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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나르미 Aug 27. 2018

너는 나중에 뭐를 하고 싶니?

 올해도 시간이 빨리 흘러 어느덧 내 생일이 돌아왔다. 생일이 돌아온 걸 보니 올해도 이제 많이 남지는 않은 것 같다. 나는 지금까지 잘 살아온 걸까? 오늘은 바쁘게 지냈던 일상에서 벗어나 생일을 맞아 나를 한번 돌아보려 한다. 


 <학창시절>

 생각해보면 내 학창시절은 특별하지 않았다. 다른 학생들처럼 만화영화와 게임을 즐기고 축구나 농구를 하며 뛰어노는 걸 좋아했다. 공부를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치열하게 하지도 않았다. 성적은 잘 나오면 좋지만 안 나와도 그만이었다. 꿈? 내가 학생일 때 진로교육은 특별히 없었다. 성적이 우선이었고 진로도 성적에 맞춰 결정했으니 말이다. 나 역시 장래에 뭐가 되면 좋은지 구체적으로 생각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매번 꿈이 바뀌었다. 어렴풋한 기억에 내 꿈은 과학자, 한의사, 외교관, 아나운서, 교사 순으로 바뀌었던 것 같다. 하지만 소중한 친구들과 즐거운 추억들 때문일까? 구체적인 목표는 없었지만 나는 내 학창시절에 대해 불만이나 후회는 없다.(물론 공부를 더 잘하면 좋았을 거 같다.)
            

학창시절, 친구들과 함께라면 야간자율학습도 지겹지만은 않았다

 <대학생 시절>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대학교를 중퇴하고 청강을 통해 들었던 서체 수업에서 영감을 얻어 훗날 매킨토시 컴퓨터를 디자인할 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 연설에서 이 경험을 예로 들며 '당신이 지금 하는 행동이 앞을 내다보면서 연관성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오직 뒤돌아볼 때 연관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하는 행동이 어떻게든 미래에 연관되어 있다고 믿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쉽게 풀이하면... 어떤 경험이든 시간이 지나고 보면 나에게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경험을 중시한 스티브 잡스

 스티브 잡스까지는 아니지만 나도 대학생 시절에는 다양한 활동을 했다. 경험이 많을수록 좋다는 말은 맞는 것 같다. 다양한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으니 말이다. 아무래도 대학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으니 내 대학생활은 영어와 관련된 경험이 많았다. 대표적인 경험으로는 영어연극,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고 간 호주 생활, 한 어학원에서 영어강사 양성과정 수강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 경험들은 영어 외적으로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1. 영어연극

 영어연극은 대학교 1학년 때 학과 행사로 참석한 활동이었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이란 작품을 공연했는데 나는 어떻게 하다 보니 주인공인 햄릿을 맡았고 연극 경험이 없었으니 당연히 엄청나게 고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연극을 준비하면서 나는 많이 발전했다. 오랜 시간 다른 사람들 앞에 서야 했으니 내성적인 성격을 고칠 수 있었고 끝까지 연극을 해내면서 자신감도 얻게 된 것이다. 성공적으로 연극을 마치고 교수님과 학우들의 칭찬 세례는 난생처음으로 성취감이라는 것도 맛볼 수 있게 해줬다.

영어연극은 나를 많이 발전시켰다

 2. 호주 생활 

 지금 생각해보면 호주 생활은 내 인생 중에서 가장 가난했던 시기였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았으니 돈은 현지에서 벌면 된다고 생각하고 우리 돈 100만원만 갖고 시드니로 날아갔으니 말이다. 100만원은 한 달 만에 사라졌고 나는 난생처음으로 '오늘은 어디 가서 자야 하지?'라는 고민을 하게 됐다. 호주에서 숙소를 두 번 옮겼는데 한인촌에 있던 두 번째 숙소에서 처음으로 일을 시작했다. 솔직히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소지한 외국인 남성이 할 수 있는 일은 육체노동밖에 없었다. 내가 했던 일도 새벽 마트 청소와 민박집 사장네 가게에서 한국 샴푸를 옮기고 진열하고 판매한 일뿐이었다. 물론 그 당시에는 힘들게 살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나는 자본주의사회에서 돈의 중요성을 배웠고 끈질긴 생활력이라는 소중한 자산을 얻을 수 있었다.(솔직히 영어는 많이 배우지 못했다)

