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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꼰대 Mar 28. 2021

내가 힘든 진짜 이유

자기 연민에서 시작된 나만 힘들다는 착각.

'머리끈을 챙겨야지 했는데, 안 챙겼네...'

'(정수기 앞에 서서) 내가 여길 왜 왔더라...'

'(인터넷 창을 켜 두곤) 내가 뭘 검색하려고 했었지...?'

이렇게 자주 깜빡이는 요 며칠의 내 모습을 보면 나는 내가 싫다 생각이 들었다.

요 몇 주 사이 나는 자주 깜빡이고 개인적인 무언가 기억해야 할 것을 잘 못하고

진척이 없는 내 회사 업무도, 회사에서 만난 누군가와 나눈 대화를 뭔가 실수한 게 있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며 곱씹으며 하루를 마감하는 내 모습도, 업무의 결과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자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소리가 듣기 싫어서 죽겠는 나 스스로도 몹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요즘의 나는 한마디로 '엉. 망. 진. 창'

억지로 힘을 내기로 마음먹어도, 생각을 달리해보자 다짐도 해보지만

그것도 아주 잠시뿐 또다시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음을 자각하고 나 스스로를 깎아내리기 일쑤다.

쉽지 않았던 20대의 고된 시간들에서도 살아남을  있었던   스스로를 위로하애썼던 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자부하는 나로선 주관적으로도  위로할  없는 순간이 온다는  절망의 끝이라 생각한다.

이럴 땐, 치열했지만 어리석었던 나의 20대의 삶이 준 교훈 중 하나를 실천해본다.

남의 일처럼 나 스스로를 바라보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

조금의 시간을 할애하여 분석해본 결과 지금의 나는 '자기 연민'에 빠져있음을 캐치해냈다.

'나는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이렇게 많은 걸 알아봤는데, 왜 아무도 알아봐 주지 않는 걸까'라는 자기 연민.

'나만 힘들고 나만 괴롭고 나만 열심히'라는 착각이 가져온 자기 연민이 나 스스로를 괴롭히고 좀 먹고 있어서 요즘의 내가 맘에 들지 않았더라.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힘들다면 한 번쯤 스스로 '자기 연민'에 빠져 있는 건 아닌지 냉철하게 생각해 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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