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를 설레게 할 파리 기행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왜 프랑스 파리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낭만과 예술을 연상하는 걸까?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가 만든 효과인가 싶다가도 프랑스라는 국가가 가진 문화 효과인가 싶기도 했다.그러다 파리에서의 한철을 보냈던 예술가들의 이름이 떠올랐다. 어쩌면 파리가 낭만과 예술로 가득한 도시로 여전히 살아 있을 수 있는 건 이 도시에서 무수히 꽃 피웠을 예술가들의 열정이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파리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은 예술가를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름을 가진 화가들은 인생의 한 시절을 파리에서 보냈고 그들의 작품은 지금도 파리 곳곳의 미술관과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혼을 담아 작품 활동에 집중할 수 있었던 도시, 수많은 예술가들을 블랙홀처럼 끌어들이며 서로에게 시너지를 안겼던 도시, 잠재되어 있던 예술적 재능을 만개시켰던 도시. 그래서 사람들은 파리를 예술과 낭만의 도시로 기억하게 하는 건 아닐까.
파리로 떠나기로 전에 무심코 그런 결심을 했다. 파리에 있는 그림들을 모두 보고 오자고 말이다. 미술을 좋아하지만 여전히 낯선 장르였다. 미술사를 전공한 것도 아니었고 미술과 관련된 일을 하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느낌이 좋은 작가의 화집을 사고 전시를 보러 다니는 소소한 애호가 수준이었다. 덕후라고 스스로를 칭할 만큼 열정적으로 어느 작가를 파고들었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파리에는 생각보다 많은 작품들이 있었고, 한 번쯤 실물로 보고 싶은 거물들의 작품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림을 보러 파리에 갔던 진짜 이유는 단지 파리에 있는 작품이 유명해서 만이 아니다. 그곳엔 수많은 사람들과 카메라에 둘러싸인 모나리자보다 더 큰 울림을 준 이름조차 낯선 작품들이 있다. 루브르 박물관처럼 길을 잃을 정도로 큰 뮤지엄이 아닌 집을 전시장으로 개조한 작은 갤러리에서 만난 작품에 넋을 잃기도 했다. 그간 잘 몰랐던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는 쏠쏠한 재미까지 얻을 수 있는 곳이 파리다.
그림을 좋아한다면, 예술을 향유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파리로 가자. 미술관에 박제된 그림이 아니라 여전히 살아서 지금의 나에게 감동을 전해주는 그림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목차]
INTRO 그림덕후라면? 파리로!
Part.1 덕후의 두 눈이 번쩍 뜨일 그곳!
01. 모네 덕후를 위한 히든 플레이스 – 마르모탕 모네 박물관
02. 진정한 모네 덕후를 위하여. 어쩌면 르누아르 덕후를 위한 공간 –오랑주리 미술관
03. 인상파 덕후의 성지! 컬렉션에 반하고 반하다 – 오르세 미술관
04. 회전문 덕후를 위해 물량으로 승부한다. - 루브르 박물관
Part.2 지금 가장 핫한 아티스트, 놓칠 수 없다!
05. 숨은 포토그래퍼들의 보고 - FOLIA
06. 현재를 함께 살아가는 아티스트의 뜨거운 작품 - AZZ ART GALLERY
07. 핫한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찾는다면? - CADRE ART, LA HUNE, TASHEN
Part.3 북 컬렉터를 자극하는 아트북 헌팅기
08. 깔끔하게 정리된 예술서점에서 놀자 - 퐁피두센터
09. 요즘 주목받는 매거진은 모두 여기! - 콜레트
10. 눈누난나 눈호강 루트 –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소르본 대학 주변 헌책방
Part.4 구석구석 파리 둘러보기
11. 놓칠 수 없는 그림들 – 오페라 가르니에, 노트르담 대성당
12. 힙한 도시 파리 – 그래피티
13. 궁금해졌어, FINE ART HISTORY – DADA AFRICA
OUTRO 파리 기행 이후
PLUS 01. 터너 덕후라면 반드시 고고 – 테이트 브리튼
PLUS 02. 런던에서 고야를 외치다 –윌리스 컬렉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