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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진 May 15. 2022

Y Combinator S22 인터뷰 후기

Y Combinator S22 선정 후기로 계획되어 있었었었던 글

창업을 한 지 11개월 차, 창업을 하고부터 블로그를 시작하라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습니다. 스스로도 필요성에 대해서 종종 생각했으나, 우선 개인적인 성향상 매번 나중으로 미루고 있었던 것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중 한 가지는 글을 잘 쓰는 편이 아니라는 것(지금 만들고 있는 제품도 글보다는 비디오, 오디오로 효율적이게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었는데, 창업을 하고는 전과 비교해 정리된 글은 더욱 안 쓰게 된 터라 한껏 퇴화된 글 솜씨겠지만, 그래도 전달하려는 내용은 누군가에겐 관심 있을만한 내용이라 생각되어 처음 글을 써보려 합니다. 네, 우선, 첫 Disclaimer였고 아래 몇 개 더 넣으며 시작합니다. 


Disclaimer 

저는 얄팍한 유연한 사람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려 노-력하는 사람이기에 매우 높은 확률로 내일의 생각은 오늘의 생각과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작성하는 글이며, 과거 경험, 성향 등으로 형성된 견해가 꽤나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TMI적인 성향이 있어서 글이 삼천포로 자주 빠집니다. 혹시 특정인, 집단, 업체 등 비난이 있다면 의도한 바가 아니며, 오해 또는 기분탓입니다!



글을 마무리하고 보니 글이 너무 길어서,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의 소중한 시간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지 적어 봅니다. 처음 써보는 글이라 분량조절에 실패해 중간에 2부로 나눠야 할까 생각이 들었지만, 언제 다시 쓰게 될지 상상이 안 되는 터라 우선 길어도 다 적어봤습니다.

포함되어 있는 내용: 지원 이유, 지원-인터뷰 결과를 받기까지의 과정, 인터뷰 내용, 후기, 회고, PPL, 대놓고 홍보, 그 밖에 도움 안 되는 불필요한 내용(多)

포함되어 있지 않는 내용: 지원서 작성 요령, 인터뷰 준비 요령

내용 구성: 대체로 연대기


Y Combinator 지원 이유

초기 스타트업이 Y Combinator에 지원을 하는데 이유가 필요할까? 불과 2, 3년 전만 해도 그랬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래 두 가지 때문에 망설임 정도까지는 아니고 아쉬움이 들기는 했습니다. 


먼저 망설인 이유


1. 예전 YC가 아니다.

최근 batch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YC 졸업 후에 펀딩을 받지 못하고 죽는 회사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고 들었는데, 올해는 무려 1,000여개 회사를 선정한다고 합니다. (그랬는데도 떨어진 거야? 라고 생각하실 수 도 드신 분은 여기를 눌러주세요) 그래서 YC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조금은 들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A16Z START와 같은 프로그램이 꽤나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것이 이 의문을 더 크게 만들었습니다.


2. $125K에서 $500K로 증가한 새로운 Deal 구조

올초 YC는 새로운 Standard Deal 구조를 발표했습니다. 몇 년이나 되었는지 기억도 안 나지만, 2014년부터 $125K에 7% 정도를(조금씩 바뀌었으나 그 정도 수준) 고수하던 YC였었습니다. 첫 기사 제목을 본 순간에는 "YC가 이제 물가 상승을 반영하는구나" 생각했었는데... 

참고로 10년 사이 많이 올라간 초기 스타트업 물가

$125K에 7%는 그대로이고, $375K를 추가로 MFN, Uncapped SAFE - No Discount로 투자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글을 읽자마자 "이건 별론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적어도 한국에 기반이 있는 우리 팀에게는 분명히 좋지 못한 조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글의 주제에도 벗어나고 투자 텀에 대한 약간(?)의 이해와 계산기가 필요한 바이기에 긴 설명은 생략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가장 큰 이유는 한국에는 Uncapped SAFE가 사실상 없기 때문입니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번에 Fast Ventures START 프로그램에서 Uncapped SAFE 투자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매번 느끼지만 Fast Ventures는 참 합리적인 것 같습니다.)


