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에는 폭포가 참 많다.
레이카비크에서 시작해 1번 도로를 쭉 타고 달리는 링로드 여행을 하다보면 5일차 즈음, 여행의 중반 즈음 만나게 되는 고다포스(Godafoss)는 '신의 폭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 전에 본 여러 폭포들의 웅장함에 한껏 폭포가 익숙해질 때 즈음 만나게 되는 고다포스는 이름에 맞지 않게 아담한 사이즈와 낙폭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우리 가족은 처음 보았을 때 다소 실망했다.
서부 피요르드로 향하는 6시간의 운전을 앞두고 만난 고다포스는, 우리에겐 그저 '유명한 폭포'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리 중요하지 않은 관광지를 지나는 것에 불과했기 때문에 폭포를 향해 걷는 내내 가벼운 마음으로 불렀던 '세월이 가면' 노래는 꽤나 기억에 남는다.
그냥 동생과 함께 한껏 낄낄대며 주차장에서 걸어가며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 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해도 -- 한없이 소중했던 사람이 있었음을 --- 잊지말고 기억해줘요---' 하면서 걷고 이따금 고다포스를 바라봤다. 꽤나 크고 흐르는 물이 많은 폭포임에도 불구하고 고다포스는 우리의 목소리를 죽이지 않고 그저 유유히 흘렀다.
대단할 것 없다고 느꼈던, 신의 이름을 가진 폭포는 그렇게 처음으로 '가슴이 터질듯한 여행의 한 순간'이 아닌 그저 마음에 남은 삶의 한 순간으로 새겨졌다.
사진은 구글이 더 좋아요. 호호
https://maps.app.goo.gl/q4q8RY8wp4WYHHwi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