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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원 Sep 17. 2023

스스로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끼려면

7월에 손가락 수술을 하면서, 그전에도 물론 소홀하긴 했지만, 통 운동을 하지 못했다.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수없이 했지만 실천에 옮기지 못하면서 알게 모르게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이, 자신감이라든가 효능감 같은 것들이 떨어져 가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스스로 자기 자신이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낄 때 삶의 활력과 에너지가 생기는 사람이다. 나 스스로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끼는 순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로 대인관계에서, 타인과 만족스러운 관계를 맺을 때 나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감각을 얻는다. 누군가와 깊게 소통하고 정서적으로 특별한 연결감을 느낄 때(하지만 나는 늘 그러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은 내가 관계에 있어서 지나치게 이상적이고 높은 기준을 세워놓고 거기에 미치지 못해서 실망하기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았다...), 또는 누군가와 잠깐이라도 깔끔하고 기분 좋은 대화를 나누었을 때.


두 번째는 내가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켰을 때다. 꾸준히 무언가를 계속하는 것은 나에게 상상 이상의 성취감과 자신감을 심어준다. 내가 매주 브런치에 한 편씩의 글을 올리기로 한 것, 수업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것, 운동을 하거나 명상을 하거나 일기를 쓰거나 집안일을 하거나... 소소하고 작은 것들 일지라도 내가 하기로 마음먹은 것들을 미루지 않고 해내는 것, 더 가능하다면 매일, 꾸준히, 오래 그런 일들을 지속하는 것... 


한편으로 나는 스스로 만족할만한 기준이 너무 높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인간관계란 이래야만 하고, 내가 생각하는 친구 사이란 이래야만 하고, 내가 생각하는 연인 사이란 이래야만 하고, 내가 생각하는 부모자녀관계란 이래야만 하고, 내가 생각하는 습관이란, 자기 관리란, 운동이란, 글쓰기란, 이래야만 하고... 그런 것들이 내게 지나친 부담을 지워주거나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을 위해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은 내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 내게 주어진 삶과 곁에 있는 이들과 이루어낸 것들에 대해서는, 항상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아야겠다. 


그리고 추석 연휴가 지나면 이제는 꼭 요가를 다니도록 해야겠다..^^ 집에서 요가 하겠다는 말은 안 하겠다는 말과 같은 것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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