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는 자리의 충만함
아침 지하철에서 동료를 만났다.
얼마 전 교육에서 처음 인사를 나눈 사람이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집 얘기가 나왔고, 그는 분당으로 이사 오라고 했다. 돈이 모자라면 은행 돈을 쓰면 되지 않느냐고도 했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이제는 그렇게 빚을 내어 집을 옮길 때가 아니라고.
얼마 후면 퇴직한다고.
그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래도 앞으로 30년은 더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그 말이 오래 남았다.
생각해 보면 요즘 한국 사회에서 집은 단지 사는 곳이 아니다. 어디에 사느냐는 말은 생활의 편의만이 아니라 형편과 위치를 함께 짐작하게 한다. 도시문헌학자 김시덕의 글을 읽다 보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좋은 동네’의 감각조차 저절로 생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지역에 대한 선망은 오랜 정책과 개발, 자본과 욕망이 겹쳐 만들어진 결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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