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 인다
수많은 케이팝 팬들의 관심을 모았던 엠넷(Mnet)의 <로드 투 킹덤> 시리즈의 두 번째 시즌, <로드 투 킹덤 : ACE OF ACE>가 마무리된다. 앞선 시즌의 우승 팀인 더보이즈(THE BOYZ)를 포함하여 베리베리(VERIVERY), 온앤오프(ONF) 등 여러 출연팀이 화재성을 모으는 계기가 되었던 프로그램이다. 이번 <로드 투 킹덤 : ACE OF ACE> 역시 어떤 팀에게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또 다른 팀에게는 지금까지 걸어온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분명한 증명이 되어주었다.
본 칼럼에서는 <로드 투 킹덤 : ACE OF ACE>이 지난 시즌과 비교하여 갖는 가장 큰 특징, ‘ACE’(이하 에이스)라는 개념에 집중해보고자 한다. 과연 <로드 투 킹덤 : ACE OF ACE>가 정의한 에이스란 무엇이며, 출연팀들은 이를 어떻게 보여주었을까? 지금부터 하나하나 짚어나가 보도록 하자.
1. ACE, 에이스
한때, 케이팝에 있어서 팀이 무조건 우선시 되던 시절이 있었다. 특정 멤버를 최애라고 직접 언급하는 것조차 터부시 되어 ‘조금 더 아낀다’는 식으로 언급하던 옛날의 이야기다. 하지만 세대를 거치며 케이팝은 점차 개인을 앞세우는 전략을 취하게 되었다. 24명의 멤버들을 다양하게 조합하며 유닛으로 활동하는 트리플에스(tripleS), 데뷔 앨범부터 각자 솔로곡을 수록한 키스오브라이프(KISS OF LIFE) 등이 그 예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비단 소속사의 전략뿐만이 아니다. <엠카운트다운>의 MC를 맡으며 최선을 다하는 긍정적인 면모가 부각된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의 명재현, 틱톡에서 마무시 챌린지가 화제를 모으며 다수 언급된 피원하모니(P1Harmony)의 인탁, 기호는 케이팝 팬들이 먼저 개인을 호명한 케이스이다.
이러한 흐름을 의식하듯, <로드 투 킹덤 : ACE OF ACE>는 각자가 경연마다 선정한 자신의 팀을 대표할 수 있는 멤버인 에이스를 강조하였다. 매 경연마다 완전체 무대인 팀 배틀과 함께 에이스를 따로 평가하는 에이스 배틀을 함께 진행하였다. 또한, 이러한 에이스 배틀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평가전 에이스 배틀 최하위 팀은 완전체 무대를 아예 선보일 수 없었고, 1차전에서 공동 1등이 발생하자 에이스 배틀을 통해 1위 팀을 선정하였으며, 2차전 이후로는 두 팀의 탈락 후보 중 탈락 팀을 결정하는 것 역시 에이스 배틀이었다. <로드 투 킹덤 : ACE OF ACE>가 에이스를 중요한 요소로 내세운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연을 거치며 <로드 투 킹덤 : ACE OF ACE>가 보여준 케이팝 아이돌 그룹의 에이스가 갖춰야 할 조건은 무엇일까?
2. 에이스, 올라운더
평가전 에이스 배틀은 에이스 멤버의 솔로 무대였고, 팀 배틀에 앞서 진행되었다. 또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에이스 배틀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팀은 완전체 무대를 선보일 수 없었으므로 상당한 부담을 주는 무대였다. 우리는 이러한 에이스 배틀이 솔로 무대라는 점에 집중해야 한다. 평가전의 에이스 멤버는 팀을 대표하여 무대 하나를 오롯이 꾸며야 했고, 그렇기에 무대 장악력이 있는 올라운더의 모습이 필요했다.
대부분의 에이스들이 퍼포먼스로만 꾸민 무대를 준비한 와중에, 마이크도 활용한 두 에이스의 무대가 특히 눈에 띄었다. 더뉴식스(THE NEW SIX)의 천준혁은 우즈(WOODZ)의 히트곡 ‘Drowning’을 퍼포먼스와 결합하여 선보였다. 활동을 중단했다가 복귀한 자신의 이야기와 연관지어 호소력 있게 펼친 무대는 큰 호응을 받았다. 퍼포먼스에 뒤지지 않는 뛰어난 보컬 실력이 뒷받침이 된 결과였다.
또한, 유나이트(YOUNITE)의 데이는 랩을 선보였다. 직접 적은 가사로 <로드 투 킹덤 : ACE OF ACE>에 출전하는 심정을 솔직하게 담아냈고, 데이의 무대는 '난 챙겨야겠어 내 뒤에 있는 가족'이라는 강렬한 한 줄로 프로그램 내내 회자되는 명언으로 남았다. 두 무대의 공통점은 단순히 춤뿐만 아니라 보컬, 그리고 랩 실력까지 함께 담아냈다는 점이다. 올라운더로서의 면모를 당당히 보여준 두 에이스의 무대는 아낌 없는 박수를 받았다.
