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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어공 Jan 31. 2024

기획의 90%는 학습이다

사업기획과 협치

민관이 함께 모여 지역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최종적으로 발현되는 형태는 무엇일까?     


개인의 생각을 우리의 생각으로 발전시키고, 그것을 현실에서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책사업의 형태를 가지게 된다. 여기서 민관협치 과정의 현실적 벽을 만나게 되는데, 주민의 아이디어를 행정의 언어로 바꾸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원래 아이디어라는 것은 구체적이지 않다. 대부분 컨셉추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현실적으로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것을 사업기획이라고 부른다.     


지방정부의 참여정책은 다양한 형식으로 발현될 수 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정책사업이 주민참여예산이다. 주민참여예산의 과정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주민이 제안하는 사업은 많은데 정작 그것이 예산편성까지 반영되는 비율은 매우 낮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제안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과정, 즉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주민과 행정기관의 괴리가 발생한다. 주민들의 다양한 참여가 지방정부 정책사업으로 잘 연결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괴리를 줄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누군가 이런 괴리를 줄여줄 수도 있겠지만(실제 지방정부 참여정책부서는 괴리를 줄이는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이왕이면 정책 제안자 혹은 제안 그룹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여 제안한다면 상호 간의 이해도 높아지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사업을 기획한다는 것은 이리저리 떠도는 생각을 잘 정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단 이리저리 떠도는 생각이 많아야 한다. 한마디로 아는 것이 있어야 한다. 나의 생각은 결국 나의 뇌에 입력한 정보에 기반하여 돌아가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기획하려면 떠도는 생각이 많아야 하고, 생각이 많아지려면 정보가 필요하고, 정보를 늘리려면 학습이 필요하다. 어떤 기획자는 기획에 있어 학습이 90%라고 이야기한다. 최대한 학습을 해놓아야 그 학습된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획의 방향들이 떠오를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목욕탕에서 유레카를 외치기 위해서는 그전에 끊임없는 고민의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레카는 그냥 나오지 않는다.


우리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것에 대한 기본적인 현황과 지식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기본적인 지식에 나 혹은 우리의 경험(현장성)이 더해졌을 때 주민참여는 상당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게 된다. 무언가를 학습한다는 것은 사실 어렵고 귀찮다. 특히 내가 모르는 내용이면 더 귀찮다. 우리의 뇌는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 새롭게 학습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협력적 거버넌스로 무언가를 해보려 한다면 이 정도의 투자는 필요하다는 것이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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