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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만걸 Oct 23. 2019

중소기업의 인재육성 2

직무역량 개발은 스스로 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인재육성에서 회사의 비즈니스에 관련된 직무관련 교육과정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워낙 분야도 다양하고 수요가 뻔한 주제에 대해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운영할 교육업체도 없다. 오히려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중소기업 자신들이 가장 잘 알고 있을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필자가 도움을 주었던 방법은 신입사원이나 경력직 신규 입사자를 활용한 직무역량 정리 방법, 학습조직 운영, 외부교육 브리핑, 독서토론, 자유 세미나 등과 같은 것이다. 아마도 익히 알고 있고 한두 번 도입했던 것일 수도 있다.



1. 학습조직

학습조직이란 일상적으로 학습을 계속 진행해 나가며 스스로 발전하여,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조직이다. 구조조정, 업무 재설계 등 기존의 경영혁신전략들이 단발성으로 끝나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학습을 통해 스스로 진화하는 특성을 가진 집단이며, 기업에서는 이를 업무에 적용함으로써 집단의 역량 제고를 유도할 수 있다. <출처 : 위키디피아>


학습조직은 단기간에 결과를 볼 수 있고 직원들의 성취감과 학습하는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데 매우 좋은 방법이지만 구글처럼 20%의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면 별도의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고 이것은 현실에서 직원들의 참여를 어렵게 한다. 그럼에도 학습조직은 기업이 보유한 차별화된 기술을 체계화시키고 직무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어 매우 좋은 방법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에서 학습조직 운영에 지켜야 할 몇 가지를 정리해 본다.


첫째, 파일럿팀 운영으로 자신감을 심어주자.

실체를 보지 않고 그럴듯한 계획이나 말로 설명하는 학습조직은 그 이해와 실행에 한계가 있다. 특히 학습조직을 처음 도입하는 경우라면 파일럿팀 운영으로 모델케이스를 보여줘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좋다. 파일럿팀의 운영의 또 다른 장점은 먼저 경험한 파일럿팀 멤버를 이후의 학습조직에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파일럿팀의 구성은 기능하면 회사의 정책에 긍정적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협조적인 직원으로 하는 것이 좋다. 주제도 가능하면 일상적이고 쉬운 것으로 정해서 학습조직이 꼭 어렵고 무게 있는 것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어차피 파일럿팀의 목적은 경험자를 양성하고 다른 직원들의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다.    


둘째, 흥미를 위해 주제의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한다.

학습조직에서 다루는 주제는 꼭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도입 초기라면 짧은 기간에 마무리할 수 있는 주제를 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업무와 연관성이 있어야 하고 회사의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만한 주제만을 고집하면 직원들의 참여와 활동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셋째, 기대 수준을 낮추고 기다려줘야 한다.

학습조직 운영계획을 꼼꼼하게 수립하고 역할분담도 하고 주기적으로 자료조사와 미팅을 한다고 해도 도입 초기 학습조직은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가뜩이나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불안한 팀에게 진행경과를 확인하려 하고 간섭을 하려 한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그러니 기다려줘야 한다. 결과가 성에 차지 않더라도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러면 점점 체계를 잡아갈 것이고 성장해 나갈 것이며 학습하는 문화로 정착하게 될 것이다.     


넷째,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

모든 직원이 학습조직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활동에 참여한 직원에게는 적절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 어찌 보면 우리 회사에 새로운 문화 그것도 학습하고 성장하는 건강한 문화로 발전하는 문화를 위해 희생한 직원이기에 더욱 그렇다. 보상이라 해서 큰 것일 필요는 없다. 상품권이 될 수도 있고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결과 브리핑 자리에서 제1기 학습팀 인증서를 수여하는 것도 그들의 자부심과 다른 직원들의 참여를 자극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흔적을 남기고 자랑해야 하다.     

