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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준 Dec 23. 2018

유럽의 정서적 범위

유럽 여행에 품격을 더하다


유럽의 정서적 범위


 유럽은 어디까지를 말하는 것일까? 뭐 다소 싱거운 주제이긴 한데, 생각해 보면 조금 재미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 우리가 유럽,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영국, 프랑스, 독일 이렇게 서유럽의 3 강대국일겁니다. 현재 EU라는 유럽연합의 맹주들로 실질적으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나라들이죠. 물론 영국이 브렉시트(Brexit)로 떨어져나가면서 큰 이슈가 되었지만. 조금만 더 과거로 들어가보면 근대사를 주도했던, 오스트리아, 스페인, 이탈리아등이 떠오를 겁니다. 대략 비유럽권 출신인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럽의 이미지를 구성해 주고 있는 나라들입니다. 한 스텝 더 들어가면, 작지만 강한 나라들인,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그리고 북유럽의 강국들인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이 더 포함될 것이고 유럽 역사의 뿌리라 할수 있는 그리스 정도가 더 들어가겠네요. 아 깜빡 할뻔했다 하며 챙겨 넣어 줄 비셰그라드(Visegrad) 4, 체코,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가 그 다음 순서 정도 될 것이고, 굳이 최대한으로 확장을 해서 마지못해 넣어 줄 만한 나라들은 발칸 반도의 가난한 친구들인,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 세르비아, 알바니아 등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범위가 층위를 지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경제력입니다. 유럽의 근대사를 주름잡는동안 축적한 국력으로 지금까지도 유럽을 리딩하는 그룹이며, 세계적으로도 미국과 더불어 리더 역할을 하는나라들이 최우선 그룹인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가장 중요한 정서적인 뿌리는 기독교입니다. 같은 기독교의 테두리 안에 있는 그룹인가, 아니면 기독교의 적인이슬람인가 하는 부분이 유럽인들의 마음 깊은 곳 속에 잠재되어 있습니다. 유럽 각 국가간에 역사적으로원한 관계가 없는 국가가 없을 만큼 서로 치열하게 싸워왔지만, 그럼에도 같은 기독교 국가끼리 싸운 것과“외세”인 이슬람 국가와 싸운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습니다. 1차 대전까지 유럽 근대사의 주역 중 하나였던 오스만 제국의 경우 철저히 유럽사에서 배제가 됩니다. 지금은 터키로 쪼그라 들었지만 동로마 제국인 비잔틴 제국을 정복하고 동유럽 전체와 오스트리아 비엔나까지 함락직전까지 몰고 갔던 유럽의 맹주중의 맹주였습니다. 그럼에도 터키는 유럽에 발을 반만 걸친 걸로 인정하지결코 유럽으로 받아주지 않습니다. 유럽의 가장 큰 골치거리인 난민 문제를 해결해 줄 테니 EU에 가입시켜 달라 애원해도 절대 받아주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그못 생긴 새, 칠면조를 터키(Turkey)라고 부를까요? 공식적으로는 유럽이지만 가장 유럽으로 늦게 인정받는 마지막 그룹인 발칸 반도 국가들의 특징도 오스만 제국의영역이었던 관계로 지금도 이슬람을 믿는 국가라는 것입니다. 유럽인의 눈에 가장 악의 세력은 신성한(?) 기독교 제국이었던 유럽을 끊임없이 괴롭혔던 오스만 제국이 제일 밉고 그 다음으로 그 오스만 세력의 밑에서허우적거리다 겨우 독립한 찌질한 국가들이 끼워주기 싫은 나라들이고 그나마 기독교를 끝까지 지켜낸 일견 대견한 국가는 다행이지만 지금까지도 이슬람화되어 기독교로 돌아오고 있지 못하고 있는 나라는 정말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저도 유럽사를 공부하다 보면 모든 유럽 문화의 시작은 그리스부터라고 되어 있는 것을 쉽게 보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유럽의 핵심이라 여기는 영국 프랑스 독일의 서로마 제국은 사실 유럽의 변방이었고, 당시 유럽문화의 중심은 동로마 제국이었던 동쪽 지역이었습니다. 제국으로서의역사도 1000년 이상 더 길고요. 로마제국에 의해 유럽의공통된 문화가 생긴 것이고 그 로마제국의 뿌리가 그리스인 것은 맞지만 사실 그리스에서 칼같이 딱 잘라낼 수가 없는 것이 문화입니다. 지도를 보시면 에게해를 사이에 두고 터키와 그리스는 마주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트로이 전쟁이 바로 에게해를 사이에 둔 이 두 나라의 전쟁이었습니다. 즉 우리 유럽 문화의 뿌리는 그리스야 라고 주장하면서 다소 생경하게 들리는 “소아시아”의 영향을 살작 받은 것처럼 묘사하는 것이 주된 논지인데, 사실 소아시아라는표현도 참 얄궂습니다. 그냥 현재의 터키라고 하면 되지, 굳이어딘지 바로 떠오르지 않을 묘한 표현을 쓰는 것도 일종의 선 긋기 라는 느낌입니다. 마치, 우리가 역사를 배울 때 중국의 “영향”을 받아 일본에 “전수”해줬다라고 표현하면서 중국의 영향을 최소화하며 일본에 대한 문화적 우월감을 강조하는 것이나 일본이 중국과 “교역”을 통하여 대륙의 문화를 수용하였고 “도래인”의 영향을 받았다 라고 굳이 한반도 세력을 “도래인”이라 제한하고 중국과 직접 교역을 강조하는 것이나 다 같은 맥락이라 생각됩니다.


