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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민 Dec 14. 2021

매출이 늘어도 내 지갑은 얇구나

#3. 매출은 직장인 연봉이 아니다

누구누구는 벌써 회사 매출이 OO이래~


대한민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1억 연봉을 받는 이들은 많지 않다. 특히 문화계 언저리에 있는 사람의 경우 아무리 부지런히 연차를 끌어올려봐도 끽해야 5~6천 정도(물론 이것도 나름의 허세로 높게 잡았다는 것이 슬픈 현실)에서 덜미를 잡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도 너네는 재미있는 일이라도 하지 않느냐?"라고 세차게 따지는 분도 있지만, 당사자 입장에서 답하면 "그저 일은 일입니다" 정도가 적합하다. (재미가 밥을 사 먹여주고 집을 사주진 않잖아요...)


직업 특성상 주변에 독립한 이도 많고, 프리랜서로 일하는 작업자도 많다. 가끔 그들과 사석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툭툭 등장하는 돈의 수치를 듣고 감탄을 자아낼 때가 많았다. "올해는 겨우 OO억 매출을 달성했는데, 내년엔 OO억까지 올리는 게 목표야"라고 덤덤하게 말하는 이들을 볼 때면, (후광이 나오는구나) 정말 다른 세상의 이야기인 것 같았다. 평생 이 직장에서 내가 몸 바쳐 일해도 '연봉 1억 원'은 왠지 꿈이라는 생각도 겹쳐서 더 씁쓸할 수밖에 없었다. 동시에 이런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게 된다.


'어? 그럼, 나도 독립 한 번 해볼까?!'


ⓒ 박현민


연간 매출은 연봉이 아니다. 회사 밖에 나오며 확실하게 체감한 것 중 하나가 이 수치의 오해였다. 매출은 말 그대로 매출일 뿐, 거기에서 사무실 비용, 직원 월급, 식비, 세금, 그리고 모든 기타 진행비 등등을 모두 다 빼낸 순수 이익이 직장인들이 익숙한 연봉에 가깝다. 회사원으로 살면서 이 모든 것들에 내가 비용을 지불하는 일이 좀체 없으니 (심지어 월급 자체도 세후로 받으니) 제대로 실감하지 못하는 것뿐이다. 막상 회사 밖으로 나오면... 그냥 지출비용이 확 늘어난다. 법인카드도 결국 내 돈인 셈이니 애. 껴. 서 써야... (법인카드는 마구 긁으는 게 맛 아니었던가요...ㅠ)


별도 연봉 개념이 없으니, 매출을 기준으로 잡을 수밖에 없는데, 이 기준점이 다르다 보니 자꾸 오해를 낳을 뿐이다. 바꿔 말하면 기준점이 다르니 그 액수를 자꾸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예컨대 물건을 사서 판매하는 경우 중간 마진이 거의 없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면 '매출 100억 원'이 되어도 순이익 자체가 허무할 정도로 낮은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그러니 매출액에 괜히 기죽을 필요는 전혀 없다.


대신 독립을 꿈꾼다면, 예상 소요비용을 착실하게 계산해서 단순 매출이 아닌 '순이익'으로 지금의 연봉을 넘어설 수 있을지를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계산 완료하면, 어서 빨리 탈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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