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프의 팝콘레터(10월 1주)
[이 글은 매주 금요일 발행하는 글로벌 영화산업 소식지 '팝콘레터' 중 제가 작성한 기사를 모아둔 것 입니다. 더 많은 기사는 링크를 눌러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세계 최다 구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가 최근 구독자 시청 데이터를 Code 콘퍼런스에서 공개했습니다. 과연 어떤 작품이 영예의 1위를 차지하였을까요? 최근 전세계를 강타한 '오징어 게임'은 얼마나 많이 봤을까요? 넷플릭스는 미디어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Code 콘퍼런스: 미디어 회사인 Vox Media가 주최하는 콘퍼런스로 2014년 시작되었다. 기술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며 올해는 LA, 비벌리 힐즈에서 열렸다.
Ted Sarandos는 '넷플릭스는 더욱 더 투명해지려 한다'는 말과 함께 슬라이드를 보여주며 누적 데이터를 공개했습니다.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은 기업의 영업 전략을 공개하는 것에 비견해도 될 정도의 놀라운 움직임인데요.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 일까요? 먼저 공개된 슬라이드를 보겠습니다.
드라마 부문에서는 시청자수와 시청 시간 모두 '브리저튼 시즌1'이 1위를 차지했고 영화 부문에서는 시청자수로는 루소 형제의 '익스트랙션'이 시청 시간은 '버드 박스가' 1위를 했습니다.
Sarandos는 자료를 공개하며 '이 데이터야말로 진짜 가치를 나타냅니다'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이어서, '구독형 모델로서 시청시간은 매우 중요하며 단순히 시청하는 것 보다 몰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는데요. 이목을 끌어서 많은 시청자가 클릭하는 것도 유효하지만 결국 콘텐츠의 성공은 '단순히 많이'가 아니라 얼마나 몰입하여(끊지 않고) 봤느냐에 달렸다는 얘기겠죠.
실제 슬라이드에서도 영화부문 시청자수에서는 '익스트랙션', '스펜서 컨피덴셜', '6 언더그라운드'과 같이 포스터와 예고편이 화려한 액션 장르가 높은 순위를 차지했지만, 시청시간에서는 '아이리시맨', '키싱 부스2'같이 몰입력 있는 영화가 더 순위가 높았습니다. 많은 시청자수가 오랜 시청시간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는 증거겠죠.
'기묘한 이야기 시즌3'는 시청자수, 시청 시간 두 부문에서 모두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는데요. 이와 관련해 Sarandos는 '프랜차이즈는 중요하다. 하지만 히트해야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마블에서 보았듯, 프랜차이즈는 계속해서 고객의 관심과 시선(그리고 돈)을 끌 수 있는 흥행 키워드이지만 히트작 없이 단순히 편 수, 시즌 수를 늘리는 것으로는 프랜차이즈의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Sarandos는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를 두고 '프랜차이즈가 탄생하고 있다'라고 덧붙이며 스핀오프가 제작될 수도 있다는 실마리를 남겼습니다. 밀리 바비 브라운을 중심으로 하는 스핀오프 제작에 관한 루머가 진짜일 수도 있겠군요.
이어서 그는 Shonda Rhimes(브리저튼), Ryan Murphy(오 할리우드), 케빈 하트 등과의 전략적 제휴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전세계의 잘나가는 프로듀서, 감독, 제작자들이여. 넷플릭스로 오라'라는 메세지 같네요.
그리고 넷플릭스가 라이브 스포츠 중계에는 관심이 없으나 게임에는 관심이 커서 모바일 게임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찬가지로 극장 체인을 구매할 생각이 없다며 '집에서 보는 것도 좋지만, 관객들이 나가고 싶어 한다면 그것을 이길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저 또한 스트리밍이 일상이 되어버린 현 시점에서 플랫폼이 굳이 비용을 들여 극장을 운영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것은 순위에 있는 작품은 전부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며, 2차 판권을 구매한 작품이 없다는 것입니다. '프렌즈'의 시청률이 높고, '오피스'가 빠진 것이 뼈아프더라도 오리지널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꾸준히 잘 나가는 예전 작품들은 팬들의 관심과 충성도가 높아보이지만 이번 발표를 통해 밝혀진 것은 그런 '구작의 팬덤'의 의견은 과대대표 되었다는 것이죠.
'구작의 팬덤'의 의견은 크고 중요하게 느껴지지만(저도 프렌즈가 빠지면 넷플릭스를 볼 이유가 없다고 자주 말하지만) 실제 데이터 상으로 구독자들이 넷플릭스를 보게 만드는, 몰입하게 만드는 작품은 넷플릭스가 독점 작품이라는 데이터는 다르게 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좋은 작품을 사오는 것'보다는 '직접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 방향으로 넷플릭스가 더욱 나아가겠죠?
마지막으로, 오징어 게임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초반의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역대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가 될 수도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번을 계기로 비영어권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확실히 느껴집니다
미국의 대형 탤런트 에이전시 CAA가 ICM Partners와 인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정말 아무도 모르게 극비에 계약이 진행되어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는데요. 이번 인수는 2009년 이후 가장 큰 에이전시끼리의 인수라고 합니다. 과연 이번 인수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미국의 4대 탤런트 에이전시는 CAA, WME, UTA 그리고 ICM Partners가 있었지만, 이제는 4대가 아니라, 3대로 불려야 할 것 같습니다. CAA와 ICM Partners의 인수는 WME를 따라잡기 위해서 진행된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규모가 커지면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인가? 정답은 '패키징'에 있습니다.
