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evertheless Apr 12. 2019

우리는 왜 친구일까?

오랜 친구와의 담소



내겐 20년 지기 친구가 있다.

징글징글하다.


아주 엿 같은 사이다 :)


20년이 넘도록 알고 지낸 우리는

초, 중, 고를 같은 학교에서 졸업하고

군대에서는 아예 2년 동안 붙어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일을 함께하진 않았다.


우리에겐 서로 다른 친구들이 많았고

멀어지고 가까워지기를 늘 반복했다.

특히 연애를 할 때면 만나지도 않았다.

(나는 잘 못했지만.. 개자식)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가 되면 만나 밀린 일상의 행위를 즐기며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종종 갖는다. 지금도 우리는 두어달에 두세번 정도 만날 뿐.


특별할 것도 없지만 오래된 인연 가늘고 길게 이어진 이 질긴 인연은 끊기지 않고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잠시 숨을 고른뒤 친구에게 말을 건낸다.


우리가 언제부터 친해졌지?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서로 다른 계기를

떠올리고 기억한다. 어느새 삼천포로 새는 이야기들이 시작되고 추억되기를 끊임없이 반복된다.


결국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듯

맞아 그랬지 / 그랬었네

캬 멋지다 / ㅋㅋㅋㅋ

거리며 실컷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만남의 계기는 희석되고 옅어졌을지언정

수많은 과정을 함께 하며 성장해왔다.

우리가 얼마나 친한지 아닌지,

언제부터 더욱 각별해졌는지는

애초에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고민이 있다면 들어줄 뿐이며,즐거운 일이 있다면 그 행복을 나눌 뿐이다.


늘 그랬다.

나의 오래된 친구

일상의 순간에 녹아있는 친구


그렇게 적막하고 고요한 카페에 앉아 짧지만 깊은 대화를 쌓아가며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서로 고민했고 격려했다. 더 즐거운 미래를 그려본다.


구체적이진 않지만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더 많이 경험하고 공유하며 풍요롭게,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자 다짐한다.


나에게 섬세함과 배려가

무엇인지 알려준 친구.


나의 희생과 재치에 항상

영감 받는다는 친구.


우리는 그렇게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풍부한 관점은 나누어준다.

함께 여물어가는중이다.


언제나 내 옆에 있어주길.

친구야 :) 다음에 또 보자꾸나.


그렇게 "관계"에 대해 생각 해보며 스스로 시간을 가져본다. 많은 관계가 아닌 깊은 관계를 위해 노력한다. 한발 나아간다.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둔/ 가십거리에 관한 메신저 대신. 누군가와 가볍지만 의미 있는 대화는 어떨까 생각하며 밀린 친구들과의 연락을 가볍게 시작해보려한다.


뭐하냐? (툭) 하고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버지의 옷을 입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