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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I RECORD

아이돌레코드 8월호

아이돌레가 선정한 2025년 상반기 베스트 앨범

by 아이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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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상반기는 대형 신인들의 데뷔와 아이돌 멤버들의 솔로 앨범이 특히 돋보인 시기였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아이돌레 에디터들이 선정한 올 상반기 가장 인상 깊었던 앨범을 소개하고자 한다. 선정 기준은 뮤직비디오, 트랙리스트 구성 등 앨범을 이루는 전반적인 요소를 고려하였다.








| 올데이 프로젝트《FAMOUS》



덕원: 아이돌로서 철저히 기획된 팀을 선호하는 편이라, 취향과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랜만에 ‘멋’을 느낄 수 있는 앨범이었다. 멤버들의 멋스러움이 인위적이지 않고, 각자의 분야에서 쌓아온 노력과 경험에서 비롯된 개성이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한층 돋보이게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본연의 색깔 덕에, 다른 아티스트가 올데이 프로젝트의 곡을 커버하는 모습은 잘 상상되지 않는다. 〈Famous〉, 〈Wicked〉 모두 심심하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Wicked〉는 오히려 미니멀한 구성에서 매력이 느껴졌다. 남녀 멤버가 각각 치고 나오는 파트 분배가 잘 되어 있으며, 멤버 수가 적고 혼성 그룹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멤버들의 음색이 또렷이 구분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미니멀함이 멤버들의 음색을 더욱 돋보였고, 트랙의 여백을 멤버들이 채워줌으로써 곡의 완성도 또한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Famous〉 뮤직비디오는 이 앨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 것 같다. 공개 직후 큰 화제를 모았는데, 화면 전환이나 CG 등 볼거리가 풍부한 연출이 곡의 댄서블한 성격을 돋보였다고 생각한다. 감각적인 요소들로 채워진 연출이 브랜드 필름처럼 보이거나, 다소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트렌디하다는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각인시키는 데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프로모션 기간을 따로 두지 않고, 멤버나 뮤직비디오를 몰아치듯 공개한 것이 팀을 빠른 성장세로 올려놓았다고 본다. 테디 프로듀싱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신비주의 전략을 취하는 대신,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대중들을 올며들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Beautiful Mind》

일유: 케이팝과 헤비 록의 융합이 인상적인 앨범이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하드 록과 펑크 사운드를 선보인 팀이다. 초창기에는 악동 콘셉트를 내세우며, 전자음 변주가 많은 과감한 록을 주로 선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방향성이 아이돌 그룹과 록 밴드 사이의 균형을 애매하게 만들었다. 반면 《Livelock》 앨범부터는 이 균형이 잡혀가는 느낌을 받았다. 하드 록을 가져가되, 팝 펑크나 록 발라드를 융합하기 시작하면서 전작과 비교했을 때 리스닝의 피로도를 줄였다. 또한 앨범이 담고 있는 메시지가 명확하고, 모든 곡에서 각기 다른 매력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점이 좋았다. 빌런과 히어로 사이의 경계라는 독자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데, 《Livelock》 발매 당시 현실 세계로 돌아왔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대중과의 접점을 모색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이어《Beautiful Mind》에서 음악뿐만 아니라 메시지도 대중적으로 변화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밴드는 분명한 메시지를 가질 때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데, 타이틀곡의 경우 조지오웰의 소설 「1984」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이 알고리즘과 미디어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우리의 가치와 신념이 우리 마음에서 나오는 게 맞는지’를 묻고 있어, 현시대와 시기 상조한 메시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곡 가사는 냉소적이지만, 멜로디는 그와 상반되게 전개된다는 점 또한 이 앨범의 매력이다. 이 같은 결은 수록곡에서도 이어지는데, 의외로 〈Supernatural〉은 따뜻한 가사로 시작하여 무게감을 환기한다. 덕분에 트랙리스트의 완급 조절 또한 빈틈없다는 인상을 받았다.