패키징은 말 그대로 '패키지(하나로 무언가를 묶는 것) + 를 하다', '하나로 묶는다'는 뜻입니다. 무엇을 묶느냐? 바로 배우, 가수, 감독, 작가를 하나로 묶어서 판매하는 것입니다. [팝콘레터]라는 소속사에 [윤프]배우와 [영평]감독이 소속되어있다면, [영평]감독을 신작의 감독으로 고용하고 싶어하는 스튜디오에게 [팝콘레터]는 [윤프]배우까지 같이 데려가지 않으면 계약 못한다고 권유(또는 약간의 강제)를하는 것이 패키징입니다.
여러분도 이런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저 배우가 이런 작품은 왜 나왔지...' 혹은 '이런 작품에 저런 배우는 왜 나왔지?' 이런 상황이 패키징인 경우가(모든 경우는 아니지만) 왕왕 있습니다. 좋은 작품 하나 하려면, 다른 작품(매력이 떨어지는 작품) 몇 편 출연해야 한다거나. 유명 배우 XX를 캐스팅하려면 OO랑 ㅁㅁ도 조연으로 넣어야 한다거나. 제작, 기획 단계에서 굉장히 자주 볼 수 있는 상황이죠.
패키징 더 하려고 회사를 인수해? 하시는 의문이 들텐데요. 미국 제작 환경은 한국보다 역사가 길고, 규모가 큰 만큼 에이전시 문화가 강력합니다. 개인 대 개인의 계약보다는 스튜디오, 작가 에이전시, 배우 에이전시, 감독 에이전시(감독, 배우, 작가 모두 같은 회사인 경우도 많습니다) 등 에이전시와 스튜디오의 협상으로 작품이 만들어지는 구조죠.
그렇기 때문에 에이전시 입장에서는 소속된 아티스트의 수가 만들 수 있는 패키징이 숫자로, 결국에는 매출 발생 확률로 이어집니다. 아티스트들 또한 자신이 속한 패키지가 클수록 협상력이 높아지고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큰 회사에 쏠리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금방 일어나죠. 2018년에는 미국 TV 쇼의 87%가 패키징된 작품이라는 연구 결과까지 있었습니다. 얼마나 큰 사업인지 감이 오나요?
작년까지는 에이전시들이 '패키지 수수료'라는 것을 통해 드라마 작품 편당 기본 라이선스 수수료 3%, 이후 수수료 3%, 최종 수익의 10%를 받아 편당 최소 만 오천 달러 정도의 수익을 챙겼었어요. 하지만 이러한 관행은 '에이전시가 아티스트의 수익이 아닌, 아티스트를 고용한 스튜디오의 수익을 배분하는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는 작가협회의 반대로 인해 사라졌죠. 하지만 수익을 받는 방식은 바뀌었어도, 여전히 패키징을 통해 에이전시가 버는 수익은 크다고 합니다.
이번 인수가 일어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스트리밍 산업의 호황 때문이기도 한데요. 기존의 스튜디오로부터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헤게모니가 스트리밍 산업 쪽으로 넘어가자, 스트리밍 산업에게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에이전시의 몸집 불리기이기도 합니다. 최근 '블랙 위도우'의 주연 '스칼렛 요한슨'의 디즈니 고소 사건 또한 그녀의 에이전시인 CAA가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다만 우려가 되는 부분은, 에이전시가 커질수록 아티스트가 아닌 에이전시 자신을 대표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에이전시 입장에서는 A배우가 역할을 맡든, B배우가 역할을 맡든 수익은 동일하기 때문에 점차 배우를 위해 협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자체를 위해 배우를 이용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작품의 다양성과 독립성은 점점 줄고, 패키징 프랜차이즈가 시작될 수도 있겠죠.
이상으로, 복잡하고 자본주의가 낭낭한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단면을 보여드렸습니다. 곧 한번 더 다루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SONY& ZEE : 인도 방송계, 우리가 접수한다!
소니 픽쳐스 네트워크 인디아가 지 엔터테인먼트와 통합하여 인도 최대 미디어 기업으로 올라섰습니다. 이로써 인도의 미디어 업계 생태계에 긴장감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합병된 두 회사는 Zee엔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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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픽은 성덕! 아이돌 가수의 덕후로 TV프로그램에까지 출연했던 성덕(성공한 덕후)이었던 소녀는 어느 날 자신의 스타가 여러 성범죄 혐의로 구속되자 분노, 슬픔, 혼란 등의 감정을 느낀다. 그녀는 범죄자가 된 다른 아이돌들의 팬들을 만나다가 어느새 '박근혜 석방 시위'의 태극기 부대까지 도달한다. 감독은 성덕이었던 자신의 이야기를 웃프게 풀어낸다. 26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 초청작(저는 예매에 실패했으니... 성공하신 분들 제 몫까지 재밌게 보시길...)
워너 브라더스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프리퀄 <웡카>의 촬영이 런던에서 시작되었다. <패딩턴> 시리즈의 폴 킹이 연출, 티모시 샬라메가 윌리 웡카 역으로 출연.
토론토 국제 영화제의 집행위원장 Joana Vicente가 캐나다를 떠나 선댄스 영화제를 주최하는 선댄스 인스티튜트의 CEO로 부임했다.
조니 뎁의 산 세바스티안 영화제 기자회견 도중 전부인 엠버 허드의 영상이 틀어졌다. 영상은 조니 뎁의 공로상 수상을 반대하는 측의 항의의 표시였다고 한다.
글레디에이터의 각본이 준비되고 있다고 83세의 리들리 스콧 감독이 밝혔다. 속편은 전편의 25년 후를 다루고 있다고 한다. (과연 러셀 크로는 나올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