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부터 2011년 영화까지 17편 소개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헨리 킹 감독|윌리엄 홀든, 제니퍼 존스 주연
한수인 여사의 자전적 소설을 영화화하여 1955년 개봉한 모정은
미국 특파원 마크 엘리엇(윌리엄 홀든)과 미망인이자 혼혈인 의사 한수인(제니퍼 존스)의
사랑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오래된 영화가 가지고 있는 가치 중 하나는 촬영 당시의 시대상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인데요.
「모정」은 홍콩으로 피난을 오는 중국 사람들, 공산주의에 대한 안 좋은 인식,
미망인의 재혼이나 혼혈, 외국인과의 결혼에 대한 편견 등
1940~50년대의 홍콩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한수인이 본인의 동양적 정체성을 드러낼 때 입는 치파오는
당시 아카데미 시상식 의상상에 선정됐을 정도로 아름답죠.
한수인의 삼촌 역으로 등장하는 필립 안(도산 안창호 선생의 장남)의 모습도 반가운 영화입니다.
영화 속 장면:
1. 산통점(카우침)
영화에서 마크와 수인의 운명을 복선으로 보여주는 장치로 쓰이는 산통점은
수십개의 막대가 꽂힌 통을 흔들어 떨어지는 막대로 점을 보는 것으로, 오늘날 웡타이신 사원에서도 체험할 수 있답니다.
2. 홍콩의 전통 모자와 노를 젓는 삼판선
마크와 수인은 삼판선을 타고 수상 레스토랑으로 갑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뱃사공들은 밀짚으로 만든 전통 모자를 쓰고 직접 노를 젓습니다. 모터를 이용하는 오늘날에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죠. 참고로 두 주인공이 식사를 하는 레스토랑은 오늘날 애버딘에 위치한 점보 레스토랑의 전신 tai pak 레스토랑입니다. 화려한 겉모습과 위치는 큰 변화가 없네요.
성룡 감독|성룡, 임청하, 장만옥 주연
진가구 순경(성룡)은 마약조직 체포작전에 투입되어 놀라운 활약을 벌입니다.
경찰은 조직 두목의 여비서 셀리나(임청하)를 잡고 협조를 요구하며 진가구에게 보호 임무를 맡기지만,
그녀는 진가구의 주목을 다른 곳으로 돌린 뒤 도망가버립니다...(중략)
컴퓨터 그래픽이나 특수장비의 발전으로 볼거리가 풍성해졌다지만, 성룡의 맨손 액션만큼 짜릿한 건 없죠.
특히 우산 하나로 달리는 버스에 매달리는 장면은 할리우드의 명배우 버스터 키턴을 떠올리게 할 정도입니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에 판자촌을 차로 뚫고 지나가는 등 대형 스케일의 액션은 쉴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임청하, 장만옥, 성룡의 앳된 모습도 흥미롭습니다.
왕가위 감독|유가령, 유덕화, 장국영, 장만옥 주연
1분 만에 수리진(장만옥)의 마음을 빼앗는 아비(장국영). 그러나 그 관계는 오래가지 않습니다.
곧이어 만난 루루(유가령) 또한 아비에게 집요하게 매달리지만 그는 매몰차게 떠나버립니다.
발 없는 새처럼, 그는 바람 속에서 쉴지언정 땅에 내려앉지 않습니다.
「열혈남아」를 통해 화려하게 데뷔한 왕가위 감독은 순간과 영원, 기억에 관한 이야기를
시적인 대사와 연출로 풀어냈습니다.
원래 아비정전은 2부작으로 기획되었고 양조위가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느와르 액션을 기대했던 관객들이 공허하고 결핍된 분위기의 영화를 외면하면서
제작사가 파산하는 바람에 무산되었습니다(그 흔적은 영화 마지막 5분 동안
생뚱맞게 등장하는 양조위를 통해 알 수 있죠).
자비에 쿠가의 「Maria Elena」에 맞춰 런닝바람으로 맘보를 추는 아비의 모습,
주먹을 꾹 쥔 채 걸어가는 아비의 뒷모습과 함께 로스 인디오스 타바하라스의 「Always in my heart」
가 흐르는 장면에서 홍콩과 필리핀의 축축한 더위가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영화 속 장면:
1. 구룡성채
영화의 가장 마지막 부분 양조위가 고개를 채 뻣뻣이 들지 못할 정도로 낮은 층고의 방에서
담배를 피며 돈을 챙기는데, 이 장면을 바로 구룡성채에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고지삼 감독|오군여, 장국영, 장만옥, 주성치 주연
마음 착한 아내(오군여)를 두고 권태기에 빠져 바람을 피우는 첫째(황백명), 바람둥이 둘째(주성치),
새침한 셋째(장국영)까지. 세 아들이 말썽을 부리는 바람에 집안이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여기에 영화광 하리옥(장만옥)과 터프한 미스표(모순균)까지 합세하니 이야기는 산으로 갈 수밖에.
하지만 몹쓸 패러디와 정신없는 전개에 상관없이 보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을, 약빤 코미디 영화입니다.
