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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제생맥주 Nov 16. 2021

당신의 손을 잡고 두둥실

투자를 결정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


"제가 회사를 좀 면밀히 살펴봐도 될까요?"


당연한 검증 과정이었다. 회사에 투자할 때는 얼마를 주고 투자할 것인지가 핵심인데, 회사의 값어치를 판단하려면 현재 영업상황과 장래의 예상 이익을 알아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오 씨는 그들을 데리고 강남 영업소로 향했다. 깔끔한 시설과 다양한 체험으로 구성된 코스, S 대표는 오 씨가 강남에서 운영 중인 장소를 둘러보며 상당히 만족해했다. 


S 대표는 베트남의 관광객을 이 강남 영업소 쪽으로 연계하여 관광산업을 유치하면 어떨지 사업 구상을 제안했다. 지속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는 모습을 보니, 그들은 이곳이 정말 마음에 드는 듯했다.


그리고 그들은 오 씨가 베트남에서 어떻게 영업을 하고 있고, 할 계획인지를 궁금해했다. 그는 우선 박람회 위주로 영업을 할 것임을 알렸고, 당장 한 달 뒤에도 행사가 예정되어있다고 말해주었다. 


그 행사는 종전과는 달리 더 많은 인력과 시설이 투입되어 상당히 크게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리고 그 행사를 시작으로 베트남의 곳곳의 지역에서 릴레이 행사를 계획했다.






베트남에서 행사가 있던 첫날 A 대표도 동행했다. 그가 있는 모든 자잘한 행사마다 S 대표는 그 장소를 따라와서 마치 이미 동업관계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했다. 오 씨도 나쁠 것이 없는 것이, S 대표는 베트남의 유명인사였기 때문에 그가 참석한 자리에는 항상 언론도 함께했고, 오 씨는 수월하게 홍보를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오 씨와 S 대표가 서로 알고 지낸 시간이 어느덧 3개월이 넘었다


처음에 S 대표는 회사 검증 기간을 3개월을 말했고 오 씨는 설마 3개월을 채우랴 싶었다. 그전에 투자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S 대표는 생각보다 일을 빨리 진척시키지 않았다. 


오 씨의 초조한 하루하루가 늘어갔다. 이대로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 S 대표, 생각보다 사람이 엄청 신중하네."


".. 너는, 너는 신중하게 잘하고 있는 거야?"


"나? ㅎㅎ 글쎄, 내가 지금 찬 물 더운물 가릴 때는 아닌 것 같아."


오 씨는 자신이 신중한 지에 대한 판단을 미루었다. 어디서부터 신중하지 않았는지 고민하자니 딱히 신중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나 싶었다. 일단 자신의 돈이 들어가는 점이 없다는 것이 상당히 안심되었다. 투자를 결정하고 돈이 지출되는 것은 저쪽인데, 자신에게 무슨 큰일이 생기랴 싶었다. 



'결국 투자가 안되면 다른 길을 찾아야지 뭐, 내가 무슨 대단한 복이 있다고'



회사 검증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오 씨는 시험대에 선 사람처럼 마음이 매우 초조했다. 결국 A 투자법인은 오 씨에게 50억 투자를 제안했다. 오 씨는 계약이 어그로 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투자가 이루어져서 다행이었고, 그리고 생각보다 큰 금액이어서 날아갈 듯이 행복했다. 이 돈이면, 병원의 기존 적자는 모두 메우고도 남는 돈이었다. 그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S 대표는 더 큰 금액의 투자를 고려했었다.


오 씨의 사업에는 단 하나의 문제점 빼고는 딱히 흠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S 대표는 투자에 대해서는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오 씨보다는 훨씬 신중히 한국의 미용 산업에 대해서 더 많은 위험요소를 꼼꼼히 알아보았고,  극복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문제를 발견하게 되었다.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하지만 약간의 각색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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