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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두 Apr 19. 2018

제일 막막한 자기소개서 지원동기, 나만의 현실적인Tip

인터넷에 나와있는 것 말고. Copyright 2018. 호두.

자기소개서 러쉬시즌에 나를 가장 괴롭혔던 건 바로 지원동기였다.


인사담당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이라는데, 내가 태어날 때부터 한 회사만 바라봤던 것도 아니고 답답할 노릇이었다. 막말로 나의 지원동기란, 그동안의 각종 미디어 매체들로 인해 만들어진 이미지화된 회사들을 추려서, 그 중 멋지고 괜찮은 '이미지'의 회사를 지원하는 것이었다. 무슨 동기씩이나, 솔직히 단어조차도 너무 거창했다. 미쳤다고 한 회사만 지원할 수도 없고 가뜩이나 인사팀 신입사원을 뽑는 곳이 많지 않다보니, 그야말로 지원동기 쓰는 게 자기소개서 쓸 때마다 고역아닌 고역이었다.


보통 자기소개서에서 아래와 같은 질문들이 나오면 모두 다 지원동기를 쓰라는 말이 된다.

1. 본인이 회사를 선택할 때의 기준은 무엇이며, 왜 우리 회사가 그 기준에 적합한지를 기술해주세요.

2. 우리 회사에 지원하게 된 이유와 선택 직무에 본인이 적합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이유 및 근거를 제시해주세요. 등등.

1번의 경우는 '회사에 대한 지원동기'를 물어보는 것이고, 2번의 경우는 '회사 및 직무에 대한 지원동기'를 모두 물어보는 것이 되겠다.



1) 1번처럼 '회사에 대한 지원동기'를 물어보는 질문이더라도, 직무에 대한 지원동기도 함께 썼다. 
   : 작성해야할 글자수가 많을 경우

어차피 뚜렷한 지원동기가 없고 쓸만한 이야기거리도 없었기 때문에 1번의 질문이더라도 2번과 같이 회사 및 직무에 대한 지원동기를 모두 작성하여 칸을 채웠다. 실제로 회사에 대한 지원동기보다 직무에 대한 지원동기를 쓰는 것이 훨씬 편하고 수월했다. 뭐 500자 정도면 어떻게든 작성해보겠는데, 그 이상이라면 당최 쓸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직무에 대한 지원동기를 쓸 때, 그 회사의 채용공고 및 직무소개를 읽고 그것을 최대한 적용해서 작성했다.


2) 그 회사의 각종 행사/이벤트/마케팅 등 관련 어떤 것이든 참여 또는 참석해서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지원할 회사에 지인이 있다던가 아니면 그 어떤 것이든 관련 경험이 있다면 지원동기쓰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단, 나의 어릴 적 이야기나 부모님 이야기는 좀 피하는 것이 좋겠다 : 어렸을 때부터 ㅇㅇㅇ를 보고 자라~, 저희 부모님께서는 항상 ㅇㅇㅇ를 애용하시며~)

하지만 어떠한 연결고리나 소스도 없는 경우, 나는 바로 그 회사 주최 또는 주관의 행사 등을 찾았다.

보통의 B2C회사들은 어떻게든 시장과의 접점을 만들기 마련이라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정말 다양한 이벤트들이 있다. 나의 경험을 예로 들면, 정말 옛날에 H자동차 인턴에 지원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난 당시 솔직히 자동차에 대해 1도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쓸만한 지원동기라고는 '돈 많이 주는 국내 최고의 자동차 회사'라는 뻔한 말밖에 없었다. 그래서 바로 인터넷을 검색해, 가까운 시일에 월드컵경기장에서 축구경기가 있고 그것을 H자동차가 후원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축구장을 방문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H자동차에서 자동차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지원동기쓰는 데 써먹었다. 결과는 합격이었다.


이렇게까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원동기를 만든 이유는, 남들과 차별화시키기 위함이었다. 경험이 없다면 홈페이지나 인터넷에 나와있는 내용을 그대로 옮겨적는 수준밖에 안되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도 자기소개서들을 보면,매출액이며 경쟁사 대비 시장순위가 얼마며 성장률이 몇 %며, 이런 정보들이 천편일률적으로 쓰여져있는 지원자들이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내가 궁금한 것은 이런 정보들이 아니며,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을 지원서를 통해서 알고싶지도 않다. 지원동기라는 항목을 통해 내가 진짜 알고 싶은 것은, 그야말로 우리 회사에 대한 지원자의 관심도이기 때문이다.


3) 경험할 시간도 없고 직무에 대한 지원동기도 별 것 없을 때, 나의 직장관 또는 가치관을 써줬다.

지원서 마감시간은 다가오고 딱히 이 회사에서 하는 행사나 이벤트도 없을 때 나의 직장관을 써줬다. 예를 들어, 내 직장을 선택하는 기준이 '앞으로 20년간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회사'라고 가정하고 첫 문장을 그 사유와 함께 씀으로써 시작했다. 그리고 그 회사의 강점 또는 신기술 등을 찾아서 부합하는 회사가 바로 이 회사라는 식으로 작성했다.

이건 그 자리에 앉아서도 쓸 수 있는 부분이고, 엄밀히 말하자면 다른 지원자와 중복될 수도 있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이야기보다 되려 '나의 직장관/가치관'에 대한 이야기를 더 자세하고 깊게 쓰길 권한다. 왜 나는 '20년'이어야 하는지, 왜 '잠재력'이어야 하는지 등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나만의 스토리말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지원동기는 정말 차별화되어야 한다. 항간에 하는 말처럼, 나도 지원동기를 가장 중요하게 봤다. 이제 지원자들의 수준이나 경험들은 모두 상향평준화된 데다 경험의 우열을 가린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자기소개서를 읽는 시간은 정말 짧다. 전형기간은 정해져있고, 보고해야하는 일정은 맞춰야하고... 이제 나는 거의 기계처럼 쭉 훑고 지나가는 정도인데, 다른 인사담당자들도 나와 똑같을거라 가정한다면 다른 지원자들과 비슷한 내용은 그냥 그렇고 그런 것으로 스쳐지나간다.


 내가 위에 작성한 3가지의 방법들은 모두 회사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나를 '브랜딩'화시키는 작업인 것이다. 힘들더라도 남들과 차별화되는 지원동기를 쓰기 위해서는 적용해볼만하지 않나 나름대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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