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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ing Choenghee Mar 21. 2024

딸이 웃으며 날 보고 손을 흔들었다

엄마가 점점 되어가는 중이다

 딸이 어린이집을 다닌 지 3주가 다 되어 간다. 어제 아침에도 어김없이 딸을 데리고 어린이집을 향했다. 어린이집 문 앞에서 담임 선생님을 호출하여 선생님이 나오시기를 기다렸다.


 인사성 밝은 딸은 담임 선생님을 보자마자 밝은 미소를 지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안녕하세요' 인사하는 중이다. 선생님도 딸에게 "OO이 왔어~ 안녕~" 인사하셨고, "이제 엄마 OO이 다녀오겠습니다~ 하자"며 딸에게 엄마인 나를 향한 인사를 시키셨다.


 처음으로 딸이 전혀 울지 않고 밝게 웃으면서 나를 보고 손을 흔들었다. '엄마 안녕~ 다녀올게~' 인사를 하는 것일 테다. 




 엄마와의 헤어짐을 바로 앞에 두고 그렇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는 딸이 기특했다. 그렇지만 한편 서운하기도 했다.


 '벌써 딸이 나에게서 멀어져 가는 느낌이다.'

 '딸이 내가 없는 공간과 시간을 아무렇지 않게 지낼 수 있다.'

 '벌써 딸이 독립하는 느낌이 든다.'


 부모는 자식을 독립적인 한 인간으로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키워야 한다고 했다. 이성적으로 알고 있지만 감정이 거기에 발맞춰가기에는 속도가 느린 듯하다. 자식을 낳았지만 아직 엄마는 어리다.




 어린 엄마가 나이가 들어갈수록 성숙해지면 감정도 단단해질까

 딸이 점점 나로부터 멀어져 감을 느낄 때

 자신 스스로 독립적으로 살아가려는 자유를 원할 때

 딸의 자립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품에서 내보낼 수 있을까


 그 답은 아직 모르지만 애써 묵묵히 받아들여야 함을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어제처럼 그 멀어짐의 순간들이

 섭섭할 수 있겠지만 기특함을 더 크게 안아야 함을

 알겠다. 그것만은.


잠투정으로, 감기로 울다가도 어린이집 앞까지 가 선생님과 친구들만 보면 울음을 뚝 그친다. 그만큼 딸은 어린이집에서의 시간들을 좋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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