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oE Nov 19. 2017

06. 숨은 포토그래퍼를 찾고 싶다면!

덕후를 설레게 할 파리 기행기 _ 폴리아 FOLIA

Part.2 지금 가장 핫한 아티스트, 놓칠 수 없다! 

06. 숨은 포토그래퍼를 찾고 싶다면!  – FOLIA 


photo by. ChoE

무명 아티스트를 좋아하고 그 아티스트가 대중적 인기를 끌게 되면 괜히 묘한 기분이 든다. 나만 좋아했던, 나의 마이너한 취향을 대변해준다고 믿었던 나만의 아티스트가 공공의 아티스트가 되다니. 어딘가 멀어진 듯한 느낌도 들고 괜히 뺏긴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그때부터 덕후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아티스트를 좋아하는 다수의 사람들과 함께 여전히 마음 쏟아 덕질을 하거나 또 다른 무명 아티스트를 찾아 하이에나처럼 취향의 필드를 헤매고 다니거나.     


파리는 대중적이지 않은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채널이 많다. 운영은 어떻게 할까, 월세는 얼마일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들은 전시라는 훌륭하고 영특한 방식으로 아티스트를 세상에 알린다. 발길 닿는 대로 파리골목을 걷다가 우연찮게 이런 작은 갤러리를 만나면 꼭 들려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photo by. ChoE

2016년 문을 연 폴리아(Folia)는 포토그래퍼의 작품 전시를 주로 하는 갤러리다. 2층엔 아트 도서관도 운영하고 있어 예술과 글쓰기에 관한 책도 읽을 수 있다. 폴리아는 사진과 글이 함께 예술로 대중과 접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폴리아에서는 비교적 덜 대중적인 포토그래퍼들의 사진집을 판매하고 있다. 파리의 다른 예술서점에서도 찾지 못한 감각적인 작품들을 발견할 수 있다.     

photo by. ChoE

내가 첫눈에 반한 책은 전시 중인 작가의 작품은 아니었다. L’Ange blanc와 Niels Ackermann의 사진집이다. 처음엔 작가가 구소련 지역의 청년들의 모델로 청춘들의 흔들림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했다. 구소련하면 연상되는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이미지들을 떠올리며 말이다.      

photo by. ChoE

직원에게 물으니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짐작이었다. 작가는 체르노빌에서 계속되는 삶을 촬영한 것이었다. 모두가 죽은 땅, 버려진 땅이라고 여긴 체르노빌에서 여전히 살아가는 사람들, 특히 청년들의 일상을 조명한 것이었다. 뭔가 머리가 띵한 느낌을 받았다. 더 놀라운 건 이 사진집이 2016년 출간됐다는 거다. 먼 과거의 일이라고 기억에서 잊힌 공간을 재조명한 게 비교적 최근의 일이었다는 사실이 알 수 없는 놀라움을 줬다.    

 

또 다른 형태의 삶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폴리아는 파리에서 꼭 가봐야 할 갤러리다. 



Google Map : goo.gl/yGJ46e     

Address : 13 rue de l'Abbaye, 75006 Paris, France     

Web : www.galerie-folia.fr


매거진의 이전글 05.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전부 준비했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