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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디 공책 Apr 30. 2022

하찮은 중독자

장면 1

작고 너무 하찮은 것이 누워서

내가 가는 길마다 고개를 돌린다

낼 줄 아는 소리라곤

에어큰 에어콘이 다인데

밀린 젖병 설거지 하던 나는

두 손을 휙휙 흔들거리며 다가가

초롱초롱 두 눈 안에 큰 얼굴을 넣고 고백한다

그래 나 너 사랑한다 됐냐

다시 설거지 하러 가는 길

녀석은 그럼 그렇지 안심하듯 몸을 돌려

중독자마냥 오른손 엄지를 빨아댄다

쭉쭉쫙쫙 쭉쭉쫙쫙

그럼 나는 가던 길을 멈춰

쪽쪽이를 들고 달려간다

거참 고만 빨라고

녀석이 웃고 나도 웃는다


우리집 대머리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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