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종, 서태성, 서진, 서정식, 노준영 배우님
2023년 10월 12일 오후 7시 30분, 서울성북미디어문화마루 꿈빛극장에서 연극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를 관람하였다. 서울성북미디어문화마루는 길음역 근처에 있는데 처음 가보는 장소라 조금 헤맸다. 주변에 시장이 있어서 조금한 소극장인줄 알았는데, 서울성북미디어문화마루는 상당히 큰 건물이었고, 꿈빛극장도 상당히 컸다. 연극은 허름한 카페 속인데, 관객은 너무 좋은 객석에서 보는 것이 조금은 아이러니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연극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는 목련이 막 피기 시작한 겨울말봄초에 카페 디오니소스에서 펼쳐지는 다섯 명의 이야기이다. 대부분 디오니소스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지만 "너 때문에 흥이 다 깨져버렸으니까 책임져."라는 밈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 대사의 주인공이 바로 디오니소스인데, 연극에서도 나오지만 디오니소스는 아폴로와 대비되는 인물로서 빛보단 어둠을 사랑하고, 술과 축제의 상징이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니체는 자기 스스로 디오니소스라고 부를 정도로 디오니소스를 사랑했다.
연극에 다섯 명의 배우가 등장하는데, 주인공인 디오니소스와 전부 관련이 있는 인물이다. 연극 배우의 이름은 모두 신화 속 인물에서 따왔는데, 실제로 신화의 내용과 연극 속 내용이 유사하게 진행된다. 그런 점에서 디오니소스와 관련된 신화를 알고 있다면 훨씬 재밌게 연극을 즐길 수 있다. 일반적인 연극과 다르게 내용이 상당히 많다. 100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11가지의 이야기를 전했을 뿐만 아니라 각 인물이 갖고 있는 사연과 감정, 그리고 신화와의 관계를 매우 잘 표현하였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삶은 완전하지 않지만 디오니소스가 인간에게 내려준 술에서 위안을 얻은 것처럼 각자의 관계 속에서 위안을 얻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연극은 박상종(노스 역), 서태성(소스), 서진(아리), 서정식(카루), 노준영(피스) 배우님이 연기를 해주셨다. 힘들고 외로우면서 술과 함께 주고 받는 대화 속에서 상처를 치유하는 좋은 연기를 하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