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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두 Oct 02. 2018

좋은 회사를 선별하는 방법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일까?

9월초, 본격적인 공채 시즌에 앞서 고민이 있다는 학생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인지 모르겠어요. 묻지마 지원보다는 좋은 회사에 지원하고 싶어요."

"아, 그렇군요. 음... 일단 좋은 회사에 대한 기준이 뭔데요?"

"어... 일단 저와 부모님이 만족할만한 수준의 연봉은 되었으면 하구요. 워라밸도 지켜졌으면 해요. 업무스트레스도 비교적 덜했으면 좋겠어요. 어려우시겠지만 그런 회사를 소개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그런 회사가 있으면 정말 나야말로 가고 싶었다.




1. 좋은 회사를 선별하려면 일단 첫째,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 하나를 정해야 한다.

연봉과 워라밸, 업무 스트레스 등 모든 것들이 충족되는 회사가 분명히 어딘가에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내 주변에서는 '우리 회사 정말 좋다'고 하는 사람 못봤다.


하나씩은 불만족스러운 것들이 있다. 나를 무지막지하게 괴롭히는 상사, 다 괜찮은데 연고지없는 지방에서 외로이 근무하는 것, 일주일에 4번 이상 하는 잦은 회식, 적응할만하면 돌리는 순환근무 등등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그 회사를 다니지 않고서야 알 수가 없는 요소들이 비일비재하다.


적어도 입사 후, '아 내가 왜 이런 회사에 들어왔지'라는 후회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나만의 '회사가치'를 하나 만들어야 한다. 


나같은 경우는 그것이 바로 '연봉'이었다. 무조건 돈 많이 주는 회사로 가고 싶었고 그것이 지원회사를 선택하는 1순위였다. 그로 인해 입사 후 다른 불만족스러운 일들,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겨도 어차피 내가 택한 길에 책임을 진다는 생각으로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



2. 여러 경로를 통해, 그 가치를 충족하는 회사들을 찾아본다.


☞ 잡플래닛 (www.jobplanet.co.kr)

- 장점 : 전/현직원이 남기는 상당한 신뢰도의 기업리뷰

- 단점 : 나도 글을 써야 볼 수 있는 기브앤테이크식 운영 (그럼 학생들은 어떻게?)

            회사규모에 따라 기업리뷰가 없거나 부족한 경우 多

            수익성 창출을 위해 기업서비스를 개설하고 채용공고를 올리는 등 기업친화적 성격을 보이고 있음 

            (which is 리뷰에 대한 필터 등이 걱정스러움)


경력사원을 채용하고 나서, 이 사이트에 나와있는 이야기들이 진짜냐고 물어본 적이 종종 있었는데 거의 맞다고 답변하는 것을 보고 신뢰도가 올라간 편이다. 연봉이나 복리후생 정보 등은 정확도가 낮은 편이고 그나마 이용할 수 있는 정보는 기업리뷰뿐이다.

나 역시 글을 써야 기업리뷰 조회 권한이 주어진다고 알고 있는데 그럼 취준생들은 어떻게 글을 볼 수 있나 싶다. 보니까 소속 학교가 제휴 대학이면 무료로 글을 볼 수 있는 것 같고, 아니면 열람권 구매로 가능한 듯한데 이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 크레딧잡 (kreditjob.com)

- 장점 : 거의 정확한 연봉 액수, 입/퇴사자 수, 임직원 수

- 단점 : 연봉 구성항목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려줄 필요가 있다.

           '사업장 검색 불가 요청'을 하는 기업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동기가 호들갑을 떨길래 반신반의로 우리 회사 이름을 쳐보고 깜짝 놀랐다. 회사 분위기상 절대 연봉정보를 외부에 발설하고 있지 않고 있는데 이 사이트에서는 거의 90% 이상의 정확도로 액수를 맞춰내고 있었다. 입/퇴사자 숫자나 임직원 수 등 수치적인 정보들에서 특히 놀라웠다.

