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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나르미 Nov 07. 2024

우리가 조용히 돈을 잃어가는 이유

  예전부터 장을 보고 물건을 살 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바로 '물가가 왜 이렇게 올랐냐'는 것이다. 우리 부모님들 때나 지금이나 우리 주변에서 물가는 체감될 정도로 언제나 올랐다. 이쯤 되면 궁금한 점이 있다. 물건을 구입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싸게 구입하는 것이 좋은데 왜 물가는 이와 반대로 올라가기만 할까? 석유나 철광석, 밀이나 옥수수 등 뭔가를 만드는데 필요한 원자재 가격이 올라서 제품 가격이 비싸질 수는 있지만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되더라도 결국 물가는 꾸준히 올랐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돈에 대해 먼저 파악해야 한다. 돈을 알게 되면 우리가 왜 구매력을 계속해서 잃고 있는지,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자.


  1. 돈의 탄생

  사냥과 채집으로 먹고살던 인류가 농사를 시작한 이후 많은 것이 변했다. 농사를 시작하면서 인류는 정착을 하게 됐고 마을을 이뤘으며 보다 안정적으로 식량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이때 경제적으로 가장 눈 여겨봐야 할 부분이 있다. 땅이 비옥하고 농사가 잘 되면 온 가족이 먹고 남는 농작물이 생겼다는 점이다. 먹고 남는 농작물, 즉 잉여 자산이 탄생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연스레 그들에게 없는 다른 품목으로 눈길을 돌리게 된다. 예를 들어 쌀농사를 짓는 마을에서 쌀을 배부르게 먹고도 남게 되면 마을 사람들은 쌀보다는 감자, 사과 등 마을에 부족한 다른 품목을 찾게 된다. 마찬가지로 감자 농사를 짓는 마을과 사과 농사를 짓는 마을은 그 마을에 부족한 쌀을 얻고 싶어 한다. 이렇게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이들은 각자 마을에 남아 있는 쌀, 감자, 사과를 교환하면서 서로의 수요를 충족하게 된다. 바로 물물교환이라는 개념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물건을 교환하던 사람들은 불편한 점을 느끼게 된다. 바로 쌀이든 감자든 물건을 직접 갖고 가기에는 너무 무겁고 환경에 따라 물건이 상하는 경우도 생긴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들이 생각해 낸 방법은 마을 이장네 집처럼 특정 장소에 잉여자산을 맡기고 조개껍데기 등을 티켓처럼 이용해 원하는 물건을 바꿔가는 것이었다. 서로 약속된 장소에 약속한 티켓으로 물건을 바꿔간다? 이것이 바로 은행과 화폐의 탄생이다.

농경사회와 함께 인류는 잉여자산과 화폐를 만들어냈다


  2. 돈의 무한 증가, 인플레이션이 생기는 이유

  그러던 어느 날, 흉년이 든 마을 사람들이 쌀농사를 짓는 마을 이장에게 와 쌀을 빌려주면 내년에 이자를 쳐서 갚는다고 약속하고 쌀을 빌리는 경우가 생겼다. 이장은 '혹시나 사람들이 티켓을 갖고 와 쌀을 달라고 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했지만 흉년이 든 마을 사람들이 불쌍해 쌀을 빌려주기로 마음먹는다. 그런데 이게 웬걸? 티켓 사용이 편했던 사람들은 필요할 때가 아니면 쌀을 찾으러 오지 않았고 정해진 기한이 되자 흉년을 겪은 마을 사람들은 약속대로 빌린 쌀에 이자만큼의 쌀을 더 갖다주었다. 이렇게 가만히 있어도 쌀이 더 생기는 걸 경험한 이장은 이제 눈치 보지 않고 쌀을 마구 빌려주기 시작한다. 바로 대출의 탄생이다. 실제로 은행은 기본적으로 이런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1963년 미국 연방 준비 위원회 FRB에서 만든 업무 매뉴얼 현대 금융 원리에 따라 은행은 예금한 고객이 다시 돈을 찾아갈 것에 대비해서 쌓아두어야 하는 부분 지급 준비율 10%만 충족하면 고객 예금의 90%를 대출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출을 해주는 과정에서 시중에는 실제보다 많은 돈이 생기게 된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은행에 1,000원을 예금했다고 하자. 그리고 은행은 B라는 사람에게 900원을 대출해 준다. 그러면 실제로 존재하는 돈은 A가 입금한 1,000원인데 시중에는 A의 예금 1,000원과 B의 대출금 900원, 총 1,900원이 존재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B의 대출금 900원을 맡게 된 은행이 다시 900원의 90%인 810원을 C라는 사람에게 대출하게 되면 시중에 돈은 2,710원으로 늘어난다. 이런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게 되면 시중에 돈은 원래 금액보다 훨씬 더 많아지게 된다. 금리 인하 및 양적 완화 등 인플레이션의 원인들은 많지만 이처럼 근본적으로 무한히 많아지는 돈의 속성으로 인해 현대 경제에서 인플레이션은 사라질 수 없는 것이다.

무한히 많아지는 돈의 속성,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3. 인플레이션을 대비해 우리가 해야 할 일

  경제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는 공급과 수요 법칙이다. 수요 대비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이 하락하고 반대로 공급이 줄어들면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다. 간단히 생각해 봐도 한정판 제품은 희귀성 때문에 비싸지만 공장에서 찍어내는 제품들은 흔하기 때문에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여러분이 한정판 가방을 갖고 있는데 갑자기 생산회사가 한정판 가방을 마구잡이로 만들어 낸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당연히 여러분의 한정판 가방은 가격이 폭락할 것이다. 그렇다면 더 가격이 떨어지기 전에 가방을 파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이걸 돈에 적용해서 생각해 보자. 조금 전에 살펴봤듯이 현대사회에서 돈은 계속 늘어나는 속성을 갖고 있다. 이는 한정판 가방이 계속 늘어나서 가치가 하락하는 것과 같다. 그럼 아까 한정판 가방의 가치가 떨어지기 전에 팔아서 돈으로 바꿨던 것처럼 돈도 뭔가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실제로 많은 부자들은 공통적으로 그들의 구매력을 지키기 위해 현금을 꾸준히 다른 무언가로 바꿔왔다. 돈을 구매력을 지킬 수 있는 것으로 바꾸는 일, 우리는 이것을 투자라고 부른다. 

인플레이션 속 구매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 투자는 꼭 필요하다

  물론 투자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연하기도 하고 엉뚱한 곳에 투자하면 손해를 보기 때문에 무섭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다음 글부터는 현대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투자하는 자산이 어떤 것이 있고 각 자산들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글을 통해서는 물가가 오른다는 말이 내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고 이를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사실, 이것 한 가지만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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