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린 시절의 찬란함을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서러움과 먹먹함을Adele의 묵직한 목소리와 함께 실감하게 된다.
가사의 일부분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Can I have a moment before i go? Cause I've been by myself all night long
Hopping you're someone i used to know, you lool like a movie, you sound like a song,
My God, this reminds me of when we were young. Let me Photograph you in this light. in case it is the last time.'
'내가 떠나기 전에 잠시 시간을 내줄 수 있어? 난 이 밤 내내 홀로 있었기에, 내가 알았던
너였기를 바라면서, 넌 영화와 같고, 넌 노래와 같아.
정말, 우리가 어렸을 때를 생각나게 해.
이 빛에서 네 사진을 찍을 게.
혹시 마지막일 수도 있으니까'
아주 그냥 화려하고 맨날 터져대던 그 시절
20대 후반의 Adele이 보기에는 50 무렵은 인생의 황혼이라고 생각했던 거 같다.
그들이 모여 찬란한 날을 노래하는 느낌이라니.
나에게 있어서 그 나이는 1월의 어느 날에 언젠가 다가올 11월에 대한 염려처럼 당장은 아니지만 그리 멀지 않은 어떤 시기이다. 삶을 마무리하고 과거를 추억하기에는 해결되지 않고 감당해야 할 나날들의 무게가 만만치 않고 그렇다고 난 지금이 한창이야라고 세상에 외치기에는 내면의 쑥스러움과 외부의 동정을 감당하기 힘든 연령대다.
노래의 가사처럼 과거 동경했던
그녀 혹은 그를 만나 눈부셔하기에는
어쩔 수 없이 주목하게 되는 상대방의 주름에
새겨져 있는 세월의 서글픔을 외면하기 힘들 것이다.
설레기에는 세상에 대해 너무 많이 알아버린
나이이기도 하고...
난 장례식장에서 어린 시절,
정말 어린 시절의 첫사랑을 만난 적이 있다.
심지어 그 장례식장은 그녀 아버지의 장례식장이었다.
(거길 내가 왜 가게 되었는지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겠다.
딱히 드라마틱한 서사가 있는 것은 아니다. )
오랜만에 그녀를 보게 된다는 생각에 어찌
설레지 않았을까?
물론 그건 중년의 속된 설렘이라기보다는 Adele 노래의 가사 같은 아름다웠던시절의 재림, 혹은 그 시절에 페어링 되어 있는 감정에 대한 동경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를 만났다.
첫사랑은 추억 속에 간직해야 된다는 건 꽤 높은 확률로 상당한 경우에 옳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녀와 대면하는 순간 다소 들떠 있던
나의 감정은 충분히 진정되었고
오로지 고인을 추모하는 데 열중할 수 있었다.
젊은 시절이 아름답지 않은 건 아니겠지만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흘러도
마냥 반짝이는 마음으로 가벼운 스텝을 밟으며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시기는
그렇게 쉽게 허락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Adele은 오히려 지금이 젊어 보이는 듯
'when we were young'에 대한 상념들의
연쇄적인 정렬 속에서
아내의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Adele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노래에 녹여낸 가사와 그녀의 목소리가 만들어내는 울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