나 소리영어학습법도 다른 학습법과 마찬가지로 완벽할 수는 없다. 오늘은 소리영어학습법의 단점을 살펴보고 이 학습법을 좀 더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도록 하자.
1. 영어 기초가 없는 사람에게는 효과가 적다
소리영어학습법은 말 그대로 영어를 듣고 따라하는데 중점을 둔 학습법이기 때문에 리스닝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만약 영어 기초실력이 없는 사람들이 이 학습법을 따라한다면 어떻게 될까? 극단적인 설정이지만 알파벳도 모르는 사람이 소리영어학습법을 따라한다고 가정하자. 학습자는 열심히 영어를 듣고 따라하겠지만 결국 영어실력은 그대로일 것이다. 아무 뜻도 모르고 그저 앵무새처럼 따라말하는데 그치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아랍어나 인도네시아어처럼 전혀 모르는 언어를 소리만 듣고 따라한다고 실력이 늘지 않는 것과 같다. 언어는 소리를 잘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일정 수준의 어휘를 익히고 의미 파악이 되어야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2. Input 양이 너무 적다
소리영어학습법은 영어 소리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경우, 다양한 영어원서나 신문을 읽는 독해 학습에 비해 Input 양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 보통 소리영어학습법에서 교재로 사용하는 미드나 영화의 몇 장면에 나오는 문장들은 보통 한시간에 20~30문장밖에 되지 않는다. 이 이상 길어지면 정해진 시간 내에 강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게 배운 문장 몇십 개로 영어를 잘할 수 있을까? 통째로 암기한다고 하더라도 그 양은 너무나도 부족하다. 그러므로 영어 리스닝만 공부하려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영어 실력을 전체적으로 향상시키고 싶은 사람은 소리영어학습법 말고 다른 공부도 꼭 해야 한다.
3.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소리영어학습법의 핵심은 반복이다. 반복학습을 통해 영어소리를 잘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꾸준히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본인의 회사 업무와 전공 공부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현실 속에서 매일 많은 시간을 영어가 아닌 영어 리스닝만을 위해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일반 사람들에게는 시간이 부많이 걸리고 학습효과가 더디게 나타나는 소리영어학습법이 최고의 학습법이 아닐 수 있다.
이처럼 소리영어학습법은 장점이 많지만 한계점도 뚜렷한 학습법이다. 그러므로 영어학습자분들은 무조건 소리영어학습법이 정답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자신의 상황과 실력을 고려해서 공부하는 것을 권장한다. 소중한 시간을 투자해서 하는 영어공부, 기왕이면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