호주 생활은 이 사진만큼 즐겁지만은 않았다

 3. 영어강사 과정 수강

 호주에서 돌아온 이후, 나는 한 어학원에서 영어강사를 육성하는 과정을 수강했다. 미국드라마로 재미있게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인상 깊었고 나중에 영어교사를 할 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서울로 올라와 방을 구하고 학원 수업을 들은 것이다. 사실 여기서도 영어를 완전히 배웠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학원이 대충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파악할 수 있었고 강사들의 생활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 앞에서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던 것은 좋은 경험이었다.

나는 이때 미국드라마를 이용한 영어공부법을 배우고 어학원 강사들의 생활을 알 수 있었다

 4. 취업하기

 서울에서 돌아와 복학을 할 때쯤 나는 사고로 다리가 부러졌다. 그런데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나? 정작 이때 매일 외국인과 채팅을 하면서 내 영어실력은 가장 많이 향상됐다. 이후에 내 관심은 취업이 될 수밖에 없었다. 성인이 되고 바라본 직업세계는 학창시절과는 많이 달랐다. 무슨 일을 해야 할지 현실적으로 고민해야 했다. 임용고시를 볼 수도 있었지만 그때도 임용고시 통과하기는 워낙 힘들었고 대학교 남자 동기들이 재수, 삼수를 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임용고시를 포기했다. 그 이후에는 기본적인 스펙을 쌓고 시중에 나와있는 자기소개서를 모조리 분석하면서 취업을 준비했다. 그런데 지방대 졸업생이라는 학벌 때문이었을까? 내가 제출한 입사지원서는 공기업과 금융기관을 제외하면 번번이 서류전형도 통과하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당연히 나는 공기업과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취업 준비를 하게 됐고 운 좋게도 지금의 회사에 입사하게 됐다.


 <입사 이후> 

 입사 이후에는 일부러 다양한 활동을 하려고 노력했다. 회사생활만 하다 보니 더 이상의 발전을 거부하고 나태해지려는 나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서모임이나 영어 스터디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새롭게 책을 썼다. 내 주변에 책을 출간한 지인들이 꽤 있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도움을 받아 가면서 나도 새 분야에 도전을 해 본 것이다. 아무래도 내가 가장 많이 공부한 것이 영어였기 때문에 영어공부법 책을 쓰게 됐다.(내가 잘 아는 분야가 아니면 원고 분량을 채울 수 없어서 책을 쓸 수가 없었다) 출판사의 입맛에 맞게 수정을 하다 보니 내가 원래 쓰려 했던 방향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결국 내 지식이 한 권의 책으로 탄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후에는 이렇게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을 쓰며 꾸준히 지식을 나누려 노력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내 책

 오늘은 이렇게 간단하게 내 인생을 돌아봤다. 평소에는 남들과 비교를 해서 그런지 대단해 보이지 않았던 나였는데 이렇게 정리를 하고 보니 생각보다 여러 가지 일을 한 것 같다. 학창시절의 나는 과연 내가 지금 다니는 회사에 입사하고 책을 쓰고 모임에 참여하는 일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 필요에 의해서 혹은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씩 해나갔고 이런 경험들이 모여 내 미래를 설계하고 지금의 나를 만들 수 있었다. 자신의 미래는 주변 사람들의 영향과 스스로 겪은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 미래를 걱정하는 분들에게 제일 먼저 스스로에게 질문해볼 것을 추천한다. '너는 나중에 뭐를 하고 싶니?'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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