| 엔하이픈 《DESIRE: UNLEASH》

인다: 엔하이픈은 뱀파이어라는 콘셉트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팀이다. 초반에는 세계관 다크문의 스토리를 충실히 따랐다면, 중반부터는 그 안에서 다양한 변주를 주고 있다. 《DESIRE: UNLEASH》는 욕망과 충동을 키워드로, 뱀파이어가 인간을 사랑할 때 느끼는 이성과 충동 사이의 갈등을 풀어냈다. 뱀파이어 소재를 데뷔 때부터 고수하고 있지만, 매번 다른 콘셉트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그리고 음악적인 측면을 살펴보자면, 앨범의 타이틀곡 〈Bad Desire (With or Without You)〉는 중독성이 강한 노래다. 〈Bite Me〉와 비슷한 결을 가져가면서도, 일레트로닉하고 팝적인 색채를 더해, 엔하이픈 특유의 고급스러움을 살렸다. 뮤직비디오 퀄리티 또한 뛰어나지만, 개인적으로는 수록곡 〈Outside〉의 뮤직비디오를 더 추천하고 싶다. 카메라 워킹에서 신선한 시도들이 돋보였고, 화면 전환 방식도 섬세하다. 하지만 이 앨범이 명반이라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트랙리스트 구성에 있다. 클럽 분위기의 EDM 곡 〈Flashover〉로 시작해, 〈Bad Desire (With or Without You)〉로 bpm을 낮췄다가, 〈Outside〉가 나오고, 〈Loose〉로 다시 느릿한 분위기를 가져간다. 이어 팝 록 장르의 〈Helium〉이 분위기를 한번 환기하고, 달달한 노래로 마무리되는 구성은, 트랙리스트의 완급 조절을 철저하게 설계했다는 인상을 준다. 그 중에서도 〈Helium〉은 앨범 전체의 퀄리티를 끌어올린 명곡이다. 일렉 라인이 인상적이며, 멤버 제이가 작사, 작곡에 참여해 팀의 색깔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제이의 참여 비중이 높은 곡으로, 엔하이픈이 앞으로 아티스트로서 더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돋보이기도 했다.





| 마크 《The Firstfruit》

리스: 앨범의 완성도를 생각하면 당연히도 솔로 앨범이 떠오른다. 특히 엔시티 멤버들의 솔로 앨범은 곡 하나하나에 세심하게 신경 쓰고, 수작업으로 곡을 모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티스트가 앨범에 담는 진심과 정성이 퀄리티와 연결된다고 생각하기에, 마크의 솔로 앨범을 선택하게 되었다. 앨범의 좋았던 점은 웹진 <마크가 사랑하는 그는 누구인가>에 이미 작성했기 때문에 참고해 주시면 좋겠다. 반대로 대담에서는 아쉬웠던 점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일단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화제가 된 발레 챌린지이다. 단순 유희로 끝났다면 좋았겠지만, 가요대전 무대에서 발레를 활용한 것을 보고, 공식적인 자리에까지 끌고 온 것이 앨범의 서사를 가볍게 만든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 지수 《AMORTAGE》

차이트: 블랙핑크 DNA를 가장 잘 계승한 솔로 앨범은 지수의 《AMORTAGE》라고 생각한다. 블랙핑크 음악 특유의 동양적인 코드를 빼고, 모던함을 살리면서 저음역을 강화한 점이 눈에 띈다. 블랙핑크 음악이 화려했다면, 지수의 솔로 앨범은 정돈된 결의 클럽뱅어 트랙을 선보였다. 오랜만에 가장 케이팝스러운 앨범이 나왔다고 느꼈다. 또한 앨범의 모든 트랙이 아티스트의 단점을 잘 파악하고, 센스 있게 보완한 세심함이 느껴졌다. 딱딱하고 직선적인 발음과 조음을 커버하기 위해 코러스를 풍부히 배치하고, 베이스를 두껍게 까는 슬랩 하우스를 채택한 점은 탁월했다고 생각한다. 과거 지수가 영어 발음에 대한 지적을 종종 받았었는데, 발음 디자인에 특히 공을 들인 점도 좋았다. 자기 객관화를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던 앨범이다.





