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의 말들>에 그은 오래전 밑줄을 다시 들여다보며
어떤 유튜브 영상을
설거지하면서 듣다가
한 문장이 확 귀에 들어왔다.
물 묻은 고무장갑 냉큼 벗고
얼른 메모지에 받아 적었다.
영상 속에서 말하길
그 글귀는 <쓰기의 말들>이라는 책에서 가져온 것이란다.
어? 그 책이라면 나도 재밌게 봤는데….
읽은 지 한참 지난 책.
꺼내어 펼쳐 보니 종이가 누렇게 바랬다.
오래되긴 했구나.
프롤로그부터 연필로 그은 밑줄이 많네?
한 쪽 두 쪽 후루룩 넘기는데
펼치는 곳마다 삐뚤빼뚤 그어댄 줄이 어김없이 나온다.
아, 추억 돋는구나.
그때 내 마음에 들어온 글귀들은
여전히 좋고도 좋네.
글쓰기는 물론이고
온갖 분야 책을 내고 있는,
잘 알려진 작가 은유.
오래전(그래 봐야 2016년이지만) 그이가 쓴
이 책을 다시금 들여다보니 참말로 깊이가 충만하다.
글 잘 쓰는 그 사람이 살짜쿵 부러운 때도 있었건만
역시나 넘사벽이 맞는구나 싶다.
부러움을 넘어
뭔가 존경심 같은 것이 일어나는 기분이네^^
“내 삶은 글에 빚졌다. 예고 없는 고통의 시간대를 글을 붙들고 통과했다.”
_<쓰기의 말들> 프롤로그에서
나 또한 그렇다.
다만 내 글쓰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쓴 책에 기대어
힘겨운 시간들을
기어이 버티고 견뎌낼 수 있었다.
휘청일 때마다
살도록, 살 힘을 내도록
붙잡아 주기 때문에
책을
좋아한다.
책을 좋아하는
나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