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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헌 Apr 16. 2019

해보기나 했어?

지레 겁먹어 스트레스만 받는 나에게 한 말

수 없이 많은 생각 중에 얼마나 실제 실행으로 옮길 수 있을까? 나는 생각이 많아 문득 드는 생각까지 메모를 한다. 주변 상황에 상관없이 생각(이라 말하고 멍 때린다고 말한다)하는 것을 좋아해 하루에 적히는 글이 제법 된다. 하지만 게으른 탓에 생각하고 계획한 일에 비해 실천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늘 있었다. 극약 처방으로 몇 년 전부터 '일을 던져'두고 '수습'하는 방식으로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일을 던져두고 나 몰라라 하지는 않으니 걱정 말라.)


일을 너무 많이 벌리다 보면 엄청난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할 일은 쌓이는데 어떤 일부터 해야 할지 몰라 머리가 아파온다. 끝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에 마음 편히 쉴 수 없어진다. 스트레스는 극도로 치닫지만 정작 한 것 하나 없는 현실은 스스로에게 무능함을 더해준다. 속은 속대로 타는 총체적 난국을 매번 경험할 바에 아쉬움 가득한 일상이 훨씬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은 반복하여 '일을 벌이고 다시 수습하다 후회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사람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연약한 존재이기에).


'진행할 일'을 정리해보고, '진행 현황'을 파악해보자
notion을 통해 만든 현황리스트. 공개하기 꺼린 업무는 조금 수정했다.


일을 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진행 현황판'을 만들었다.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업무의 우선순위, 진행률을 테이블로 정리하여 한눈에 보기 쉽게 만들었다. 자유롭게 업무를 선택(Pick)하고 일을 하고 싶어서 매일 아침 진행할 업무를 선정했다. 자칫 업무가 한쪽으로 편향되어 다른 업무를 진행하지 못할 우려를 방지하고자 최근 수행 일자를 추가했다. 업무를 진행할 때마다 날짜를 업데이트하며 오랫동안 하지 않은 업무들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했다.


해야 할 일이 눈에 보이니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보였다. 또한 얼마만큼 일이 진행되었는지 확인이 가능하여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어졌다. 막연히 많아 보이던 일은 생각보다 쌓여 있지 않았다. 성과를 모두 달성하지는 못하였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알찬 한 달을 보냈다. 왜 지레 겁먹어 스트레스를 받아왔을까? 이렇게 확실한 해답을 두고선 말이다.


’해보기나 해 봤어?’ 고(故) 정주영 회장의 말이다. 말 그대로 해본 적도 없으면서 지레 겁먹고 스트레스만 받던 나에게 문득 떠오른 문장이었다. 끝내지 못할 것만 같았던 부담감으로부터 생긴 스트레스, 괜히 하지도 못할 일을 끌어온 것 같은 후회는 모두 ‘생각만 했기에’ 쌓였었다. 실제로 생각을 구체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니 별거 없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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