짧은 생각으로 Uncapped SAFE를 받게 되면 뒤에 펼쳐질 일은 아래와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1. 마일스톤을 달성해 "충분히 높은 밸류"로 Seed Round 투자를 받거나

  2. 마일스톤을 달성하기 전 돈이 떨어지면 Uncapped SAFE - No Discount를 계속 쌓거나

  3. "충분히 높지 못한 밸류"로 Seed Round 투자를 받아 지분 희석을 많이 시키거나

  4. 이도 저도 못하고 죽거나

* 다른 종류의 SAFE도 가능하나, MFN이 있으니 Uncapped SAFE만 계속 받는 상황이 현실적일 것 같다.


한국을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을 하고 있는 스타트업들 중 Sendbird와 같은 팀을 제외하고는 유니콘이 된 Moloco, Noom 포함 대다수의 스타트업들이 초기 오랜 기간 한국 VC의 지원을 받았고, 여전히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한국 VC 투자를 생각하는 우리 팀으로서는 2번 옵션이 사실상 사라진다는 것이 큰 단점이었습니다. 


그래도 지원한 이유

사실 "그래도"라는 말은 맞지 않다는 정도로 지원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YC는 YC니까. YC 브랜드와 YC Network의 힘을 얻고 싶었습니다.


특히, 미국, 글로벌을 타겟으로 사업을 해야 하는 우리 팀에게는 그 효과가 더 클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미국, 글로벌을 타겟으로 사업을 해야 한다는 것은 고객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팀의 미션을 믿고 함께 해줄 동료를 구하는 것, 투자자를 구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만 대부분의 시간을 살아온 저에겐 앞으로 반드시 넘어야 할 산 중의 하나가 미국에서 좋은 동료를 모집하는 일입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해낼 일이지만, YC 브랜드가 있으면 훨씬 수월하게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저희와 함께할 동료 항상 모시고 있습니다. 연락 주세요! jay@tape.ooo)


글의 분량으로 보면 망설인 이유가 더 길지만, 그만큼 지원할 이유가 더 명확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지원서 작성


이 과정은 관심 있는 분들이 있다면 다른 글로 작성해볼까 합니다. 


어떤 점이 인터뷰 대상자로 선정된 것에 효과가 있었는지 솔직히 정확히는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나름 전략적으로 오랜 과정을 준비했었습니다.



인터뷰 초청 - 인터뷰 D-Day


지원서 작성은 마감일인 3월 24일에 완료했습니다.


5월 6일 - 인터뷰 초청 이메일 수신

지원 사실조차 잊고 지내던 한국시간 5월 6일 아침 10시 출근 중이던 지하철에서 메일 알림이 왔습니다. 알림 창에 표시된 "Your Y Combinator Application - Thank you for applying to Y Combinator. Your application looks promising ..."을 보자마자 사륜안이 발동하여 ...에 "but"이 자동완성되어 보이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이메일은 "and"으로 시작했고, 들뜬 마음으로 저희 팀의 투자자이자 어드바이저이신 김동신 대표님께서 조언해주신 "기대관리"에 아래처럼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다른 멀티버스에서는 안 그랬길


인터뷰 날짜는 일주일 인 PDT 5월 12일로 정해져 있고, 시간을 예약할 수 있는 링크가 메일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2년인지 2012년인지 헷갈리게 하는 YC 웹사이트에서 시간을 예약하면 됩니다.


배치마다 다를 수는 있을 것 같으나 인터뷰는 캘리포니아 기준으로 9:00 AM ~ 3:00 PM 사이에 예약이 가능합니다. 한국 기준으로는 1:00 AM ~ 7:00 AM이었고, 저는 10:00 AM (한국시간 5월 13일 2:00 AM)으로 예약을 했습니다. 