3. 에이스, 콘셉트 장인
1차전은 ‘VS’라는 주제로, 기존 유명 아이돌의 곡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색으로 재탄생시켜야 하는 커버 경연이었다. 그러므로 1차전의 에이스는 원곡의 매력과 본인들의 강점을 완벽히 흡수하여 표현하는 콘셉트 장인이 되어야 했다.
템페스트(TEMPEST)는 경연곡인 스트레이키즈(StrayKids)의 ‘MANIAC’이 가진 매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체 오디션을 진행하였다. 템페스트가 꼽은 ‘MANIAC’의 핵심은 스트레이키즈의 멤버 필릭스가 가진 매력적인 저음이었다. 확실히, ‘MANIAC’ 원곡의 무대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뇌리에 박힐 포인트를 놓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선정된 에이스인 루는 템페스트의 래퍼로, 필릭스와 포지션도 동일하며 역시나 매력적인 저음을 가진 멤버였다. 경연곡과 멤버의 매력을 모두 알고 있어야 내릴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이었다.
1차전 에이스 배틀의 1위는 원어스(ONEUS)의 환웅에게 돌아갔다. 환웅은 평가전에 이어 2연속 에이스 배틀 1위를 거머쥔 ‘최강의 에이스’라고 할 수 있었다. 역시나 1차전에서도 곡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압도적인 춤 실력이 뚜렷이 드러났다.
콘셉트 장인으로서의 에이스에 대한 요구는 3차전에서도 이어졌다. ‘Water’와 ‘Fire’라는 두 개의 주제로 각 팀의 에이스들이 새로운 팀이 되어 무대를 꾸미는 것이 에이스 배틀의 내용이었다. 3차전 에이스 배틀의 게임 체인저는 ‘히든 파트’였다. 앞서 멤버들에게 공개한 파트 분배 이외에 청중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히든 파트를 분배하겠다고 발표햔 것이다. 이를 위해 각 팀의 에이스들은 자신이 ‘Water’, 그리고 ‘Fire’라는 콘셉트를 얼마나 잘 표현해낼 수 있는지 짧은 퍼포먼스로 보여주었다.
4. 에이스, 케미
2차전은 에이스를 두 명 선정했다. 이 둘이 어떤 시너지를 보여주는지가 중요했다. 크래비티(CRAVITY)는 두 명의 에이스로 민희와 태영을 내세웠다. 이들은 자신만의 색이 뚜렷한 퍼포머로서, 크래비티가 자신들의 팀이 가진 정체성을 보여주는 곡으로 선정한 ‘Love or Die’의 킬링 파트를 맡고 있던 멤버들이다. <로드 투 킹덤 : ACE OF ACE>에 출연하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크래비티의 무대에서는, 그 스토리뿐만 아니라 각자의 파트를 전체를 물들인 두 에이스의 시너지 역시 돋보였다. 이를 통해 크래비티는 팀 배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더크루원(The CrewOne) 역시 두 에이스의 시너지를 성공적으로 보여주었다. 더크루원은 저스트비(JUST B)와 에이티비오(ATBO)가 연합하여 결성한 팀으로, 그렇기에 하나의 팀으로 활동을 시작하여 서사를 쌓아온 다른 팀들에 비해 그 정체성을 결정하는 데에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퍼포먼스에 강점이 있는 준석과 임지민을 에이스로 선정하고, 각 팀의 대표곡을 매쉬업한다는 돌파구를 찾아냈다. 여기에 유명한 콘셉트인 해리포터의 설정을 더해 눈을 사로잡는 마술의 요소를 활용하여 화려한 무대를 만들어냈다. 관중들뿐만 아니라 대기실에서 무대를 지켜보던 다른 경연팀들도 쉼 없이 감탄을 자아낼 정도였다. 또한 더크루원의 두 에이스는 탈락팀을 결정하는 에이스 배틀에서 승리하여 팀을 구해내기도 했다. 두 명의 에이스가 보여준 케미스트리의 힘이었다.
<로드 투 킹덤 : ACE OF ACE>는 승패를 떠나, 각 팀이 마음껏 원하는 무대를 선보이는 현장이 되어주고 있다. 경연팀들은 각자 자신의 색과 매력으로 멋진 퍼포먼스를 꾸미고, 케이팝 팬들에게는 각 팀의 ‘에이스’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된다. 이러한 <로드 투 킹덤 : ACE OF ACE>는 이제 파이널 경연만을 남겨두고 있다.
팀과 에이스, 에이스와 팀. 무엇이 선행되는지는 각자 생각하기 나름일 것이다. 어떤 팀은 에이스를 앞세워 이름을 알리고, 또 어떤 팀은 팬이 되고 나서야 그 팀의 에이스가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팬들 사이에서도 우리 팀의 에이스가 누구인지 의견이 분분한 경우도 있다. 케이팝 시장과 팬덤의 분위기가 변화하며 ‘에이스’의 의미와 중요성도 점차 부상하는 중이다. 앞으로도 모두의 눈에 띄는 ‘에이스’가 다수 등장하길 바라본다.
* 본 글은 아이돌레 웹진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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