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예수정 - 그녀의 차가운 미소를 닮고 싶다!
"배우 예수정 - 그녀의 차가운 미소를 닮고 싶다!"
“인생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아…” 라며 가해자를 향해 던지는 69세 효정(예수정)의 대사가 무겁고 짙은 여운을 남기는 영화이다.
감독 _ 임선애 (69세-2019 부산국제영화제 관객상, 대표작_기억의 밤(스토리보드)
출연 _ 예수정, 기주봉, 김준경
개요 _ 한국 드라마 / 15세 관람가
개봉 _ 2020년 8월 20일
관람 _ 2021년 1월 20일
69세 효정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29세의 남자 간호조무사에게 치욕적인 일을 당한다. 긴 고민 끝에 효정은 동거 중인 동인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경찰에 신고한다. 하지만 경찰과 주변 사람 모두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효정을 치매 환자로 매도하고, 법원 역시 나이 차이를 근거로 사건의 개연성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한다. 효정은 피해자가 더 고통 받는 현실에 굴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가해자를 향한 일갈을 준비한다.
"아직 살아있는 69세의 나를, 당신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수없이 던지는 듯한 장면들.
지극히 사실적인 장면과 배경. 인물의 표정, 눈빛, 정확하게 전달되는 대사들.
특히 예수정님의 연기. 기주봉님의 연기합. 신인배우 김준경 등의 연기가 이야기를 집중하게 만들었다.
나이 들었거나, 초라한 직업을 가진 여성이 옷을 잘(품위있게, 고급스럽게) 입는 것에 대한 편견, 간병인에 대한 불편한 시선들. 이 모든 편견과 조롱 속에서도 인간의 기본 권리, 또는 여성으로서의 인권을 지켜나가려는 한 개인의 싸움이 과장되게 묘사되거나 전달하려고 강요하지 않는다.
노년의 사람이 성폭력을 고발함과 동시에 인간에 대한 존엄을 지키고자 하는 고군분투의 과정을 보여 주는 영화.
눈물, 호소, 강요 - 이런 단어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서사 및 전개 과정이 맘에 들었다. 오히려 그것을 경계하는 것처럼. 절제하고 노력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오히려 건조하고 차갑고 외로운 여정으로 그려진다. 이런 지점이 지극히 현실적으로 다가와서 서늘한 감동이 느껴졌다.
어느 노년 여인의 고백, 고발, 인내, 싸움. 그 여정을 지켜보는 듯한 서사가 우리에게 묻는 것 같다 - 당신은 얼마나 '자신'과 '타인'의 인간적인 권리와 존엄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느냐고.
좋은 영화다. 그래서 별점을 모두 주었고. 추천하는 바이다.
[사족]
사람들이 나를 좀 마른 편으로 본다. 그래서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이 들면 예수정 배우님처럼 보일 수도 (물론 얼굴은 빼고;;) 있겠다 싶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배우이다. 그래서 일부러 찾아 본 영화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