TMI지만, 과거 스타트업 투자 업무를 하며 하루 종일 이어지는 미팅을 한 경험이 여러 번 있습니다. 스타트업에게는 단 한 번 있는 인터뷰지만, 투자자 입장에는 그 하루에만 수도 없이 만나는 업체 중 하나이기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지는 시간에 만나는 업체의 발표는 내용에 대한 이해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대표 입장에서는 투자자의 투자 의사 결정에 Yes or No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Yes or No 단계 앞에는 내가 이 사업과 차별점에 대해 이해를 했나 못했나가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떤 사업인지, 어떤 차별점을 주장하는지 이해를 못 하는 업체에 Yes 할 투자자는 없습니다.


"이해만 시켜도 절반은 성공이다"라는 말이 꽤나 맞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훌륭한 투자자 분들은 이해력도 빠르시고 결코 평가 자리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으시겠지만, 부족한 저의 과거 경험을 생각했을 때 10:00AM이 가장 괜찮은 시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5월 10일 - 인터뷰 D-3


지원서를 업데이트하라는 메일이 옵니다. 업데이트 메일이 온다는 것은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지원서 제출에서 인터뷰까지 스타트업 시간으로는 꽤나 긴 시간이 소요됩니다. 따라서, 그 사이에 어떤 성과를 냈는지, 얼마나 빨리 성장할 수 있는 팀인지 보여줄 수 있게 준비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됩니다.


설마 확인하겠어? 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확인을 합니다. 우리 팀이 만들고 있는 제품의 특성상 데모 영상을 우리 제품으로 만들었기에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실제 샌프란 지역에서 인터뷰 1일 전에 누군가 들어와 영상을 일부 시청했습니다. 또한, 인터뷰 중 업데이트 한 내용에 대해서 실제로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인터뷰 D-Day


5월 13일 - 인터뷰 D-Day


YC 기준에 부합하는 공동창업자는 모두 인터뷰에 참여를 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저와 공동창업자는 사무실에 도착해 준비를 했습니다. 함께 하지 못하고 멀리서 기도해주는 팀원들에게도 간접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우리 서비스를 이용해 인터뷰 직전 모습을 녹화해 공유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지만, 이 과정 자체가 스타트업에게는 굉장히 즐거운 경험이라고 생각했었었었으니까요. 

인터뷰 10분 전에만 보이는 인터뷰 참여 버튼


5월 13일 2:00 AM - 인터뷰 


S22 Batch는 Remote로 진행되는 바, 인터뷰도 Zoom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중요한 미팅은 대면 미팅을 훨씬 선호하는데 이 점은 조금 아쉬운 것 같습니다. (Zoom은 상대방의 비언어적 표현의 즉각적 확인이 어려워 싫어요.)


인터뷰 당일에 2012년형 YC 홈페이지에 인터뷰 입장 버튼이 나타납니다. 가이드처럼 10분 전에 입장해서 대기하면 됩니다. 실제 인터뷰는 2:01AM에 시작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인터뷰는 인터넷에 알려진 것처럼 10분간 진행되며, 인사 등 잡담 없이 질문을 쏟아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답변이 긴 경우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 인터뷰어마다 다를 것 같습니다만, 우리 팀의 경우에는 가볍게 인사도 진행하고, 질문에 대한 답변이 길어져도 충분히 들어주고, 굉장히 편안한 분위기로 진행되었습니다. 짧고 간결하게 답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저도 짧게 대답하려고 노력을 하기는 했습니다.


질문은 "What are you building?"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질문들은 연관된 질문들 - 다른 주제에 대한 질문 - 연관 질문의 반복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인터뷰 전체는 총 11분 ~ 12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질문들


인터뷰 직후 기록 차원에서 적어놓은 질문들을 적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제품에 대한 설명 요청

기존 방법과 차별화에 대한 질문

기존 제품 기획에 대한 의문점 질문

제품에 동작에 대한 자세한 설명 요청

타겟 유저에 대한 질문

지표에 대한 질문 (전체 유저, MAU, 사용하는 팀의 수 등 계속 물어봅니다.)

