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죽이네 pedal to the hell~!
* WRITER. 어니언씨
지난 4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에디터의 지갑을 털어갔던 그룹이 있다. 그 이름은 바로바로바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저번 글에서 남겼던 것처럼 에디터는 4월, <Closed ♭eta: v6.0> 콘서트에서 처음으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실물과 무대를 영접했고 그대로 사랑에 빠져 이후에 있던 <Closed ♭eta: v6.1>부터 <Closed ♭eta: v6.4>까지 모든 콘서트에 가는, 빌런즈(엑스디너리 히어로즈 팬덤 명)가 되어 버렸다. Closed ♭eta 콘서트가 모두 끝나고 이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싶었던 그때! 곧바로 다음 콘서트인 <LIVE and FALL> 공지가 떴다. 콘서트가 두 달이나 남았는데 티켓팅 공지를 띄우는 JYP. 이것 뭐예요? 어쨌든 2024년 일 년 내내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와 함께하는 삶을 살았던 만큼, 올해의 마지막 글로 이번 <LIVE and FALL> 콘서트 후기를 남기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부터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와 함께 콘서트라는 거대한 우주로 함께 빠져보자.
참고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라는 긴 이름 대신 엑디즈로 줄여 작성할 예정이며 첫 콘서트와 마지막 콘서트를 다녀와 두 날의 무대를 중심으로 후기를 써 내려가려 한다.
콘서트 시작이 7시인데 아침 11시에 콘서트장에 도착한 이유? 바로 MD 구매 때문이다. 선배 그룹인 데이식스처럼 꽤 MD 맛집으로 불리는 엑디즈이기에 이번 <LIVE and FALL> 콘서트 MD도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특히 악마 모양의 빌런즈 인형은 안사면 바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귀여웠달까.. 팬 인형도 내줬으니까 이제 멤버들 인형 내놔 스제.
MD 구매를 마치고 카페에 들러 작업을 하다 보니 어느새 콘서트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자리에 앉아 시작을 기다렸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역시 올림픽홀은 시야가 좋다니까! 슬슬 지루해질 참에 공연장에 들리던 노랫소리가 점점 커졌고 그에 맞춰 에디터의 심장 박동도 점점 빨라졌다.
첫 무대는 빌런즈면 누구나 예상했을 ‘XH_WORLD_75’였다. 우선 엑디즈는 ‘Closed ♭eta’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앨범을 발매하면서 악기를 중점으로 한 인스트를 한 곡씩 포함시켰다. ’XH_winds_75’는 기타, ’XH_sand_75’는 베이스, ‘XH_waves_75’는 키보드, ‘XH_stone_75’는 드럼과 세션을, 이렇게 차례대로 악기를 얹고 얹어 점진적으로 하나의 곡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표현했다. 이렇게 쌓아진 인스트는 [LIVE and FALL] 앨범의 ‘XH_WORLD_75’에 와서 완벽한 하나의 곡으로 만들어졌다. 첫 곡으로 ‘XH_WORLD_75’을 해준다는 건 예상했지만 어떻게 연출할지 궁금하고 기대되었다. 베이스, 키보드, 기타, 신스, 드럼 순으로 악기를 연주하면서 무대가 점점 밝아지는데, 여기에 어딘가 세계수 느낌이 나는 나무 모양의 무대 조형까지 더해져 웅장한 기분까지 들었다.
곧바로 ‘XYMPHONY’와 ‘Break the Brake’이 이어졌는데 여기서 놀랐던 점은 악기를 끊고 다음 곡을 시작한 게 아니라, 두 곡 사이에 연주를 더 얹어서 자연스럽게 다음 곡을 연결했다는 점이었다. 곡이 그렇게 많은데 연주가 더 늘어나면 도대체 어떻게 외우지? 역시 아티스트는 대단하다 싶었다.
