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에게는 문제가 없다는 순진한 생각
학교에 대한 글을 쓰다보면 자연스럽게 취흐게 되는 글의 흐름이 있다. 어떤 문제가 있고, 그것의 원인은 무엇이며, 그 해결책은 무엇일까? 라는 것.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학교가, 교사가 무언가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방식으로 글이 맺어진다. 그리고 교육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부분의 콘텐츠들이 이런 구조를 갖고 있다.
문제는 이런 방식의 접근이 학생들은 아무 문제가 없는 '무결한'존재로 보게 만들고, 반면에 학교의 문제가 모두 교사나 환경에서 비롯된다는 인식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학교문제에 대한 이런 접근은 사실을 왜곡한다. 때때로 학생들은 스스로 문제를 갖고 있기도 하다. 수업시간에 잠자는 게, 교사를 우습게 보거 잠을 참을 생각이 없어서일때도 있다. 잠자는 학생의 원인을 교사의 잘못된 수업에서만 찾는 건 정답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사람은 자기기 저지르는 잘못의 원인을 밖으로 돌리는 데 익숙하다. 그것을 바꾸어주는 것도 교육의 역할이다. 그런데 지금 학교는, 사회는 그 반대방향으로 간다. 학생들이 절도를 해도 그것이 잘못임을 일단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받지못한 사랑을 보라고 한다. 그리고 애정으로 감화된 몇몇 사람의 사례를 전부에 일반화하려 한다.
많은 학생들이 잘못을 저지르고도 그 잘못을 환경과 교사, 어른들에게 돌리는 게 익숙한 현실은 이런 감동적인 서사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현장의 교사들은 학생들의 아무렇지도 않은 거짓말에 진력이 난 지 오래다.
혼날일은 혼나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나도, 학샌을 혼내지 않는다. 학생 본인도, 부모도, 사회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오늘 학교의 한 단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