2016년 9월에 출시된 크레딧잡은 국민연금 납부 정보를 기반으로 한다.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아주 민감하고도 창의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그 때문인지 한 때 국민연금 측에서 일시 중단을 요청해 서비스가 잠정 중단된 적이 있었으나 다시 부활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면 사이트에 나와있는 연봉 액수에 대해, 그 구성항목 역시 조금은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부분이다. 연봉이란 보통 기본급, 그리고 거기에 성과급, 혹은 각종 수당들(야근수당, 특근수당 등)로 이루어지기 마련인데, 기본급을 제외하고는 변동성있는 금액이라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연도별 연봉 변화추이 등을 그래프 형태로 보여준다면 이 아쉬운 부분을 좀 만회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 알리오 (www.alio.go.kr)

- 장점 : 공공기관의 모든 것 (복리후생 종류, 휴가, 퇴직금 기준 등까지)

           최근 잡알리오(job.alio.go.kr)가 별도 신설되어 채용 관련 정보가 더 풍부해짐

- 단점 : 규모가 작은 공공기관은 리스트에 없는 경우가 많음

           기관별로 공개한 정보범위에 대한 차이가 존재함


공공데이터라는 특성 때문에, 공공기관은 사기업보다 보다 상세한 정보를 폭넓게 알 수 있다. 알리오는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으로, 신입사원 초임이나 퇴직금 산정기준 같은 민감한 정보부터 시작해서 복리후생 종류, 지급기준 같은 알기 힘든 내용의 정보까지 조회가 가능하다.

단, 규모가 작거나 비주류(?)의 기관은 조회가 안되는 경우가 많고 기관별로 공개한 정보들에 차이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 캐치 (www.catch.co.kr)

- 장점 : 보기쉽게 정리된 기업분석 리포트, 각종 진단리포트들 (기업적합도, 선호직무탐색, 조직인성 등)

- 단점 : 기업분석 리포트의 경우 흩어져있는 공개정보들을 모아놓은 수준 (내부정보까지는 담겨있지 않음)

            기업적합도 진단의 경우, 설정되어 있는 기업들에 한해서만 가능

            진단결과에 대한 신뢰여부는 본인 판단에 따름


위 사이트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취업정보페이지. '알짜기업 숨은정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표방하며 기업평판이라는 게시판을 통해 기업문화라든가 회사 분위기 등을 쉽게 볼 수 있도록 구현했다. 하지만 잡플래닛 대비 가입자가 적고 정보량이 많지 않다.

이 사이트가 차별화하는 것은 '기업분석', 그리고 '진단'이라는 서비스인데, 특히 '기업분석' 레포트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놀라웠다. 조회해보니 흩어져있는 공개정보들을 모아놓은 수준이었지만 여기저기 검색해야 모을 수 있는 정보들을 한눈에 보게 되니 편리했다. 

'진단' 서비스는 외부기관에 위탁하여 회원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제공한다. 기업적합도, 조직인성, 선호직무탐색, NCS취업준비도 등 여러가지 흥미있는 항목들로 구성해놨다. 기업적합도 진단을 예로 들면, 기업들의 핵심가치나 인재상 요건들을 설정해두고 여러 항목들에 대한 자가입력을 통해 적합도를 진단해주는 방식이다. 설정되어있는 기업들에 한해서만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이 단점. 진단결과에 대한 신뢰여부는 본인 판단에 따르겠다. 



이외에도 독취사, 닥치고취업 등의 각종 취업커뮤니티와 코멘토, 블라인드 등의 사이트들이 있다.



3. 선택한 회사들을 기업규모별로 정리한 후 우선순위를 매긴다.

그 가치를 충족하는 회사들을 사이트들을 통해 결정하고 나면 대기업, 중소기업, 공공기관 등 기업규모나 성격별로 리스트를 분류한다. 그리고 각 우선순위를 매겨둔다. 추후 지원 시 제출기간이 중복될 것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좋은'회사란, 본인의 기준이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아무리 내가 회사 욕을 해도, 주변 사람들은 그렇게 돈 많이 주는 회사가
어디있냐면서 만족하고 다니라는 소리만 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나 자신에게 위안하기 위해, 나중에 정말 누구로부터 듣게 된 끝내주게 '좋은' 회사로 이직하기 전까지라도 경력을 쌓기 위해 미리미리 나만의 회사를 선별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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