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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프 YUNP Oct 29. 2021

넷플릭스 알고리즘 조작?!

윤프의 팝콘레터(10월 5주)

[이 글은 매주 금요일 발행하는 글로벌 영화산업 소식지 '팝콘레터' 중 제가 작성한 기사를 모아둔 것 입니다. 더 많은 기사는 링크를 눌러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조정했다는 소식이 밝혀졌습니다. 바로 2020년 개봉하여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큐티스>가 추천되지 않도록 했다는 것인데요. 과연 어떻게 된 것인지, 그리고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알고리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논란의 작품 <큐티스>


넷플릭스 알고리즘의 원리

먼저 넷플릭스의 알고리즘을 알아보죠. 넷플릭스의 알고리즘은 크게 나누면 '유사 사용자 기반 추천'과 '유사 콘텐츠 추천' 2가지 알고리즘이 있습니다. 


유사 사용자 기반의 경우,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용자로 분류된 다른 사람이 봤던 콘텐츠를 나에게 추천하는 것으로 중점이 '유사 사용자'를 어떻게 정교하게 묶는 지가 메인이 됩니다. 반대로 유사 콘텐츠의 경우, <부산행>을 재밌게 봤다면 비슷한 좀비 장르인 <#살아있다>도 재밌게 보겠거니 하고 유추하여 추천을 하게 되겠죠. 마찬가지로 이 경우에는 작품의 장르를 얼마나 세밀하게 나누느냐가 포인트가 되겠죠.

 

작품별 장르 데이터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하나의 작품을 여러가지 요소로 나눠서 추천하기도 합니다. <부산행>을 좀비 때문에 재밌게 봤는지, 공유 배우 때문인지, 기차 액션 때문인지, 작품마다 세부 태그를 달고 가중치를 부여하여 산술적으로 계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좀비 때문이면 <#살아있다>를, 공유 배우 때문이면 <도가니>를, 액션 때문이면 <미션 임파서블1>을 추천하겠죠. 


동일하게 사용자에게도 태그와 유사한 정보를 모아 추천을 하기도 하죠. 성별, 국가, 연령, 시청 시간대 등을 모아 '한국의 20대 여성들이 주말 오후 5시에 많이 본 작품'을 프로파일링하여 띄우는 것이죠. 그래서 넷플릭스에는 작품 별 태그를 다는 '태거'들이 있으며 작품을 5만 종(!)으로, 취향 그룹을 2000개 이상으로 나눈다고 합니다. 



<큐티스>의 알고리즘

그렇다면 <큐티스>의 알고리즘은 왜 조작한 것 일까요. 바로 아동 성 착취 문제 때문입니다. <큐티스>는 프랑스 빈민가 소녀들이 댄스 그룹 '큐티스(귀염둥이들)'을 결성하여 댄스 경연대회를 준비하는 내용인데요. 11세 소녀들의 의상과 도발적인 춤이 노골적이고 선정적이라는 비판을 받게 된 것이죠.

문제의 의상


이로 인해 미국에서 넷플릭스 구독 해지율이 증가하고, 정치권에서 '아동 성 착취를 부추긴다'는 비난이 들끓었습니다 . 감독은 '실제 11세 소녀들을 인터뷰 했을 때, 그들은 SNS에서 본 성적 이미지를 따라해 하고 싶었고 그 불편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현실을 영화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넷플릭스 측 또한 '보수적인 가족 전통에 반대하는 소녀가 자유롭게 춤을 추는 이야기이며, 사회로부터 어린 소녀들이 받는 압박감을 보여준 것'이라며 선댄스 영화제 에서 수상한 작품임을 강조했죠.  



그러나 알고리즘은 달랐다

넷플릭스에서 해명은 했지만, <큐티스>에 대한 부담감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리스는 알고리즘을 조정해 '개봉예정', '비슷한 작품', '기타', '인기 검색' 등에 <큐티스>가 뜨지 않게 조치했다네요. 심지어 큐트(Cute)를 검색해도 <큐티스(Cuties)>가 나오지 않도록 했답니다. 


넷플릭스 측은 이번 일에 대하여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최근 트렌스젠더 혐오 발언으로 논란이 된 데이브 샤펠의 <더 클로저>에 대해서는 알고리즘을 조정하지 않기로 한 것을 두고, <큐티스> 때와 비교하며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비난 받던 '아동 성 착취' 이슈와는 달리 이번 '트랜스젠더 혐오' 이슈에는 강경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부분이네요.  


기업의 콘텐츠 추천목록에 '뜬다/안 뜬다'를 가지고 논쟁이 계속되는 것을 보니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대한, 10년이 넘게 계속되던 투명성 논란이 생각납니다. 그 만큼 넷플릭스가 이제는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늘어났다는 증거겠죠. 이러한 논쟁이 소모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큰 힘에는 큰 책임감이 필요한 법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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