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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조할인 Jan 21. 2021

[가버려라, 2020] 후기

불지옥 속에도 웃는 넷플릭스의 패기

전 세계가 코로나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2021년의 해가 밝았다. 2020년의 악몽이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넷플릭스는 지난 한 해를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기록한다. 바로 스페셜 코미디 <가버려라, 2020>을 통해서 말이다. '사무엘 L. 잭슨', '휴 그랜트', '리사 쿠드로' 등 유명 배우들이 각계각층의 인물들로 분해 지난 2020년을 시간 순으로 차례차례 되짚어본다. 그것도 아주 독한 유머로 말이다. 


2020년의 굵직한 이슈를 크게 세 가지로 다루는데, 바로 '코로나', 'BLM', '대통령 선거'이다. 그 사이사이 마치 페이크 다큐멘터리처럼 배우들의 재연을 통해 지난 한 해 핫했던 뉴스들을 패러디하기도 하고, 최신 트렌드를 비꼬기도 한다. 미국 뉴스나 문화를 꾸준히 접해온 사람들이라면 쉽게 알아챌만한 요소들이 정말 많이 들어있는데 아주 웃기면서도 현실을 생각하면 어느 순간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코로나라는 외부의 역병에 휘청거리고 갈등으로 썩어 들어가는 내부의 문제를 보다 보면 극 중에서 말하는 것처럼 아직 미국이라는 나라가 안 망하고 1등 국가인 게 신기할 정도니 말이다. 


그리고 보통은 드라마는 물론이고 코미디 쇼에서도 정치적 올바름(이라 쓰고 거의 민주당 입장)을 아주 많이 추구하는 넷플릭스지만 이번 <가버려라, 2020>은 아주 독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두 까기를 시전 한다. 미국에 대한 자조적인 비웃음이 웃기다 못해 슬퍼질 지경이다 보니 지난 2020년이 얼마나 엉망진창이었는지 뼈저리게 느껴진다. 이런 코미디 쇼는 아직 2020년의 기억이 따끈따끈할 때 봐야 제 맛이니, 웬만하면 1월이 지나가기 전에 한번 챙겨보는 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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