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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 May 03. 2024

공모전 사이트를 보면서



오랜만에 엽서시문학공모전 사이트에 들어가 봤다. 페북이나 브런치나 인서타에 글 쓴다고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뭔가 좀 생산적으로다가 글을 써보면 어떨까 하는 다소간의 즉흥적인 마음으로 마치 도박빚을 갚기 위해 장편소설을 써 내려갔던 도스토예프스키의 마음으로다가... 나도 공모전 상금을 노리고 글을 한 번 써보면 어떨까 저떨까 하면서 마감일 순으로 스윽스윽 살피는데 어떤 공모전은 보니까능 원고지 꼴랑 20매짜리 독후감 주제에 대상 상금이 500만 원이나 된다. 이야 분량만 놓고 보면 아주 허니허니 개꿀이네. 페북 인서타에서 소설, 에세이 쓴다는 누나 형 동생 언니 오빠 삼촌들 글 읽어봐도 내가 뭐 아주 그렇게 심히 무지막지하게 꿀린다는 생각도 들지 아니하고, 헤헷, 아닌가아아, 많이 꿀리나아아. 여하튼 나도 인터넷 아무 곳에도 공개하지 않은 글을 원고지에 적어두고 싶은 마음이 있으나, 글쟁이 종특 중 하나인 관종지수가 높은지라 자꾸만 콤푸타 한글파일이 아닌, 인터넷 소셜미디어에 글을 쓰게 되는 것이다. 나도 관종짓을 좀 줄이고 미공개 원고를 좀 쌓아둬야 하지 않을까. 그렇잖아도 오늘 카톡으로 국세청 알림이 왔는데 종합소득세 신고하라면서 작년 한 해 내가 글을 써서 벌어들인 수입을 알려주었다. 종합소득세 5,000만 원 내라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네. 당연하다. 뻥이니까. 엉엉엉. 나도 글 많이 팔아다가 세금 많이 내서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 이겁니다. 종합소득세 신고금액이 너무 적어서 부끄러운 마음에 한없이 쪼그라들고 있다. 쫄쫄쫄쫄. 이렇게 쪼그라들다가 우주에서 아예 소멸해 버리는 것은 아닐까. 뭐, 그런 마음으로 엽서시문학공모전을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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