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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만걸 Nov 05. 2019

중소기업의 성과관리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OKR, PDCA와 만다라차트 기법 활용

새로운 경영기법이 등장하면 그것이 우리의 당면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너나없이 도입을 검토한다. 새로운 것은 무언가 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도 한몫한다. 그중에서도 MBO나 BSC는 기업의 성과관리 기법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성과관리는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으로 체계화 되기 시작하피터 드러커의 MBO(Management by object)에 비 재무적 관점을 추가 BSC(Balanced score card)로 발전되어 왔다. 근래에는 구글이나 실리콘밸리의 여러 기업들에서 사용한 OKR(Objective & Key Results)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이름 있는 기업에서 활용된 경영기법이라면 일단 검증된 것이라 생각하 적용을 검토하지만 이것은 매우 조심스 접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특징, 기업이 걸어온 길, 그리고 기업이 가려는 방향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남들이 성공했던 것처럼 우리도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특히 중소기업이 새로운 경영기법을 도입한다는 것은 검증 여부를 떠나 조직을 혼란으로 몰아 성과는 물론 조직력에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성과목표관리에 관심이 있는 기업이라면 MBO에 대해 한번쯤 검토해 보았거나 어떤 식으로든 도입을 해보았을 것이지만 결과에 대해 실망을 한 기업들이 더 많다. MBO를 목표 달성과 성과관리의 도구가 아닌 평가와 보상의 툴로 인식하고 도입했기 때문이다. 물론 구성원들이 회사의 목표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도록 하려면 평가가 필요하지만 최적의 KPI를 도출해는 것의 어려움과 개인으로까지 엄격하게 적용하는 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일전에 직원들이 무임승차하는 것을 놔두고 볼 수 없어 개인별 KPI로 평가하는 기업의 경영자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들어보니 1인당 KPI가 평균 7개 정도이고 팀은 15개 이상의 KPI를 관리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핵심 성과지표(KPI)가 아니라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성과지표(PI)로 직원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틀어쥐고 있는 모양새다. 결과적으로 구성원들의 KPI는 높은 성과를 보이는데 회사의 성과는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에 경영자는 당혹스러워했다. 이 사례는 최적의 KPI 도출과 개인으로 확대 적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가볍게 보았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면 중소기업은 어떤 방식으로 성과관리를 해야 할까?


중소기업의 불확실성 극복은 금전적, 시간적 투자가 아니라 저비용, 높은 조직 몰입력으로 해야 그나마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다. 남들이 효과를 봤다는 새로운 경영기법보다는 현재 상태에 대한 점검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조직능력을 키울 수 있는, 그리고 우리 조직의 특성에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1. 성과관리의 바탕은 명확하고 공감할 수 있는 비전이다.

여성으로는 최초로 영국해협을 횡단한 플로렌스는 첫 번째 도전에서 실패한 후 이렇게 말했다. “제가 변명하려는 건 아니에요. 육지가 보이기만 했어도 전 끝까지 해냈을 거예요." 두 번째 도전에 앞서 그녀는 도착지인 프랑스 연안을 다녀왔다. 그곳 해변과 마을 모습, 사람들의 표정 등을 마음에 담아두고 수영하는 내내 자신이 도착할 해안의 모습을 그려가며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마침내 영국해협 횡단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명확한 비전을 세우고 그것을 구성원들과 함께 공감하는 것이야 말로 성과관리의 첫걸음이다. 달성해야 할 도전적인 목표를 정하고 팀은 물론 개인까지 촘촘하게 목표를 세우는 기술적인 능력보다 우선해야 하는 것이 바로 마음가짐이다. 우리 회사가 가야 할 길은 어느 것인지, 그리고 그 길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가 확실하다면 어떤 고난도 즐거운 마음으로 이겨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년도 매출이 100억이었으니 올해는 무조건 150억을 달성해야 한다는 근거도 맥락도 없이 막연한 목표가 아니라 5년 또는 10년 후 회사가 이루고 싶은 모습에 이르기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이 무엇이고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어디까지인지를 비전 로드맵의 과정에서 찾아야 한다. 설령 당장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구성원들이 회사의 비전에 공감과 열망이 높다면 다음에는 어떤 목표와 전략으로 공략해야 비전 달성에 지장이 없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2. 환경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먼저 한다.

