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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Jun 27. 2022

나는 왜 공무원이 되고 싶었나



학창 시절, 꿈을 적는 칸에 항상 공무원을 적었다. 부모님 칸도 마찬가지였다.



아버지는 관세직 공무원이셨다. 내가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는 교대 근무를 하셨기에 불규칙적으로 집에 오셨다. 또, 주기적으로 여러 지역으로 발령이 나셨다. 그러다 보니 매일 아버지를 보지 않는 게 익숙했다. 그럼에도 아빠가 좋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셨으므로 부족함이 전혀 없었다.



조금 더 자라서는 아빠 주변엔 사람이 참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인정받는 아빠를 보며 “나도 아빠처럼 살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주 자연스럽게 공무원이 되고 싶었다. 아빠랑 같은 일을 하면, 나도 그렇게 될 수 있을 거란 어리석고 단편적인 생각을 했었다.



그러면서도 사실 마음 한편엔 공무원이 꿈이라 하면, 꿈이 없어 보여 창피하기도 했다. 그저 안정적이어서, 하고 싶은 게 없어서 공무원이나 해야겠다고 하는 사람도 많았기에. 그래서 대학에 진학할 때, 행정학과는 딱 한 곳만 적었다. 성인이 되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면, 내가 원하는 또 다른 꿈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말이다.



대학생 초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꿈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문과가 할 수 있는 웬만한 직업을 모두 생각해 봤지만, 결국 내가 선택한 건 공무원이었다(지금은 굳이 문과라는 테두리에 가둘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2년 반을 돌아 돌아 다시 제자리로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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