| 라이즈 《ODYSSEY》


오드: 다른 요소들을 고려치 않고 음악만 놓고 보면, 대중적으로 좋은 곡이 많은 앨범이다. 많은 팀이 확고한 콘셉트를 밀고 나가지만, 라이즈는 특별히 세계관도 없고 컨셉츄얼한 팀도 아니다. 데뷔 당시 언급했던 ‘이모너셜 팝’ 또한 결국 대중적인 팝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추구 방향이 잘 드러난 앨범이 《ODYSSEY》이다. 앨범 발매까지 라이즈의 공백 기간이 길었는데, SM이 밝힌 계획에 따르면 이조차 의도한 부분이라고 한다. 더불어 일본과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고 언급했는데, 라이즈의 음악은 해외보다는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 수요가 있을 만한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방향성을 다시 세울 필요를 느끼기도 했다. 그럼에도 앨범이 좋았던 이유는 〈Bag Bad Back〉, 〈잉걸 (Ember to Solar)〉 트랙 비디오를 선공개한 전략에 있다. 좋은 곡으로 프로모션을 계획하여, 화제성을 도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하이스쿨 뮤지컬 감성의 〈Fly Up〉을 타이틀로 내세운 선택은 오히려 안정적이면서도 무난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Fly Up〉은 라이즈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기도 하다. 트랙리스트 또한 듣기 편한 이지리스닝 곡들로 구성되어 있어, 전체적인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다. 무난함이 아쉬울 수는 있지만, 오히려 이 점이 라이즈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 제로베이스원 《BLUE PARADISE》

담다디: 《CINEMA PARADISE》의 연장선인 《BLUE PARADISE》는 PARADISE 시리즈의 2부작에 해당한다. 처음으로 선공개된 곡은 〈Doctor! Doctor!〉로, 이토 준지가 작화에 참여하고, 배우 정경호가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여러 화제성과 곡의 높은 퀄리티가 맞물려, 특히 일반 대중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고, 제로베이스원이라는 팀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최근 케이팝에서 ‘그룹색이 옅다’거나 ‘사비(후렴)가 심심하다’라는 평가가 자주 언급되는데, 《BLUE PARADISE》는 이러한 편견을 깨는 앨범이다. 제로베이스원의 상징 색인 파랑을 앨범 소재로 활용하고 있고, 팀명을 이용해 제로베이스원이 0에서 1로 나아가는 과정 속 팬덤 제로즈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언급한다. 영원히 함께 할 것과, 함께한 시간을 기억하자는 서바이벌 팀 특유의 서사를 콘셉트와 가사에 녹여내어, 제로베이스원만의 개성을 탄탄히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곡 퀄리티도 또한 높다. 선공개 곡과 타이틀곡을 제외한 단체곡은 하나뿐이지만, 타이틀곡 〈BLUE〉가 청량했다면 〈Devil Game〉은 섹시한 콘셉트로 대비감을 주었다. 유닛 곡 세 곡도 록 장르, 보컬 강조, 트렌디함, 각기 다른 매력으로 승부하고 있다. 특히 멤버 구성이 팬들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메인보컬인 김태래가 록 스타일의 곡을 맡고, 막내 한유진이 섹시한 곡을 소화하는 등 한 앨범에서 다양한 매력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프로모션 또한 다른 때보다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성공적인 선공개와 적극적인 프로모션 덕분에 앨범 발매와 동시에 제로베이스원의 인기가 맞물리기도 했다. 무엇보다 앨범의 성공을 자부하는 이유는 처음으로 빌보드 차트 4개 부문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팬이 아닌 입장에서도 잘 만들어진 앨범임을 입증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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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아이돌레 웹진 소유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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