 실제 인류 문명의 시작은 외계인을 포함하여 수많은 가설들이 존재하지만 가장 정설로 받아지는 것이 수메르 문명입니다. 비옥한 초승달 지대라 불리우는 이라크 북부, 메소포타미아 평원부터터키 남부, 시리아, 이스라엘의 중동 지방입니다. 여기서 발달한 문명이 이집트에서 다시 꽃 피우고, 그리스에도 큰영향을 미칩니다. 에게해를 그리스와 공유하는 로마 제국 전체의 수도였던 터키의 콘스탄티노플, 지금의 이스탄불에 모든 것이 집중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을 것입니다. 서유럽자체에서 발전해 나간 부분도 분명히 있지만 문명의 흐름은 분명히 수메르에서 시작하여 터키에 집중되었다가 이집트,그리스를 통해 이탈리아, 즉 로마를 거쳐 제국 전체로 퍼져나간 것이 확실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정서적 범위는 철저히 이슬람의 세력권을 도려내다 보니 그 뿌리를 그리스부터로 한정하는것입니다.


저의 주장은 유럽의 뿌리를 그리스에서 한정시키지 말고 발칸 반도와 터키까지 확장해서 보셔야 이해가 빨라지고 지금의 영향력 순서와 반대로 역사는 흘러왔음을 알았으면 해서 장황하게 설명을 드려봤습니다.


 스페인의 역사에서도 북아프리카로부터 유입된 무어인들이 세운 이슬람 제국은 유럽이 아닌 이질적인 집단인 것이고, 그들을 다 몰아내고 마침내 기독교인들의 나라로 만든 것을 레꽁끼스타(Reconquista)라고하며 국토 회복 운동이라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무려 800년을지배했습니다. 800년이라 하면 잠시 점령당한 것을 다시 회복한 것이 아니고, 그 자체로 인정해야 하는 기간이 아닐까요? , 무어인이 800년 동안 정착하여 뿌리내리고 잘 살고 있던 이슬람땅을 기독교 세력이 빼앗았다고 표현해도 전혀 무리가 없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먼 옛날 켈트 족들이 살던 유럽 땅에 수없이 많은 이민족들이 침입하여 동화되어 갔지만 유독 끝까지 구분 짓고결코 유럽으로 인정하지 않는 그룹이 바로 이슬람 세력입니다. 이런 점을 알고 있어야 유럽인들의 기본정서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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