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방울커머너의 연결성
솔방울커먼즈는 글이 올라오지 않은 근 몇 달 간에도 만나 놀고 이야기하고 계획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브런치를 운영하는 이의 게으름으로 이 동안의 솔방울커먼즈 소식을 전하지 못했습니다. 그간의 소식은 간간히 페북에 올려놨으니 이를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www.facebook.com/pg/Pineconecommoner/posts/?ref=page_internal
2020년 2월 22일에는 빈고 총회에 다녀왔습니다. 솔방울커머너의 다수는 '빈고'라는 공동체의 조합원이고, 솔방울커먼즈 역시 빈고의 공동체입니다. 빈고는 공동체은행으로 공동체들의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습니다(참고: https://bingobank.org/ ). 여기에는 솔방울커먼즈 말고도 공유지 공동체가 19곳, 활동 공동체가 18곳(솔방울커먼즈 제외)이나 연결되어 있어요. 솔방울커머너의 입장에서 빈고가 있다는 것, 빈고를 통해서 다른 공동체와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상당히 큰 힘이 됩니다.
총회는 전반적으로 2019년 한 해의 빈고 활동을 되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지만, 10주년을 맞이한 빈고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또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2020년 빈고 운영위원으로 솔방울커머너의 미어캣과 제(졔졔)도 활동하기로 했어요. 솔방울커먼즈도 모임의 지속력을 높이고자 한 달에 두 번 만나기로 하였는데, 빈고 역시 운영위원끼리는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만나기로 하여서 이번 한 해에는 커먼즈에 대해서 더 많이 배울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드네요.
아래는 공동체 은행 빈고 선언문의 일부입니다. 솔방울커먼즈의 지향도 이와 다를 거라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는 돈이 있을 때도 은행으로 가고, 없을 때도 은행으로 간다. 돈이 남는 사람은 은행에 예금을 하고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돈이 없는 사람은 은행으로부터 필요한 돈을 대출받을 수도 있다. 은행은 자금의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해서, 양쪽 모두를 만족 시키는 편리하고 합리적인 서비스다. 은행은 어떤 위기에도 지켜져야 하는 사회경제 시스템의 흔들림 없는 기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우리는 정반대가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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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함께 가난하기로 한다. 가난한 우리들이 모여서 함께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어떻게 이런 우리가 갈가리 찢어져 홀로 하나둘 그들이 되어가지 않고, 언제까지나 우리로서 함께 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은행은 어떠한 은행일 수 있을까? 반대로 이런 사람들을 만들어내는 은행은 어떤 은행이어야 할 것인가? 어떻게 그들의 은행이 아닌 우리의 은행을, 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을 만들 것인가?
만약 그런 은행이 있다면 그것은 자본에 반하는 반자본은행, 서로 돕고 함께 움직이는 공동체들의 공동체(共動體), 꼬뮨을 만들어내는 꼬뮨은행(Commune Bank), 은행(銀行)이 아닌 은행(恩行), 가난해서 행복한 빈민들의 금고(貧庫), 모든 것을 나눠주고, 모든 것을 받아 안을 수 있는 비어 있는 금고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의 공동체은행 빈고는 그런 은행이 되고자 한다. 그리고 빈고를 만들어가는 우리는 공동체은행 빈고의 조합원으로서 출자자=이용자=연대자=운영자로서 함께 살아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