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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철 Sep 04. 2016

이채언루트 - Run

이채언루트를 통해 보는 ‘더하기’와‘빼기’에 대한 이야기

2016.09.04 네이버 온스테이지 리뷰


가사가 없는 노래는 정말 인기가 없을까?

보컬은 필수일까?

밴드의 사운드를 확장하려면 기타를, 키보드를 충원해야하나?

큰 무대에서 악기 하나로는 너무 허전할까?


이채언루트를 통해 보는 '더하기'와 '빼기'에 대한 이야기다.

이채언루트는 ‘바이올린과 베이스’라는무기를 손에 쥐고도 보컬을 더했다. 더했다는 표현을 쓴 건 이전까지 노래를 불러본 적이 없었던 강이채가 바이올린 연주에 보컬까지 소화했기 때문이다. 물론 강이채는 좋은 목소리를 가졌다. 그녀 속에 숨어있던 보컬의 재능은 이채언루트에 새로운 색을 더했다.

또 우리는 강이채라는 새로운 싱어송라이터를 만나게 됐다.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도 많았고 기타나 피아노를 치는 싱어송라이터는 흔했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싱어송라이터는 강이채가 처음이다.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빼기’에 대한 이야기다.

이채언루트의 데뷔 EP [Madeline]을 보면 6곡 중 5곡에는 보컬이 있지만 ‘Run’은 연주곡이다. 바이올린과 베이스, 드럼이 함께 했다. 앨범에 있는 다른 곡과 분위기도 확연히 다르다. 다른 노래들이 감성 전달에 무게를 뒀다면, ‘Run’은 기교를 꽉 채워서 음악계에 “우리가 이채언루트입니다”라고 출사표를 던진다.


‘Run’이 새롭게 조명된 것은 한 작은 공연장에서였다. 팬들의 요청에 계획에 없던 ‘Run’을 연주했는데 그날은 드럼이 없었다. 허전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달리 휘몰아치는 두 개의 악기가 공간을 꽉 채웠다. 강이채의 바이올린이 먼저 달려가면 권오경의 베이스가 바로 응수하고, 두 악기가 서로를 쫓고 쫓듯이 연주하는 모습은 합이 잘 짜인 액션 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공연장이 커질수록 밀도는 더 높아졌다. 연주가 끝나면 관객들의 박수소리에 앞서 참았던 숨을 내뱉는 소리가 먼저 들릴 정도로 긴장감이 높은 곡이다.

이채언루트 스스로도 농담처럼, 하루에 두 번 밖에 연주하지 못하는 곡, 이라고 하는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라이브 무대에서 ‘Run’을 접해보길 바란다.

두 악기로만 연주하는 ‘Run’은 음원이 없지만 다행스럽게도 네이버 온스테이지를 통해 들어볼 수 있다.


네이버온스테이지 - 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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