‘잠꼬대 Zzz..’도 빼놓고 말할 수 없겠다. 이게 얼마 만에 듣는 잠꼬대인지.. 저번 엑디즈 콘서트 후기에서도 ‘잠꼬대 Zzz..’를 회상하며 칭찬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도 ‘잠꼬대 Zzz..’를 해주다니! 참고로 에디터에게 있어 엑디즈는 ‘기괴함’과 가장 잘 어울리는 밴드였고 그렇기에 앨범 표지부터 요상한 [Overload] 앨범이 엑디즈의 정수를 보여주는 앨범이라고 언제나 생각해 왔다. 캐릭터 가위손이 떠오르는 ‘Hair Cut’, 다크 크리스마스인 ‘X-MAS’ 등 [Overload]에 있는 수록곡을 사랑하는 빌런즈로서 오랜만에 ‘잠꼬대 Zzz..’를 봤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다. 이렇게 [Overload]만 기다리는 팬이 있다는 걸 잘 보고, ’Ghost’, ‘Crack in the mirror’ 등 [Overload] 수록곡을 빠른 시일 내에 석방해 주길 바란다. Please Please Please..
‘iNSTEAD!’도 빠질 수 없겠다. 해당 노래는 윤도현 선생님이 피처링에 참여한 곡인데 이번 콘서트의 마지막 날에 실제로 강림해 직접 노래를 불러 주셨다! <Closed ♭eta: v6.4>에서도 윤도현 선생님이 등장하셨지만, 마지막 콘서트만 오셔서 핸드폰으로 보며 눈물을 흘렸는데 <LIVE and FALL> 콘서트에서 윤도현 선생님과 함께하는 ‘iNSTEAD!’를 볼 수 있어서 너무X100 좋았다. 혼자 열심히 불렀던 그로울링이 부끄러워질 만큼 완벽한 천둥 호랑이 그로울링을 보여주셔서 그저 넋 놓고 바라볼 뿐이었다. 콘서트에서 엑디즈가 YB 메탈 앨범의 피처링에 참여했다고 밝혔는데, 과연 어떤 곡이 탄생할지 기대된다.
콘서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을 뽑으라고 한다면 멤버들의 솔로 연주와 소감을 뽑을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이번 콘서트에는 팬들을 기절시켰다고 봐도 무방한 멤버들의 솔로 연주가 있었다. 건일은 ‘Man in the Box’, 정수는 ‘Freakin’ Bad’를, 가온은 ‘Paint It’, 오드는 ’Sucker Punch!’를 준한은 ‘PLUTO’, 주연은 ‘Walking to the Moon’을 악기 솔로로 보여주었는데, 6개의 솔로 무대 중에서 건일의 ‘Man in the Box’, 오드의 ’Sucker Punch!’, 주연의 ‘Walking to the Moon’은 말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겠다.
우선 건일. ‘Man in the Box’ 무대가 전부 끝난 후 장장 2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건일의 폭발적인 드럼 솔로가 이어졌다. 다른 멤버들의 솔로 무대가 30초에서 1분 정도였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정말 긴 시간이었고, 더 놀라운 점은 이 솔로 무대 이후 곧바로 ‘iNSTEAD!’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iNSTEAD!’가 더블 페달을 사용하는 곡이라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데도 불구하고 이 노래 앞에 2분 간의 긴 드럼 솔로를 배치했다니. 해당 무대를 보고 팬들 사이에서 ‘건일이 왜 버클리 음대 밖에 못 갔지’라는 말이 돌았는데, 과장이 아니라 정말로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는 무대였다. 건일이는 힘들겠지만 ’Man in the Box - 솔로 - iNSTEAD!’ 이렇게 구건일 학대 구간이라 불리는 무대를 앞으로도 계속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은 오드의 ’Sucker Punch!’. 이 솔로 무대가 너무 소중했던 이유는 키타(키보드 + 기타)가 사용된 무대였기 때문이다. 키보드 멤버는 기타 멤버와 달리 무대 붙박이가 될 수밖에 없는데, 이 한계를 키타를 이용해 완벽하게 극복한 오드였다. 돌출로 뚜벅뚜벅 나와 키보드를 치는데 밴드 콘서트에서 오랜만에 보는 키타라 정말 감격스러웠고 그걸 치는 멤버가 오드라 더더 감격스러웠다. 오드의 경우 밴드가 아닌 아이돌로 연습생을 시작한 멤버라 엑디즈 중에서 가장 퍼포먼스적인 부분에 장점을 가진 멤버라고 느꼈는데, 이런 장점을 완벽하게 ’Sucker Punch!’ 무대에서 풀어낸 것 같았다. 키보드에 붙어 있으면서 쌓였던 한을 푸는 느낌도 들어서 개인적으로 이번 콘서트 무대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무대라고 말하고 싶다. 이 벅참을 참을 수 없어서 영상도 가져왔으니 꼭 봐주시길.
