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표현 덜어내기
첫 회사에서 한 달 정도 지내며 점점 익숙해져 갈 무렵, 새로운 2명이 합류했다. 그중 한 분은 내가 꿈꾸던 직업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물론 다른 한 분도 좋았다). “연봉은 어차피 다시 올리면 된다.”라고 말하는 자신의 직무에 대한 자신감, 당당함을 지닌 사람. 그리고 출중한 능력으로 회사를 위해 아닌 건 아니라고 논리정연하게 정확히 말하는 사람이었다.
이 외에도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은 동료였고, 첫 회사라 모르는 게 많았던 나를 오히려 많이 챙겨주었다. 어느 날, 둘이서 점심을 먹으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눴다. 내 말을 다 들은 후, 그분은 왜 내 생각인데 “~~같아요.”라고 하냐고 물었다. 듣고 보니 정말 내 생각을 말하면서 그렇게 말을 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렇게 한 번 의식하고 나니 추측이 아닐 때도 “같아요”를 남용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이 표현을 남발하는 걸 발견했다.
방어적인 말하기 습관일지도 모른다. 내 의견을 말하면서 조금의 회피 공간을 남겨두고 싶은. 하지만 확신을 줘야 할 때는, 무엇보다 오로지 나만의 이야기일 때는 굳이 사용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특히, 면접 때 “같아요”라는 말을 쓰면 감점 요소가 되는 회사도 있다고 한다.
이후에 말할 때는 의식적으로 “같아요”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실제로 지금은 필요한 경우 외엔 거의 쓰지 않는다). 이는 말할 때만이 아니라 글 쓸 때도 영향을 끼쳤다. “~것 같다”라는 표현 외에 글 쓸 때 나도 모르게 쓰는 군더더기 표현을 정리해 보니 “~수 있다”, “~하고 있다“, “~할 것이다”, “~에 대해” 등이 있었다. 이 중 말과 글에서 공통으로 자주 쓰이는 표현이 “같아요”라 글쓰기와 연결 짓기 수월했을지 모른다. 위의 표현들은 글을 쓸 때, 이왕이면 빼는 게 더 깔끔하고 읽기에도 편하다.
말과 글은 다른 듯하면서도 결국 둘 다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이라 그런지 비슷한 점이 많다. 대화를 통해 나도 몰랐던 내 말하기 습관을 알게 되고, 글에도 접목하며 굳이 쓰지 않아도 되는 표현은 덜어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