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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May 29. 2022

[어른이 뮤지컬 난쟁이들] 비로소 행복하다~



새로운 동화나라 이야기는 해피



원래 힐링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그저 주인공이 난쟁이, 공주, 왕자인 것만으로 관심이 갔고, B급 코미디 작품이라 해서 가볍게 웃고 나올 수 있는 뮤지컬일 거라 생각했다. 예매를 한 후, 끼리끼리라는 넘버가 유명하길래 영상을 찾아봤는데, 처음에는 "이게 뭐야, 보기 싫어지는데..?" 했다가 몇 초 만에 바로 중독됐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웃기고 중독성 있어서 좋았다기보다는


아직까지 짝도 없이
매일 밤 혼자라면
정답은 하나, 정답은 하나
너랑 비슷한 사람 못 찾은 거야


이 부분이 괜히 위로가 됐다. 평소 끼리끼리 만난다는 말에 공감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막상 극을 보니 난쟁이들을 비꼬는 가사였음을 알고 당황스러웠다.. 또, 그저 웃고만 나올 줄 알았는데 감동적이기도 하고 교훈도 있어서 당황스러웠다..(물론 그래서 더 좋았다) 끝난 후, 나도 모르게 넘버를 흥얼거렸고 행복감이 집 가는 내내 지속되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하나 더 예매를…



뮤지컬 <난쟁이들>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지루하고 답답한 삶에서 벗어나 동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는 난쟁이 찰리,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중 일곱 번째 난쟁이 빅이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해 떠나는 이야기이다. 공주는 백설공주, 신데렐라, 인어공주가 등장하고 (아, 깨알같이 엄지공주도 등장한다) 각자의 이야기에 맞으면서도 세속적인 캐릭터성이 부여되어 있다. 보러 갈 땐 아무 생각 없었는데, 알고 보니 17세 이상 관람가이다. 어쩐지 수위가 좀 있더라니! 또한, 끼리끼리 말고도 은근 넘버 맛집이다. 아래는 좋아하는 넘버의 가사로 난쟁이 찰리의 포부를 잘 보여준다.



공주를 만나면 모든 걸 바꿀 수 있어
공주만 잡으면 여기서 벗어날 수 있어

불쌍한 신데렐라 왕자를 만나 인생 폈듯이
공주와 결혼만 하면
모든 게 한 번에 해결될 수 있을 거야!
공주만 잡으면 마법의 종 울린다면
내 남은 날들은 특별할 거야

알아, 내가 지금 떠난다면
엄청난 고난이 밀려오겠지만 (밀려오겠지)
희망도 꿈도 없이 (없이)
나이만 먹기는 싫어 (싫어)
멋진 걸 원한다면 해보는 거야! (그래 해보는 거야)

모두가 알아도 (아~ 알아도)
아무나 할 수는 없지 (할 수 없지)
남과 다른 걸 원한다면
용기를 내야 해 (용길 내야 해)

<난쟁이들> 공주만 만나면 中



공주만 만나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난쟁이 눈에는 왕자든 공주든 빛나 보이기에 그렇게 되고 싶어 한다. 난쟁이가 공주를 만나 왕자가 되면 모든 걸 바꿀 수 있고 특별해질 거라 생각한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진 않을 거라 처음부터 예상하지만, 고난을 선택하고 희망과 꿈을 잃지 않는다. 시련이 있더라도 시도했기에 그 과정에서 많은 걸 얻는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을 말이다.



한편, 왕자가 되면 공주처럼 뭐든지 좋을 거라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공주도 저마다의 아픔을 지니고 있다는 메시지가 너무 좋다. 비단 동화 나라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우리도 다른 사람의 보이는 모습만 보고 부러워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누군가를 보며 그렇게 되고 싶다 생각하기보다는 지금 자리에서 충분히 행복하면 된다.



그저 유쾌하고 발칙한 이야기라 하기에는 너무 좋은 작품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말장난과 아재 개그를 좋아하지만) 간혹 과도하다 싶은 신데렐라의 말장난과 백설공주의 성적인 대사를 조금만 덜어내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각자의 사연을 지닌 캐릭터들,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과정, 유쾌한 풍자 등이 더 크게 다가온다. 어찌 보면 뻔한 주제를 특유의 재치로 풀어나가 함께 웃기도 하고, 때로는 눈물 적신다. 또한, 대놓고 위로하지 않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위로받는다. 바로 이 맛에 동화 이야기를 보는 거 아닐까.





처음 봤던 끼리끼리 영상입니다:) 충격적인 비주얼..이지만 어느새 중독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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