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의 나날들을 출간하고 2년 정도 지났는데, 우연한 기회에 북토크를 하게 되었다.
경기협치학교 공무원 교육의 마지막 회차를 북토크로 기획하였다. 저자에게 북토크의 기회는 소중하다. 그리고 흥미롭다. 내가 쓴 책을 어떻게 생각할까? 어떤 피드백이 있을까? 같은 이야기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을까?
책이 가지고 있는 특징 중 하나는 같은 글이라도 읽는 사람에 따라 모두 다른 해석과 소감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처한 상황, 책을 읽는 장소, 계절의 온도와 바람 등 책을 읽을 때 변수가 모두 다르고, 그 변수의 조합은 가히 무한하다. 그런 의미에서 북토크는 그 자체로 매우 흥미롭다. 책을 쓴 사람과 책을 읽은 사람의 만남.
이번 북토크의 콘셉트는 편안함이다. 대부분의 공무원 교육은 기본적으로 재미가 없다. 글쎄 단순히 재미라고 이야기하기도 애매하다. 뭐라고 딱 표현하기 어렵지만 정이 안 간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일 년 내내 돌아가는 무수한 숫자의 공무원 교육은 의무성이 강해서 그런지 회의적인 경우가 많다. 도대체 이런 교육을 왜 해야 하는 것인가? 우리는 언제까지 억지로 와서 대충 시간 때우기를 반복해야 하는 것인가?
그리하여 이번 북토크의 목표 중 하나는 그 굴레를 벗어나는 것이다. 자유롭고, 흥미롭고, 편안한 시간을 만드는 것.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잡지를 뒤적이는 듯한 시간을 만드는 것.
그리하여 장소부터 분위기까지 좀 신경을 썼다. 수원에서 가장 유명한 커피전문점인 ‘정지영 커피로스터즈’를 섭외했고, 시간대도 2시부터 4시로. 내용도 나의 사적인 이야기와 참여한 사람들과의 이런저런 수다들로 구성했다. 특히 협치, 관계, 행복, 대화라는 키워드 간의 상관성을 풀어내니 흥미가 올라간 듯하다.
‘과연 뼛속까지 사회적 동물인 사람이 혼자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매우 시대적 질문이지만 어찌 보면 협치와도 관련이 깊다.
결과는 …… ‘성공’
만족도 5점 만점에 4.9점 ㅎㅎㅎ
(숫자가 큰 의미는 없지만, 기분은 좋네)
후기 하나,
‘저는 파워 MZ인데 이런 분위기의 강의 처음이에요.‘
역시 편안하게 접근하니 분위기가 좋다.
북토크 어느 곳에서도 협치정책, 사업, 제도 같은 키워드는 없다. 사실 ‘협치의 나날들’ 책 내용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람 사는 이야기이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 다른, 아니 서로 비슷한 사람끼리도 편안하게 대화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대화에 어색하고 낯설다. 협치의 시작은 사업이 아니라 대화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부터가 아닐까 싶다. 우리는 언제나 시간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때론 천천히 가는 것이 필요하다.
하석이라 불리는 추석을 보내면서,
두 번째 북토크를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