진가신 감독|원영의, 유가령, 장국영 주연
임자영(원영의)은 오직 인기가수 로즈(유가령)를 보겠다는 일념으로
로즈의 애인이자 음반제작자 샘(장국영)이 주최하는 남자 신인가수 선발대회에 남장하고 참가합니다.
우연한 계기로 덜컥 붙어버린 자영은 자꾸만 샘과 로즈 사이에 끼게 되고,
자영에 대한 마음이 생긴 샘은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금지옥엽」은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의 로맨틱코미디 영화로
원영의의 능청스러운 남장여자 연기가 웃음을 자아냅니다.
또 건반과 피아노를 연주하며 「금생금세」, 「추」, 비틀즈의 「Twist & Shout」를 부르는
장국영의 모습을 볼 기회이기도 합니다.
영화 속 장면:
1. 더델 스트리트
영국 식민지 초기, 가로등 대부분은 오일램프였습니다. 저렴하고 편했지만, 성능이 좋지 못했습니다.
이에 식민지 정부는 1864년 섹통추이 지역에 가스 공장을 지으면서 아시아 최초로 가스 조명을 공급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모든 등을 수동으로 켜고 꺼야 했지만 오늘날 더델 스트리트의 가스등은 매일 오후 6시부터 오전 6시까지 자동으로 점등됩니다. 가스등의 은은한 불빛이 돌계단을 비추는 모습이 꽤 로맨틱하기 때문인지
이곳에서 웨딩사진을 찍는 커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2. 프린지 클럽
영화 속에서 선발대회가 열리는 건물이 바로 프린지 클럽입니다. 냉장기술이 발전하기 전인 1892년
얼음이나 유제품을 저장하는 창고로 지어진 이 건물은 비영리 문화예술단체 프린지 클럽의 본거지입니다.
란콰이퐁 근처에 있어 많은 사람의 발길을 이끄는 이곳은 순수미술과 연극 그리고 코미디 쇼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국내외 예술가들에게 공간을 제공하고 있답니다.
오우삼 감독|장국영, 적룡, 주윤발 주연
경찰이 될 동생 키트(장국영)을 위해 마지막 거래 후 조직에서 손을 떼기로 한 아호(적룡).
그러나 그는 함정에 빠지게 되고 대만 경찰에 붙잡힙니다.
이 소식을 들은 아호의 의형제 마크(주윤발)는 아호를 위해 그를 배신한 무리를
처단하고 그 과정에서 부상을 당하게 되죠.
3년 후 교도소에서 출소한 아호는 새 인생을 살기로 하지만 과거가 그의 앞길을 막습니다.
강호의 도의가 사라진 시대, 진정한 의리와 용서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영화 영웅본색.
단 2~3개의 음악만으로 1시간 35분의 러닝타임을 채우는 수법도 흥미롭습니다.
영화 속 장면:
1. 황후상 광장
영화 도입부 주윤발이 트렌치 코트를 휘날리며 등장하는 배경이 바로 황후상 광장입니다.
황후상 광장이라는 이름은 이곳에 서 있었던 빅토리아 여왕, 에드워드 7세 등 영국
왕실의 동상을 기념하기 위해 명명된 것입니다. 그러나 일제가 홍콩을 점령했을 당시
동상들을 *반출해서 오늘날 이곳에 남아있는 건 HSBC의 초대 은행장 토마스 잭슨
경Sir Thomas Jackson의 동상뿐입니다.
황후상광장은 여행 중 잠시 쉬어가기 좋을 뿐 아니라
화려한 센트럴의 야경을 감상하기에도 좋은 곳이랍니다.
왕가위 감독|유덕화, 장만옥 주연
범죄 조직에 몸담은 소화(유덕화)는 의형제 창파(장학우)가 벌리는 사고를 뒷수습하며 살아갑니다.
어느 날 폐에 문제가 생겨 병원에 다녀야 하는 아화(장만옥)가 소화의 집에 묵게 되고,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게 됩니다.
「열혈남아」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비열한 거리」를 오마주한 왕가위 감독의 데뷔작으로,
중국 반환을 앞둔 홍콩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허무함, 영웅주의를 잘 담아냈습니다.
특히 영화 초반 소화가 창파의 복수를 하는 장면, 마지막 엔딩 장면의 흔들리는 핸드헬드와 스텝프린팅은
왕가위 감독이 시네아스트로 발돋움하는 시작점입니다.
영화 속 장면:
1. 무이워
아화와 소화의 격정적인 키스신의 배경이 되는 곳이 란타우 섬의 무이워입니다.
관광지는 아니지만 한적하고 평화로운 매력을 가지고 있는 동네 무이워는
센트럴에서 페리로 닿을 수 있는 곳입니다.
진목승 감독|오천련, 유덕화 주연
폭력 조직에 몸담으며 거친 인생을 사는 아화(유덕화)와 부유한 가정에서 거짓말 한번 안 하며 살아온
죠죠(오천련)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천장지구」는 유덕화의, 유덕화에 의한, 유덕화를 위한 영화로 찢어진 청청패션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스즈키의RG500을 타는 장면에서는 그야말로 멋짐이 폭발!!
영화 속 장면:
1. 성마가렛 성당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성마가렛 성당은 해피밸리 경마장 인근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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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은 「너를 위한, 홍콩」에 삽입되는 글을 발췌해 올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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