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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나엘 Nov 11. 2024

당신은 의미부여 하는 사람인가요?

의미를 부여한다는 건, 가치를 부여한다는 것

1. 지난 주말 단풍구경 하러 경복궁에 다녀왔어요. 경복궁 투어를 한 줄로 요약하면, "경복궁은 철저하게 의미부여되어 기획된 장소"라는 것이었어요. 물론 그렇겠죠. 한 나라의 왕이 머물며 중요한 정사를 치르던 곳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돌 하나의 위치에도, 지붕의 높이에도, 물이 흐르는 장소에도 모든 것에 의미가 있더라고요. 철저하게 의미부여되어 돌과 지붕, 물길이 모두 제 가치를 하고 있었죠.  


2. 의미부여 하는 걸 좋아하시나요? 저는 의미부여 하면 전 팀장님이 생각나는데요. 누구보다 매사에 의미부여를 참 잘 하던 분이셨어요. 일 하나를 배정해주더라도 이 일의 의미에 대해서 설명해주셨죠. 팀원 입장에서는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 알고 일 할 때와 모르고 일 할 때, 마음가짐이 달라졌던 거 같아요. 내가 지금 하는 이 일이 이런 의미가 있어서 하는 거구나, 이 일은 가치 있는 일이구나, 생각했어요.


3. 때로는 '뭐 이런 거까지 의미부여를 하나' 싶은 적도 있었어요. 일각에선 과한 의미부여를 하는 사람을 피곤한 사람이라고 여기기도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에 경복궁 곳곳의 의미를 살펴보니, 의미부여를 한다는 건 가치를 부여한다는 의미로 다가왔어요. 언뜻 봐서는 별 볼일 아닌 일도 의미부여를 하는 순간 가치있게 피어나요. 그제서야 왜 전 팀장님이 그 일에, 그 사건에, 그 사람에 그렇게 의미부여를 했는지 이해가 되었어요. 팀원에게 일의 가치를 알려주고 싶었던 거였더라고요. 


4. 얼마전 소정님과의 컨티뉴어스 수업 그리고 유튜브 라이브에서도 의미에 대해 다루었어요. 소정님 역시 의미부여 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죠. '내가 이 회사를 9년간 다닌 것의 의미', '전 팀장님이 회사를 떠나고 내가 팀장이 된 것의 의미', '믿었던 팀원들이 떠나고 다시 홀로 나아가야 하는 순간의 의미'... 당시에는 괴로워하고 슬퍼하기만 했지, 저는 그 사건의 의미에 대해서 진지하게 오랫동안 고민하지 않았더라구요.


5.  의미를 한자를 찾아보면 미는 味맛미 자를 쓴다고 해요. 결국 의미를 찾는다는 건 달고, 짜고, 맵고, 시고, 쓴 모든 맛을 느끼고 삼키는 일... 삼키고 가치를 되새기고 어떻게든 소화했을 때, 그 일이 정말 나에게 의미있는 일이 되겠더라고요. 맛을 느끼지 않으면, 그냥 의미없는 일이 되버리고 말아요. 두렵더라도, 괴롭더라도 조금 더 의미를 살펴보니 마냥 괴로워할 일도 아니었고요. 팀장님이 떠나며 팀으로 일하는 것에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구요. 의지했던 과장님들이 떠난 것은 팀장으로서 진정한 홀로서기를 하는 과정이더라구요. 정말 다.. 의미가 있더라구요. 가치가 있더라구요. 


6. 의미부여를 잘 하고 있나요? 우리가 하는 일에, 우리가 만난 사람들에게, 우리가 겪은 사건에... 의미부여 하고 있나요? 가족들과 사건의 의미에 대해 잘 대화했나요? 팀원들에게 이 일의 의미를 잘 전달했나요?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보니 저 역시 그냥 살아가고 있더라고요. 의미없이 그냥 흘려보냈더라고요. 때로 삶이 루즈해졌다면 의미부여를 멈췄기 때문은 아닐까요? 저는 다시 의미부여 해보려고요. 스스로 가치를 더 찾아보려고요. 오늘부터 시작해볼까요? 오늘 하루의 의미는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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