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나을게 없다
주말. 가족들과 함께 키즈카페에 나왔다. 실외는 아직 덥고, 집에 있기에는 아이의 무료함을 달래자기 어렵다. 7살이 된 딸아이는 부쩍 말이 많고, 심심함을 잘 느낀다.
저출산이 사실인지 의문일 정도로, 키즈카페에는 아이들이 많다. 1초의 침묵도 없는 곳. 다행히 딸아이는 신이 나서 이곳 저곳을 뛰어다니며 땀범벅이 된다.
하루종일 아이들을 마주하는 교사에게 육아는 뭐랄까, 출근 후 출근을 하는 느낌이다. 학교의 아이들이나 내 아이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건 똑같다. 교사라고 해서 아이를 특별히 잘 보는 건 아니다. 육아에는 전문적인 지식 보다는 몸의 체력과 마음의 여유가 훨씬 더 중요하다. 이 두가지가 있어야 웃어주고, 또 놀아줄 수 있다.
퇴근 후, 육아하는 부모가 되면 마음이 자주 복잡해진다. 하루종일 학생들의 감정에 휘둘리고, 또 인내로 그것을 받아내다 집에 돌아오면 내 아이 하나의 감정을 받아내지 못한다. 쉽게 신경질이 난다. 마치 학교에서 괴롭힘 당하던 학생이 집에만 돌아오면 부모님에게 신경질을 내듯, 나도 내 아이에게만 화를 참지 못하는 못난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이다.
직업을 잘못 고른걸까. 부모가 된 것 자체가 잘못일까. 끝없아 흔들리는 마음을 어떻게든 부여잡는 게 교사의, 아니, 나의 육아다.
아이는 키즈카페에서도 혼자 노는 건 심심해 한다. 이 글을 올리고 나면 아이는 곧 혼자 놀기 심심하다며 달려올 것이다. 사랑과 관심에 늘 목말라하는 아이 앞에서, 남아있는 기운으로 그것을 채워야 하는 나의 내면에 가책을 느낀다.
어쩔수 없지. 그게 현실이니까. 남은 기운이 아이의 행복으로 바뀌면, 작은 보람과 행복이 피어난다. 그게 육아이기도 하다. 멈출수 없고 끝나지 않는 육아이기도 하다.
딱히 남보다 나을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