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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준 Dec 09. 2018

타파스 1

유럽여행에 품격을 더하다



타파스


최근 가장 미식으로 핫한 곳으로 스페인이 자주 거론되곤 합니다. (저를 포함하여) 동의 못하시는 분들도 꽤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스페인요리를 칭송하는 분들의 주장에 따르면, 정신 없이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프랑스 요리는 너무 진부하고, 이탈리아 요리는 너무 단순하다라는 평입니다. 그렇다면 스페인 요리는? 딱히 바로 이 요리가 스페인 요리를 이끌고 있어 라고 할만한 것이 떠오르시나요? 우선 저는 당장 떠오르는 스페인 요리는 빠에야와 코치니요 아사도(새끼돼지 통구이)정도 입니다. 그렇다면 이 두 요리가 세계 미식을이끌어가고 있나요?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왜 스페인 요리는 그 유명세에 비해 이것이다 하는 것이 없을까요? 저는 그 이유를 대부분 타파스 형태로소비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타파스(Tapas)라는 것은원래 작은 그릇을 말합니다. 마치 딤섬(點心)이 만두 종류가 아닌 가볍게 먹는 간식꺼리의 통칭이듯이 타파스도 작은 그릇에 담겨 나오는 음식을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프랑스 요리처럼 규정에 얽매일 필요도, 이탈리아 요리처럼전통에 집착할 필요도 없이 자유스럽게 창작이 가능해졌습니다. 타파스는 스페인 전역 대부분의 바에서 만날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의 왠만한 큰 도시에서도 예외없이 잘 나가는 음식입니다. 그렇지만 역시 성지(聖地)는 프랑스와 국경지역인 대서양 변의 항구 도시 산 세바스티안(San Sebastian)입니다. 매일 밤마다, 골목마다 전 유럽에서 몰려온 미식가들의 타파스 바 투어가 벌어지는 곳입니다.

                             

(실내를 가득 채우고 길가에서까지 서서 먹는 산 세바스티안 타파스골목)


각 타파스 바에는 바게뜨 빵위에 각종 음식을 올려 이쑤시개로 고정한 한입꺼리 핑거푸드인 핀쵸스(Pintxos)가 잔뜩 있습니다. 산 세바스티안이 있는 바스크 지방에서는 주로 핀쵸스 형태의 타파스를 먹는데, 핀쵸스 형태가 아닌 것도 타파스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사람들로 가득한 바 내부를 비집고 들어가 음식을 집고 돈을 지불하고 그것도 테이블 없이 서서 먹게 되는, 한국 정서상 다소 불편한 무질서해보이는 Process이지만, 한군데서 눌어앉아 오래동안 먹는것이 아닌, 와인 한잔에 핀쵸스 한두개만 먹고 또 바로 다음 바로 옮기는 방식이기 때문에 생각만큼 불편하지는않습니다.


 

(각종 핀쵸스들 - 산세바스티안 스페인)


저는 이 핀쵸스를 보고 스시를 떠올렸습니다. 밥 위에 생선살을 얹어먹는 일본 에도 시대의 패스트 푸드. 스시도 이제는 생선살뿐만 아니라 육고기 또는 야채를 올리기도 하는등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 핀쵸스는 바게뜨 빵위에 각양각색의 다양한 재료들이 제한없이 올라가기 때문에 그 잠재력은 정말 무한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페인 요리가 핫할 수밖에 없고 지금 현재 가장 각광을 받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참 이상하게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스페인에서도 남부로 갈수록 음식 인심이 후해집니다. 남부의 도시들에서는 술을 한가지 시킬때마다 타파스를 서비스로 한개씩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주 메뉴에 있는 것보다는 다소 빈약하긴 하지만 그래도 매번 다른 타파스를 주는 것에 살작 감동이 생길정도입니다.


(타리파 타파스 바 - 타리파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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