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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Jun 03. 2022

[공연/원더랜드 페스티벌]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



코로나 방역 수칙이 슬슬 느슨해지기 시작할 즈음, 마침 매우 뮤지컬 페스티벌스러운 공연을 발견하고 망설임 없이 예매했다. 사실 동생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있었기에 더 주저하지 않았다. 예상대로 뮤지컬 넘버를 많이 불렀다. 아티스트들이 해당 뮤지컬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부연 설명해 주는 게 보기 좋았다. 그런데 헤드윅은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않아 안 본 사람들은 당황했을 수도 있을 거 같다. 아무리 유명한 뮤지컬이라지만, 제목은 들어 봤어도 내용까지는 잘 모르는 사람도 많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내용이 평범하진 않으므로..



렌 순서부터 팬들이 응원봉을 사용했는데 해당 아티스트들의 응원봉으로 채워지는 걸 보면 괜히 뭉클했다. 단독 콘서트가 아닌 짧은 시간이라도 함께 즐기고 응원하러 와주는 팬이 있다는 게 감동이었다. 또한, 뉴이스트의 성장 과정을 동생 옆에서 지켜봤으니 해체할 때도 괜히 먹먹해서 눈물이 나곤 했다. 가수라는 꿈을 포기하기 직전에 프로듀스101으로 거짓말처럼 다시 일어나고, 목표를 이루고, 이제 그룹에서 벗어나 개인의 역량을 키워 나가는 모습을 보며 한 사람의 성장을 직접 지켜보는 거 같아 기특했다. (나나 잘하자..)



하지만 페스티벌엔 한 아티스트의 팬만 있는 건 아니기에 조금 눈치가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혼자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 만약 관객 중 팬이 80%고, 일반 관객이 20%라면 모두를 만족시키려고 중간의 것을 보여주기보다는 다수를 만족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게 옳을 수도 있다. 애초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무대는 없기에. 무대뿐만 아니라 글을 쓰더라도, 어떤 일을 하더라도 나머지의 부정적인 의견을 신경 쓰고 눈치 보기보다는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에게 더 노력을 쏟는 게 바람직한 거 아닐까.



한편, 페스티벌에 오는 사람은 모두가 자기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보러 올 거라 생각한다. 실제로 특정 아티스트까지 보고 빠지는 사람도 많긴 했다. 내가 A를 보러 왔다고 모두가 A를 보러 왔다고 생각하는 건 피해야 한다. 아무리 자유로운 분위기인 페스티벌이라지만 본인이 관심 없는 아티스트가 나온다고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깔깔거리며 웃고 떠드는 사람들이 있었다. 모두가 자신의 기준과 같진 않다는 걸 깨달았으면 좋겠다. 물론 나도 항상 내 기준으로만 생각하지 않도록 주의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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