마지막으로 주연의 ‘Walking to the Moon’이다. 무대의 중간이나 끝에 솔로 무대를 넣은 다른 멤버들과 달리 주연은 ‘Walking to the Moon’의 시작을 솔로로 보여주었다. 특히 이번 베이스 솔로는 재즈 스타일로 편곡해 들려주었는데, 둥당거리는 저음의 베이스와 재즈 흐름이 우주를 이야기하는 ‘Walking to the Moon’과 너무나 잘 어울려서 소감 때도 울지 않은 에디터 눈에 눈물이 살짝 고였다죠.. 특히 베이스 솔로가 끝나고 주연이 손을 까딱이며 ‘Hey!’라고 외치는데, 이 외침이 눈을 감긴 채 빌런즈를 우주에 데려다 놓고서는 눈을 확 뜨게 하는 느낌이라, 해당 부분에서 도저히 말로 표현하지 못할 감동이 찾아왔다.
이주연 너 엑디즈 멤버야, 우주 비행선 조종사야!
엑디즈 멤버…?
조종사잖아! 지금 네가 빌런즈를 우주로 데려다줬잖아!!!
그리고 콘서트에서 빠질 수 없는 콘서트 소감 시간. 특히 멤버 준한의 소감이 에디터의 마음에 깊이 다가왔다. “사실 이전까지 팬들이 무서웠다. (생략) 그런데 지금은 팬들이 주는 사랑을 오롯이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라는 준한의 소감이 들렸는데, 1년 동안 준한을 보면서 ‘데뷔한 지 꽤 됐는데 아직도 팬들을 낯설어하네?’라고 생각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놀란, 아주 솔직한 소감이었다. 팬이든 기타든 무대든 준한이 가졌던 생각들을 정리하고 그걸 자연스럽게 남에게 내보이게 됐다는 점이 기특했다. 빌런즈가 된지 얼마 되지 않은 에디터조차 엄청난 감동에 휩싸였는데, 준한을 오랫동안 봐온 팬들은 얼마나 더 감동이었을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 준한에게 있어 이 콘서트가 굉장히 큰 전환점이 된 것 같아 앞으로 있을 콘서트에서의 그가 더욱 기대되었다. 준한 말고 소감이 인상 깊었던 멤버를 뽑아보라고 한다면 단연코 리더 건일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 콘서트에서 장장 1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소감을 이어간 건일. 에디터도 촬영을 이어가다가 손이 아파 찍는 걸 포기한 건일. 하지만 그 10분 소감이 리더로서 엑디즈 멤버로서 건일이 가진 생각을 고스란히 전달한 시간이라 준한 소감에 이어 감동의 연속이었다.
엑디즈 덕분에 처음으로 스탠딩의 맛을 깨닫고, 한 달에 두세번씩 머리를 감싸 쥐며 티켓팅을 하고, 더 좋은 자리에서 보겠다고 예매 창을 들락날락하는 등 정말 1년 한 해를 온전히 엑디즈에게 녹여낸 에디터였다. 2024년 엑디즈에게 더 가까워질 수 있어서 아주 행복했다죠. 2025년도 함께 달려봅시다. 기분 죽이네 pedal to the hell~!
* 본 글은 아이돌레 웹진 소유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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