경쟁자들이 많이 등장하는 분야인데, 우리 팀이 이길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공동창업자들은 어떻게 만났는지

Rocket Science가 뭔지

(업데이트에)투자를 받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기본적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질문 리스트에서 일부를 질문받는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단, 예상보다 연계 질문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혹시 인터뷰를 준비하신다면, 답변하실 내용의 예상 질문의 답변까지 생각하시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인터뷰 종료 후 


인터뷰가 끝이 아닙니다. 당일에 드물게 후속 인터뷰가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PDT 3시 정도까지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는 상황에서 대기할 것을 요구하며, 6시까지는 대기해야 합니다. 이 시간이 정말 괴롭습니다. 우선 한국에서는 밤을 꼬박 새워야 하는 것이니까요.


인터뷰 직후 팀원들에게 아래와 같이 생생한 후기를 공유했습니다. 

추억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기대와는 조금 다르지만)


우선 인터뷰는 좋지 않았다는 느낌이 컸습니다. 스타트업 투자 경험이 있기 때문에 연계 질문이 왜 나왔는지에 대한 해석은 조금 할 수 있기에 잘 흘러가지 않았다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우리 팀이 어떤 제품을 만드는지는 이해시켰으나,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이해시키지 못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질문의 절반이 제품 동작 및 차별점에 관련한 내용이었습니다. 


이 시점부터 무한한 상상 회로들이 동작하기 시작합니다. 대기하는 8시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인터뷰 참석자의 프로필을 보며 그들의 관점에서 질문을 곱씹어 봅니다. 할 일은 많았지만, Reddit 등을 뒤적거리며 의미 없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추가로 인터뷰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확실한 아침 10시 사무실을 나왔습니다. 이제 30분 내로 전화가 올 것인지, 이메일이 올 것인지만 남은 상황이었습니다. 


집에 도착하고 씻고 나니 보통 전화가 온다는 시간은 이미 지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당일 통보가 안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하고, 무엇보다 체력이 바닥이나 잠에 들었습니다. 그래도 벨소리는 최대로 해놓고..



 "YC" 라는 제목의 이메일


무슨 일이었는지, 프로 숙면러 출신인 제 눈이 1시쯤 번쩍 떠졌습니다. 혹시 부재중 전화가 있는 것은 아닐까 폰을 확인해보았는데, YC라는 제목의 이메일이 와있었습니다. 


"Unfortunately, we've decided not to fund Taper Labs this batch." 


결론적으로 선정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실망감보다는 팀원들 걱정이 먼저 들었습니다. 괜히 서류 합격해서 오히려 실망감만 팀에 안겨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4시간 넘게 깨어있다가 2시간 정도 자고 일어난 상황이었지만, 랩탑을 열고 회고를 하기 시작하게 되더군요. 


생각을 정리하고 재택근무를 하고 있을 팀원들에게 무려 25분이나 되는 영상을 찍어 보내 놓았습니다. 

원래는 전화받는 영상을 넣을 자리였는데 말이죠. 전화 받을 리액션도 생각해 놓았는데ㅎ


다음으로는 저희를 믿고 첫 투자자가 되어주신 김동신 대표님께도 결과 공유와 회고 내용을 메일로 공유드렸습니다.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었고, 제 입장에서 이번 YC 지원은 드디어 끝이 났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심심한 위로는 감자칩 한 봉지(대)와 아이스크림 한 통(대)으로 해결했습니다. 언제든지 솔트앤비네거 감자칩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시는 B마트 덕분에 금방 털어낼 수 있었습니다. 



회고


회고 내용을 여기에 적는 것이 맞나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YC나 다른 기회에 도전하시는 분들 중 공감하시는 분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일부만 공유해봅니다. 


우선 회고는 간단하게 대표로서 기회를 잡을 준비가 부족했다 입니다. 