학습조직이 구성되면 활동계획과 구성원 등을 정리해서 모두가 볼 수 있는 공간에 게시하고 공식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학습조직이 용두사미가 되는 것을 방지해 주고 다른 직원들에게도 지금 어떤 활동이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학습조직이 연구주제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과제 연구가 종료되면 전 직원 앞에서 발표하고 CEO가 격려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그리고 결과물을 논문 형태로 제본해서 사내 도서관에 비치하고 전 직원에게 한 권씩 배포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 무엇보다 한두 번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지속해서 하는 활동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이 회사에 근무하면 누구나 한두 번은 학습조직에 참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처음 운영되는 학습조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적 구성과 주제 선정에 있어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고, 진행과정에 대한 피드백과 회사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떤 결과가 나오든 격려와 칭찬으로 직원들이 가질 수 있는 부담감을 감소시켜 주는 노력이 더해진다면 점차 성장하고 발전하는 학습문화로 정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 외부교육을 보내면 반드시 브리핑을 받아라.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꼭 필요한 외부교육이 있을 것이며 교육을 수료하면 보통 교육결과보고서를 작성하여 보고한다. 그런데 외부교육을 다녀온 직원에게 이번 교육은 어땠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별 내용 없었어요.'라고 대답한다. 이것은 내가 알고 있는 수준보다 못하거나 비슷한 수준의 교육으로 정말 그 직원에게는 별거 없는 교육이었거나 괜히 뭐라 했다가 새로운 일이 늘어날까 봐 미리 연막을 치는 경우일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없는 살림에 보낸 외부교육이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것은 단지 들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머릿속에 남는 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반복과 표현'이 있어야 한다. 교육내용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면 내용을 보다 더 잘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자신의 생각하는 방향과 시사점을 더해 다른 직원과 공유하게 한다면 본인은 보다 확실하게 알 수 있게 되는 것이고 다른 직원은 새로운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래서 직원을 외부교육에 다녀오면 반드시 전 직원이나 관련 직원들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3. 독서토론


이 방법은 직접적으로 직무역량을 개발하는 것과 관련이 없을 수 있지만 조직에 새로운 지식을 축적하고 활용할 수 있는 DB를 구축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전반적인 조직역량을 향상시키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지금도 많은 조직에서 운영하고 있는 독서토론은 보통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중소기업에서 독서토론 동아리를 운영할 테니 관심 있는 직원은 참여해 주세요.라고 했을 때 과연 몇 명이나 신청을 할까? 아마 1명도 없을 수 있다. 독서토론 활동은 개인의 역량을 개발하는 것과 동시에 조직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에서도 여건이 되면이 아니라 여건을 만들어서라도 시도해 볼 것을 권한다. 외국계 기업에 근무하는 지인이 했던 말이다. "자신의 팀 상사는 한 달에 2권씩 책을 정해서 의무적으로 독서토론을 진행한다. 처음에는 왜 개인의 의사는 묻지 않고 이렇게 하는지 이렇게 한다고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의문을 품었더란다. 그런데 1년이 지나고 그동안 읽었던 책의 토론 내용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지고 그것을 받아 든 순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수준이 높아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더라는 것이다. 중소기업이 처음 독서토론을 도입하려면 자발적인 형태보다는 지정토론의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그리고 전략적으로 접근해 볼 것을 권한다. 예를 들어 조직문화 진단을 했더니 중간관리자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리더십 관련 독서토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하위직급 직원들을 중심으로 독서토론 참여자를 지정하고 토론하도록 해서 전체 세미나에서 발표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부하직원이 원하는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있는 그대로 알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중간관리자가 자신들의 문제점을 스스로 돌아보게 하는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이다.



4. 자유 세미나


필자가 자문을 한 어느 중소기업은 매주 수요일 아침에 1시간 정도의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처음 시작은 회사의 업무와 관련된 이슈를 정해서 매주 주제 발표를 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형태로 진행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은 일이 되었다. 회사 업무와 관련된 이슈로 울타리가 쳐지다 보니 주로 발표하는 부서는 연구개발이나 제조와 관련된 부서에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항상 새로운 것을 준비하는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당연히 불만이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1년 이상 진행하다 보니 직원들이 세미나 자체에 부정적이지는 않더라는 것이다. 세미나 자체는 직원들에게 도움이 되지만 한 부서에 쏠림현상이 해소되면 좋겠고 주제도 다양한 것을 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제를 폭넓게 하고 발표자료와 시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세미나를 개선했더니 어떤 직원은 사진에 관심이 많아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촬영하는 방법을 준비하기도 하고, 어떤 직원은 자신이 읽은 책 중에 공유하고 싶은 내용을 준비하기도 했다. 정말 자유롭게 주제를 정한 직원도 있었는데 회사 주변 맛집 지도를 만들겠다는 직원도 있었다. 분위기는 그야말로 무슨 행사와 같은 분위기까지 연출되기도 한다.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일머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꼭 직무와 관련된 주제에 한정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이렇게 훈련이 되면 직원들은 일에 있어서 다른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고 뜻하지 않은 새로운 비즈니스와도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으로 직무역량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어떤 방법으로 직무교육을 하든 '공유'의 과정이 필요하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이 있으면 한 사람의 머릿속에 있다가 사라지지 않고 조직의 지식으로 축적되고 활용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교를 졸업하면 졸업앨범을 만들듯이 연말에 1년 동안 량 개발과 관련하여 있었던 활동들을 책으로 발간하여 직원들에게 배포한다면 더 의미 있고 학습하는 문화를 자연스럽게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활동을 지속적으로 한다면 그리고 처음부터 원하는 수준의 결과를 이끌어 내려는 욕심을 내려놓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독특하고 차별화된 역량개발 문화로 성장하고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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