목표를 정하는 과정을 보면 전년도 실적을 기준으로 몇 %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도 경영자가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협의 없이(사실 협의가 있더라도 일방적인 설득의 과정이거나 통보) 그대로 전달된다. 중요한 것은 경영자가 일방적으로 정했다는 것이 아니라 ‘시장 환경과 내부역량이 얼마나 고려되고 반영된 목표인가?’이다. 경영자는 외부환경 변화나 트렌드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내부역량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아서 Top-down으로 전달된 목표를 받아 든 구성원들은 당황하게 되며 이것은 시작하기도 전에 사기가 저하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목표는 환경의 영향에 민감한 것으로 경영자와 구성원이 느끼는 환경의 차이가 클수록 설정되는 목표와 달성에 대한 의지도 차이가 커진다. 목표를 설정하기 전에 현재 회사의 경영환경에 대한 인식 차이를 줄이고 같은 이슈들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과정으로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활용을 권장한다.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로 경영환경에 따른 고객의 니즈와 회사가 제공할 수 있는 또는 하려고 하는 가치를 정의하면 현재 조직 역량으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내부와 외부의 역할 분담 전략과 집중적으로 개발해야 할 역량이 무엇인지까지 한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경영자와 구성원이 공감하는 목표 설정을 가능하게 한다.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3. 목표는 직원들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한때 70억 매출로 전년도보다 두 배 이상의 매출을 올렸던 회사가 이후 몇 년째 100억이라는 목표를 정하는 상황을 보았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이번에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겠지만 그 사이 매출은 30억대까지 떨어져 직원들은 100억이라는 목표는 경영자만의 목표일 뿐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사실 기를 쓰고 해도 5~60억 정도 가능할 텐데 100억이라는 목표를 팀원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암담합니다.” 이 회사의 어느 팀장이 했던 말이다. 구글에서 활용해서 유명한 OKR(Objectives & Key Result) 기법에서는 목표를 정할 때 달성 가능성이 50% 정도이고 달성 결과가 70%면 최적의 목표라고 했다. 이것은 전년도 실적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현재 환경과 회사의 상황에서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정하는 것으로 전년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일 수도 있고 더 높은 수준일 수 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지 반드시 전년도보다 높은 수준의 목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기업이 전년도 수준의 매출을 유지한다는 것은 퇴보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비용절감이나 새로운 시장개척, 신제품 전략 등과 같은 전략들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목표를 어떻게 정하든 구성원들의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현실을 외면한 목표는 구성원들의 좌절감을 높여 핵심인력의 유출로 이어지고 말뿐인 목표와 실적 하락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에 목표는 구성원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상호 합의가 되어야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4. 분기 단위의 실천목표와 결과지표를 정한다.

경영목표와 계획은 실행을 통해 의미를 가질 수 있는데 야심 차게 시작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공들여 만든 경영계획은 서랍 속 어딘가에 잠자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경영목표나 실행계획들의 질이나 현실성이 떨어져서라기보다는 정기적인 점검과 피드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연간 목표는 분기마다 3~5개 정도의 단기 목표로 세분화시켜 결과에 대한 피드백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목표를 정할 때는 수치로 된 목표가 아니라 구성원들에게 영감과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문장의 형태로 하고 각각의 목표가 달성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핵심 결과에서 구체적 수치를 정한다. 전사 차원의 목표와 달성 확인 지표인 핵심 결과가 합의되었다면 이제 팀 차원의 목표와 핵심 결과를 정의해야 하는데, 이때는 전사의 핵심 결과 중에서 팀의 목표를 정한다. 역시 각각의 팀 목표에 대한 수치화된 핵심 결과를 정해 팀원들과 합의 후 확정한다. 이렇게 하면 연간 목표만 정했을 때보다 변화되는 환경에 적절한 대응이 가능해지고 모든 업무에 뚜렷한 목표의식이 생기게 된다.

OKR(Objective & key results)


5. 팀의 핵심 결과에서 TO-DO List를 도출하고 PDCA를 적용한다.

지금까지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과 목표 달성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결과지표를 정의해 보았다면 이제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정하고 구체적인 Action plan을 찾아내야 한다.

만다라트

그림과 같은 만다라트를 활용하여 핵심 결과(매출을 10% 증가시킨다)에 이르기 위해 필요한 활동들(TO-DO List)을 기록하여 우선순위가 정하고 분기 동안 꼭 해야 하는 TO-DO List에 대한 PDCA 계획을 수립하여 공유하고 실행해 나간다. 그리고 성과관리가 제대로 이루어 지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진행경과의 공유와 피드백이기 때문에 매주 CFR(Conversation, Feedback, Recognition)을 통해 해야 할 일을 점검하고 성취한 결과에 대한 인정과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해간다면 지금보다 나은 성과관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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