저는 삼성벤처투자라는 곳에서 주로 미국 등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투자 경험으로 제가 갖고 있는 생각은, VC는 공통된 생각과 기준을 가진 집단으로 보는 것보다는 각기 다른 백그라운드와 미래에 대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개인들로 보는 것이 맞다는 것입니다. (VC와의 만남을 소개팅으로 비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단, 어느정도 공통으로 생각하는 프레임은 존재한다고 봅니다.)


그렇기에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은 내 사업을 모두에게 이해시키는 것은 극도로 어려운 일이며, 내 사업을 이해할 몇 명의 VC만 만나면 된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조심스럽게, 대표로서도 여러 투자자를 만나본 지금도 이는 타당한 생각이라고 믿습니다.  


예로, 아직까지 투자 라운드를 정식으로 돈 적은 없지만, 이미 여러 투자자분들을 만났었고,  Asynchronous Communication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과는 이야기가 굉장히 잘 통했습니다. 


특히, 첫 투자자이신 김동신 대표님과 처음 만난 자리에는 저희가 풀고자 하는 문제와 솔루션에 대해서 평소보다도 훨씬 간단한 버전으로 보여드렸는데, 솔루션에 대한 설명이 다 끝나기도 전에 "문제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고요, 솔루션도 공감이 돼요. 지금까지 만든 걸 보여주시죠."라는 반응이 나왔고, 발표 시작 기준 10분 정도만에 흔쾌히 투자를 하시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제가 오만하게도 Asynchronous Communication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없는 분들을 설득하려 굉장한 노력은 해오지 않았습니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VC는 여럿이지만 YC는 하나라는 것입니다. YC에 합격을 원했다면, 어떤 인터뷰어와 이야기하더라도 설득력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준비를 안 했던 것은 아닙니다. 단, 상상했던 눈높이를 여러 범주로 나누었지만, 직접 경쟁자들과의 차별점, Loom 등의 더 큰 범주의 경쟁자와 차별점을 위주로 답변을 준비했었습니다. Slack을 경쟁자로 보고 질문이 들어올 것에 대해서는, 적어도 최근에는, 답변에 대해서 연습하지 않았었는데, Slack과의 비교가 주된 질문으로 들어왔던 터라, 제 답변이 설득력 있게 들리지 않았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YC를 떠나서 대표는 어떤 누구와 이야기하더라도 나의 사업을 그 눈높이에 맞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에 준비가 부족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제 사업 아이템을 4개 정도 버전으로 이야기할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중 2가지 정도만 집중적으로 준비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준비의 깊이가 떨어졌습니다. 결론적으로, 기회가 눈앞에 왔는데 잡을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회고한 내용이 불합격의 이유인지는 정확히는 모릅니다. 내용은 이해를 했지만 No가 나왔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제가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은 위와 같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이미 잘 준비되어 있으실 수도 있으나, 한 번씩 돌이켜 보실 기회로 삼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처음 써보는 글이라 분량이 굉장히 길어져 여기까지 읽으실 분이 있으실까 싶지만, (사실 여기가 중요한 부분인데...) 우리 팀은 장소와 시간의 제약없이 소통할 수 있는 Tape - 팀을 위한 비디오 메세징을 만들고 있습니다. 미팅으로 스케쥴을 꽉꽉 채우지 않고도, Slack에서 하루 종일 메세지를 주고받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우리 팀이 풀고 있는 문제와 제품에 대해서는 여기 제가 직접 설명하는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Tape이 곧 Product Hunt 런칭을 앞두고 있습니다. 글 재밌게(?) 읽으셨다면 여기서 Tape 런칭 알림 받기 신청 및 당일에 Upvote 매우 부탁드립니다!


동료 분들 모시고 있습니다. Back-end 개발 및 초기 Growth를 함께 할 분 모시고 있으니 관심이 있으시면 jay@tape.ooo로 편하게 연락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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