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글이 진심이길, 진심으로 바라며
브런치 이외에도 나는 글을 꽤 많이 읽는 편이다. 가르치는 교과에 관한 것, 혹은 교양서, 신문기사, 또다른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 최근에는 나와 같은 선생님들의 글을 주로 찾아서 읽고 있다. 생각보다 글쓰는 선생님들이 많고, 또 많은 경우 초등 선생님들이라는 것을 느끼는 중이다.
여러 글을 읽으며, 공감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아이들을 생각하며 꿈과 희망, 그리고 에너지를 뿜어내는 글들을 볼 때 그렇다. 나에게 학교란, 교실이란 기대보다는 불안과 두려움의 공간이다. 수업이 잘 될까, 이정도 준비하면 될까, 이 이야기가 흥미로울까... 나름대로 준비해서 임하지만 성공의 확률은 그리 높지 않은 곳, 그곳이 교실이다. 하지만 여러 글 속의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나누고, 또 거기에서 의미를 찾고 있다. 때때로 그것이 신기해 보인다.
최근, 정말로 운좋게도 민들레 출판사에서 낸 '교사는 수업할 수 있을까'라는 책의 원고 일부를 저술했다. 나처럼 교실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가진 선생님들이 그 이유를 여러 각도에서 풀어낸 책이다. 교사 이외에도 부모님이나 비평가의 눈에서 그려낸 교실의 장면들이 담겼다. 책에 담긴 글들을 읽으며, 나는 모든 글의 저자가 나 자신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내가 쓴 것처럼 내 이야기 같았다. 오늘의 교사들이 느끼는 여러 감정들, 특히 '불안함'이, 책 전체에서 공유되는 것 같았다.
브런치에서 읽는 행복한 교실에 관한 에세이들을 읽으며, 이 둘 사이의 간극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긍정적이고 밝은 글이 잘 읽히기 때문에 쓰이는 것일까 하는, 참으로 세속적인 의심도 잠시 가져보았다. 하지만, 그건 아닐 것이었다.
분명 세상에는 나와는 다르게 교실을 떠올리며 희망과 기대를 품는, 그런 교사들이 많이 있기 때문인 것이라고,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사람마다 삶의 가치관이 다르듯 교실을 바라보는 시각도 분명히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불안이든 희망이든, 그것은 모두 교실에 공존하는 감정이며 교사를 움직이게 만드는 에너지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나는 불안 때문에 수업준비를 한다. 학교에 몸담은 지 15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수업은 어렵고, 통 익숙해지지 않는 일이다. 그래서 늘 교과서를 새롭게 읽고 다시 필기를 정리해야 한다. 그때그때 자료를 찾으며 이야깃거리를 수집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는 내 감정은 단연 불안이다.
그래서, 나와는 다른 감정으로 교실에 들어가기 전의 시간을 보내는 교사들을 나는 부러워한다. 교사로서의 삶이 얼마나 행복할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 행복의 감정을 브런치의 여러 글들에서 들추어 보며 늦은 일요일 오후를 보낸다.
행복과 긍정의 글이 진심이기를, 진심으로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