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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ing Choenghee Mar 22. 2024

해리포터를 놓아주어야 하는가

Miriam Margolyes가 이제 그만하라는데


 흥미로운 기사 하나를 읽었다. 왜 흥미롭냐 하면 나는 해리포터 팬이기 때문이다. 기사 내용을 아주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Miriam Margolyes라는 배우는 "성인이라면 이제 그만 해리포터에서 빠져나와라. 어른들만이 즐길 수 있는 재미와 흥미를 즐겨라. 해리포터는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이 기사를 읽다 그녀가 말한 위의 내용 부분을 읽자마자 머릿속에 든 생각은 '하... 왜 그러시지... 꼰ㄷ...ㅐ신가...'. 심지어 그녀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에서 포모나 스프라우트(Pomona Sprout) 교수로 출연했던 배우다. 




 기사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녀의 발언 이후로 해리포터 팬들, 비평가들이 저마다 자신들만의 의견을 내놓았다. 


 예를 들면, 30대 초반에 해리포터 관련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인스타에서 활동을 시작한 Jennifer Peiro와 Hector Garcia는 성인으로서 친구들을 만들기 쉽지 않았는데 이 계정으로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연결될 수 있었고, 성인이 된 이후의 삶에서 가장 보람되고 힐링이 되는 것들 중 하나라고 했다. 이와 비슷하게 해리포터가 우울하고 암울할 때 위로가 되었다는 해리포터 팬들도 다수였다. 


 32살인 Rachel Parker는 웨딩 파트너인데 너드함을 주제로 한 결혼식을 잘 기획한다고. 또, 매해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을 즐기러 디즈니 테마파크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매해 만화 등장인물을 따라 해 옷을 입고 만화책 컨벤션(Comicon)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수도 15만이 넘는다고 한다. 


 또 다른 32살, Maddi Harwood는 내가 해리포터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자주 놀림과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가장 악질의 괴롭힘은('Worst kind of bully') 누군가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을 가지고 그 사람을 놀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비평가 Victoria Luxford는 "우리는 음악이나 스포츠에 대해서는 어른이니 그만 응원하고 들으라고 하지 않는다. 영화라고 다를까?"


 어떤 해리포터 팬들은 해리포터는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항변한다. 몇 가지 이유를 예로 들어보면, 34살인 Kelly Komar은 마법 세계의 이면에 다음과 같은 현실 세계의 쟁점들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전쟁의 비용, 불경기, 인종차별, 희생, 정부 부패 같은. 


 또, Ioannis Karellis는 좀 더 높은 차원에서 해리포터 이야기는 인종차별주의의 독재자가 그의 추종자들과 계속적으로 반대파들을 고문하고 살인하며 정치권력을 무력으로 얻어 그들의 세계관을 사람들에게 주입하려는 것이라고 하며 명백하게 해리포터는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했다. 


 26살로 정기적으로 해리포터를 다시 읽는 어떤 이는 볼드모트가 진정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과 두려움으로 누구도 반박할 수 없을 때까지 볼드모트의 존재를 부정하는 정부 부처는 우리 정부가 코로나 19에 대응하던 방식과 결이 같다고.

 



 기사를 읽으며 배우 Miriam Margolyes의 말에 반감이 들며 위 사람들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할 수밖에 없었다. 


 나에게 해리포터는 좀 더 특별하다. 중학생 때 처음 읽게 된 해리포터 책으로 영어와 영국과 영어교사가 되겠다는 나의 꿈에 진지한 관심과 열정이 생겨버렸으니까.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해리포터. 30대라고, 해리포터는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고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해리포터를 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요즘 해리포터를 원서로 다시 읽으며 복직 후 학생들을 위한 수업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표현과 문장들을 모으고 있기까지 하다. 그리고 미래에는 딸과 함께 읽고 해리포터에 대해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 생각만 해도 즐겁고 재미있을 것 같다. 이쯤되면 해리포터는 이제 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찾는 고전이지 않을까. 


 읽을 때마다 해리포터의 마법 세계에 쏙 빠져 읽던 나의 중학교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에 매번 즐겁다. 또, 읽을수록 새로운 의미와 해석이 떠오르곤 해서 메모할 게 한 두 개가 아니다. 학교나 더 크게는 사회에서 발견되는 문제들에 적용되는 경우도 많다. 나에게는 어른이 된 이후에도, 교사가 된 이후에도 놓을 수 없는 책이다. 어릴 적 그저 재미있어서 읽게 된 해리포터는 재미를 넘어 나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어른이 되어서도, 30대임에도 놓을 수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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